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은 동이 트지 않아 어둑어둑한 새벽이지만 분주하게 아침을 여는 사람이 있다. 개운동 ‘서원복떡집’의 정찬민(31) 대표. 떡집이라고 하면 보통은 나이가 지긋한 어르신이 할 것이라 생각하지만 학생 같은 앳된 얼굴의 젊은 사장이 인사를 한다.
그의 하루는 새벽 4시에 시작된다. 일어나 주문받은 떡을 만들고 떡이 다 만들어지면 일일이 배달하고 숨 돌릴 만하면 어느새 밤 9시. 그렇게 바쁜 하루를 보내지만 집에 가면 두 아이와 놀아주는 것을 잊지 않는 따뜻한 아빠다.
정 씨는 26살에 아버지와 함께 떡집을 운영하게 됐다. 그 젊은 나이에 떡집을 운영하게 된 데에는 남다른 사연이 있다. 군대 제대 후 진주에서 대학 생활을 하던 중 사랑하는 여인을 만나 갑작스레 가정을 꾸려야 했다. 이제 막 군대 제대한 복학생이라 직장 잡기 막막했던 그는 아버지가 사시는 원주로 올라와 떡집 일을 도왔다. 그저 사랑하는 여인에 대한 책임감 하나로 대학생활의 즐거움은 뒤로한 채 한 집안의 가장으로서의 역할에 충실했다.
결혼식도 치루지 못하고 부랴부랴 가정생활을 꾸려나간 지 어느새 5년. 그 복학생이 이제는 47개월과 23개월 된 두 아이의 아빠가 됐다. 결혼식을 치루지 못해 처에게 늘 미안했던 정 씨는 다가오는 4월 11일 미뤄왔던 결혼식을 한다. "늘 고생하는 처에게 미안하다"며 말하는 게 요즘 젊은이답지 않다.
아버지와 형, 그리고 정찬민씨 이렇게 삼부자가 만든 떡은 그 정성만큼이나 맛도 좋아 지금은 명륜동에 분점까지 내고 형이 그 곳을 운영하고 있다. 가족을 사랑하는 한결같은 마음으로 떡을 만들어서일까. 오늘도 ''서원복떡집''의 따뜻한 떡을 먹는 사람들의 마음속에는 행복이 퍼져나간다.
문의: 761-1231
이지현 리포터 1052je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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