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신문이 만난 사람 - 북구 ‘바람개비’ 어린이 도서관 박재춘(41) 관장

도서관 주인은 ‘내가 아닌 우리’

지역내일 2010-03-19 (수정 2010-03-19 오전 11:55:55)


풍부한 지식 넓혀 문화 도시로 거듭나는 마음 간절
“아이들에게는 무한한 상상력과 꿈의 세계를 펼칠 수 있는 그런 도서관이, 어른들에게는 웃음과 정이 넘치는 ‘사랑방 역할’이 되는 그런 공간이길 바라는 마음으로 도서관을 개관했습니다. 이 도서관은 내 것도 그 누구 것도 아닌 바로 우리 모두의 것입니다. 함께 쉬어가는 그런 장소이길 바랍니다.” 북구 용봉동에 자리한 광주시민센터에서 운영하는 민간단체 북구지부 ‘바람개비’ 어린이 도서관 박재춘 관장의 이야기다.
‘바람개비’도서관 주인은 이 동네 주민 모두가 주인임을 강조한 박 관장은 ‘개관한지 얼마 되지 않아 아직 미비한 점도 많고 봉사자들도 부족하지만 회원들 모두 하나 된 마음으로 도서관을 위해 힘을 써주니 고맙고 미안하다’고 전했다.

후원과 기증을 시작으로 맺어진 인연
지난해 2008년 11월에 개관한 이 도서관은 모두 후원과 기증을 시작으로 즉, 사람의 인연과 인연으로 맺어진 아주 특별하고 소중한 장소다.
“사람의 인연이라는 것은 아주 소중하다고 생각해요, 1층에서 영암마트를 운영하시는 김성진 사장님이 2층을 도서관으로 사용하라고 내 주셨어요, 북구자원봉사 동행 가게 1호점이기도 한 김 사장님은 자원봉사자로도 아주 열심히 사시는 분입니다. 대형마트를 하시는 분이라 물건을 넣어두어야 하는 2층 공간을 저희한테 선뜻 내 주셨으니 참 고마운 분이지요”라고 말했다. 또한 2008 광주비엔날레 시민참여 프로그램 ‘인연복덕방’을 통해 기증받은 책, 후원해준 건립위원 등 많은 사람들의 마음으로 연 바람개비다.
도서관 자리를 흔쾌히 내어주지 않았더라면 지금의 ‘바람개비’ 도서관 같은 공간은 쉽지 않았을 것이다. 아무것도 없는 빈 장소에 사람들이 하나둘 모이고 자신들이 가진 것을 하나씩 내놓아 만들어진 공간이다. 책을 사랑하고 아이들을 보듬어 줄 수 있는 그런 사람들이 중심이 되어 모인 사랑방 역할을 하는 도서관. 그래서 이 보금자리는 더 의미 있고 아름다운 곳이다.
다양하고 알찬 프로그램으로 운영
현재 박 관장을 비롯해 자원봉사자 14여명의 회원들이 요일별로 나뉘어 봉사를 펼치고 있다. 아이들의 놀이터이자, 동네 사랑방 역할을 해오고 있는 바람개비 어린이도서관은 ‘도서관 엄마학교강좌’를 4월부터 개강 할 계획이다. 엄마들이 아이들을 이해하고 아이들의 책읽기에 대해 공부할 수 있는 학교다.
프로젝트로 강좌는 슈타이너 인간 발달론을 통해 본 아동발달, 그림책 깊이 읽기, 역사와 놀기 등으로 구성되고, 마지막 강좌에는 ‘동화 읽는 엄마 예비모임’이 열린다. 도서관은 엄마학교를 계기로 그림책 읽는 엄마 모임 등의 소모임을 꾸릴 예정이다.
아이들에게 미술, 놀이 등을 통해 책을 폭넓게, 즐겁게 만날 수 있게 해준다. 아이가 어떻게 성장하는지 미술로 그림을 그리는 것만 하는 것이 아닌, 몸으로 만지고 체험하는 즉, 우리 아이를 알아가는 법을 배우는 과정을 공부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이 도서관 운영을 보다 더 알차고 실속 있게 운영하려 애쓰는 일등공신 박 관장 뒤에는 자원봉사자들이 있기에 박 관장은 힘이 난단다. ‘누구랄 것도 없이 바쁜 시간 내어 내 아이 돌보듯 도서관에 나와 아이들과 시간 보내주는 그들이 있기에 살맛나는 세상이지 않는가’라고 박 관장은 입가에 미소를 짓는다.

누구나 쉬어갈 수 있는 편안한 ‘사랑방’
개관 당시 3000여 권에 불과했던 책은 현재 두 배 가까이 늘었다. 북구 일곡도서관 작은도서관 지원사업과 미래포럼을 통해 도서를 지원 받을 수 있게 된 덕이다. 하지만 상근 인력에 대한 인건비 문제, 숨겨져 있는 동네 인적 자원 발굴, 작은도서관 정책적 지원 방안 마련 등 문제가 산더미다. 가장 먼저 생긴 문제가 바로 상근 자원봉사자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하루 2~30명이 넘게 이용하고 토요일에도 문을 열어 달라는 주민들의 요구가 있었지만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맞벌이가 늘어나면서 자원봉사자들의 지원도 국가에서 늘어난다면 ‘아이돌봄 서비스 차원’으로 맞벌이부부들에게 고민이 해결될 텐데 너무 안타까운 현실이다.
그래서 박 관장은 ‘주민들의 참여가 더욱 많아지길 간절히 희망’한다. 때문에 바쁘다. 알차고 실속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하여 가족체험도 한 달에 한 번씩 저렴한 비용으로 할 계획이다. “도서관은 단순히 책만 보는 그런 장소이기 전에 사랑방 역할을 하는 다양한 지식정보를 제공하는 통로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바람개비’와 같은 동네 도서관이 많아지면 좋겠다. 그래서 시민들이 많이 이용한다면 국가에서도 관심을 가지고 지원을 많이 해줄 것이다. 그러면 문화지식이 풍부한 우리 광주 더 나아가서는 우리나라가 되지 않을까요. 그런 작은 바람이 있습니다.”라고 전했다. 
문의:062-433-1279, 011-645-0423
카페:cafe.daum.net/barabom
이은정 리포터 lip55100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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