50+ 시니어가 사는 법
분당 시니어 창업 모델 1호 ‘본 메디컬’ 조용준 대표
20년 전 일본 고령사회 경험 … 은퇴 후 의료기 창업 아이템으로 발돋움
평균 수명이 길어지는 이 시대, 인생 2막을 위한 준비는 필수가 되고 있다. 은퇴 이후 두 번째 인생(Second Stage)을 멋지고 당당하게 펼쳐나가는 우리 주변의 평범하지만 비범한 시니어들을 만나 보았다. 이들이 전하는 진솔한 이야기 속에서 행복한 노년을 위한 해답을 엿보기로 한다. 편집자 주
기업체 이사로 근무하다가 은퇴, 분당 시니어산업의 창업 모델을 만든 장본인.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나들며 새로운 시니어 의료시장을 개척해온 조용준(55·야탑동) 대표는 첫 만남에서부터 그렇게 범상치 않은 위풍을 뿜어내고 있었다.
아직은 시니어 시장이 형성되지 않았던 5년 전, 불모지나 다름없던 분당에 당당히 입성한 조 대표. 기업체 근무 시 해외 시장으로 파견을 다니며 보고 경험했던 세상의 변화와 흐름에 대한 해석이 그를 CEO로 만든 계기였다고 전한다.
“20년 전쯤인가 일본 동경으로 출장을 갔는데 지하철 안에 젊은 사람들은 거의 없고 노인들만 잔뜩 타고 있는 거예요. 이상하다 싶었는데 백화점에 가도 그렇고, 동경 시내 여러 곳을 다녀 봐도 별반 다르지 않은 거예요. 그때는 일본이 고령화 사회에 접어든 모습을 보며 적잖이 충격을 받았었죠.”
하지만 충격은 잠시뿐, 시니어 시장이 형성되고 있다는 밝은 조짐으로 감지한 조 대표는 ‘은퇴 후 시니어 시장을 공략 하면 승산이 있겠구나’로 발상의 전환을 꾀하게 된다.
IT업계에 근무했던 조 대표는 이후 미국, 유럽 등 해외 출장의 기회가 닿는 대로 그곳 시니어 마켓이 어떻게 형성되고 발전되는지 관심의 끈을 놓지 않고 자료를 모았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어느덧 조 대표의 나이도 불혹을 넘어 50세에 이르게 되었고 퇴직을 하면서 오래 준비하고 공부했던 시니어 시장에 당당히 도전장을 내밀게 된다.
“서울 강남과 분당에 이어 용인 수지 쪽으로 시니어 벨트 라인이 형성되고 있었죠. 그래서 중간 경유지인 분당을 지역적 타겟으로 잡고 시니어 의료용품 회사를 창업 하게 되었습니다.”
온라인은 시니어 창업의 주요 시장이 될 것
하지만 당시만 해도 척박했던 시니어 마켓은 조 대표에게 여러 시행착오를 안겨주었다.
“전체 시니어 마켓은 큰 시장인데 여기저기로 분산되어 있었죠. 또 시니어들의 소비 의식도 상당히 낮은 편이었고요.”
그렇게 미처 성숙되지 않은 시니어 시장에서 우여곡절을 겪다가 2008년 ‘노인장기요양보험’ 이 실시되면서 반짝 호황을 경험하기도 했다. 그러나 너도나도 뛰어들어 공급 과잉이 된 시장에 복지용구가 판매에서 대여로 바뀌면서 매출은 50%의 하락을 경험한다.
“그래서 찾게 된 게 온라인 마켓이에요. 지역적인 범위를 벗어나 판매처의 확보가 가능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5년간의 경험과 시행착오를 거쳐 지금은 온ㆍ오프라인 매장을 가진 복지용구 및 의료용품 유통회사 ‘본 메디컬’로 자리 잡을 수 있었다.
20년을 준비하고 5년의 실전 경험이 안겨 준 소중한 배움의 시간이었다.
“아마도 앞으로는 인터넷을 아는 시니어와 모르는 시니어로 구분될 거예요. 온라인은 시니어들에게 가장 이상적인 시장이 될 테니까요. 은퇴 이후 창업을 생각하는 분들도 이점을 염두에 두면 아이템이 무궁무진할 겁니다.”
규모는 작아도 기발한 아이템만 있다면 1인 창업을 할 수 있는 곳이 온라인이라는 것.
“앞으로 5~10년 이후에는 지금과는 다른 세상이 될 겁니다. 인구구조가 달라지면 산업과 문화, 경제 등 전반이 달라져요. 시니어들의 주도권이 커지고 모든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게 될 겁니다. 소비문화도 달라질 거라 확신하고 있어요. 제 미래 뿐 아니라 시니어 마켓의 전망도 아주 밝다고 봅니다. 하하.”
조 대표는 은퇴 시점을 맞고 있는 베이비부머들에게 6개월에서 1년 정도는 비슷한 커뮤니티에서 교류하며 경험을 쌓고 자신의 역량, 가치관에 맞는 일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권미영 리포터 myk31@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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