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교육 활성화 정책이 발표된 후 대한민국과학축전과 같은 과학문화체험행사와 과학실험학원, 영재과학육성, 방과 후 학교 활동 등 다양한 과학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다. 그만큼 학생들이 과학을 접하는 기회가 다양해졌다는 얘기다.
이론 중심이던 과학은 흥미와 재미를 부각시키며 실험 중심 교육으로 옮겨가면서 학생은 물론 학부모, 일반인들도 과학을 쉽게 느낄 수 있는 형태로 변화되고 있다. 하지만 이 변화 속에서 중요한 것을 놓치고 이 교육의 진정한 효과를 못 보는 학생들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과학실험의 주된 목적은 실험을 통해 이론을 눈으로 직접 확인함으로써 원리를 쉽게 이해하는 과정인데 이를 무시하고 단지 신기한 것, 재미있는 것으로만 생각을 해버리기 때문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면서 과학수업과 실험을 보다 효과적으로 듣는 방법이 있다.
성급함을 버려야 한다
매년 과학축전에 참가해 부스를 운영하다 보면 안타까운 모습을 본다. 부모님 또는 친구들과 함께 과학체험부스를 돌 때 최대한 많은 것을 경험하려는 의욕이 너무 앞서 원리를 알고자 하기보다는 실험결과물을 얻기에 치중하는 모습이다. 다양한 과학실험을 체험하는 것은 좋지만 그 중에 한 가지라도 원리에 대한 이해를 하고 실험하면서 생기는 궁금증을 푸는 학생들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일본에서 열리는 동경과학축전에 참여 했을 때 차분하게 원리에 대한 설명을 들은 후 실험을 진행해나가는 일본학생들의 모습과는 사뭇 다른 광경이다. 많은 것을 한 번에 얻으려는 성급함보다는 한 가지라도 확실히 알고 가는 것이 교과수업뿐 아니라 생활에서도 절대 잊히지 않는 과학공부가 될 것이다.
실험결과물이 안 만들어져도 좋다
원리와 실험을 잘 진행해도 결과물이 안 좋을 경우가 있다. 이 때 학생들은 실망한 표정으로 ‘망했다!’ 라는 외마디를 외친다. 그 다음에는 실험의 관심도와 집중도는 사라지고 그 자리에서 실험을 끝내려고 한다.
왜 실패를 했을까? 라고 생각하는 학생은 거의 없다. 하지만 그 실패의 원인을 생각한 학생과 실패 후 그 자리에서 끝낸 학생, 실험에 성공한 학 세 그룹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를 보면 실험에 바로 성공한 학생보다 실패 후 원인을 찾아낸 학생의 성적이 높다고 나타났다. 수많은 실패 끝에 전구를 발명한 에디슨은 이렇게 말했다.
“인생의 실패는 사람들이 하던 일을 포기했을 때 그들이 얼마나 성공에 가까웠는지 깨닫지 못한 사람들에게 일어난다(Many of life''s failures are men who did not realize how close they were to success when they gave up).”
실패 뒤에 숨은 성공에 우리는 조금 더 눈을 돌려야겠다.
실험한 뒤 머리로 생각해라
실험 후에 결과보고서를 학생들과 작성하다 보면 실험방법을 쓴 뒤 고찰 및 토의 부분에 무엇을 쓸까 고민하다 ‘참 재미있었다’ 라고 쓰는 경우가 있다. 그렇게 쓴 학생들의 성적이 우수함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마무리를 지은 이유 중 하나는 ‘귀찮다’는 것이다.
쓰기가 귀찮다는 것이 아니라 생각하기가 귀찮다는 얘기다. 과학수업의 효과는 3H(Head, Hand, Heart)다. 즉 머리로 생각하고 손으로 체험한 뒤 마음으로 느낄 때 수업의 효과가 크다고 한다. 항상 실험한 뒤에는 실험결과를 관찰하고 분석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그래야 학생이 얻고자 하는 만족도가 높아질 뿐더러 어렵게 느껴지는 과학논술도 체계와 논리적인 구성으로 쉽게 써내려갈 수 있을 것이다.
늘 생활 속 과학과 연관 짓는 습관을 가져라
수업하기 전에 학생들에게 ‘이 실험은 왜 할까?’ 라는 질문을 자주 던진다. 예를 들어 곤충에 관한 수업이 있을 경우 ‘왜 곤충의 다리가 몇 개인지, 해부현미경으로 굳이 곤충을 관찰하려고 할까?’라고 질문하면 학생들은 머리를 긁적인다.
‘곤충 다리가 몇 개지?’라고 물으면 ‘3쌍이요’라고 합창하던 학생들은 순간 사라져 버린다. 바퀴벌레 로봇, 무공해 농작물, 내시경 자벌레, 장수풍뎅이의 비행기술, CSI에 등장하는 시체의 사망시각을 알려주는 벌레 등을 얘기하면 ‘아~’ 라는 탄식이 들려온다.
과학수업과 실험을 왜 해야 하는지 알게 된 학생들은 곤충을 볼 때마다 머리, 가슴, 배로 나뉘는 곤충의 모습이 아닌, 곤충의 장점을 이용한 것들을 상상하게 된다. 그러다 보면 창의력과 탐구력은 자연 향상할 것이다.
김성국
네이처생명과학원
문의 (02)539-2567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