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국어의 힘
모국어를 습득할 시 필요한 점은 발음, 리듬 등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이 언어의 흐름이다. 이것은 아이가 세상을 어떻게 인지하고 표현하는지 깨닫게 되는 아주 중요한 부분이며 생각하고 사고하는 흐름과 같다. 모국어 습득 시기는 다양하고 풍부한 모국어의 어감과 이미지를 뇌에 체득하는 시기이며, 인지 구조 속에서 이것들이 서로 융합해 아이의 언어 표현능력을 결정하게 된다.
아이가 한국어를 배울 때는 집이나 유치원, 학교, TV 등에서 자연스럽게 한국어 언어 흐름을 배우지만 영어를 배울 때는 상황이 달라진다. 영어는 한국어의 사고 흐름과 많이 다르기 때문이다.
아이 뇌를 망치는 영어 조기교육
언어의 결정적 시기라는 것은 모국어에 해당하며 유아기 때에 언어적 자극으로 모국어를 습득하지 않으면, 이후 언어적 인지능력이 떨어지는 것을 말한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이 언어의 결정적 시기가 마치 이중 언어를 이 때에 습득해야 하는 것처럼 잘못 알려져 있다. 특히 한국어와 사고 흐름이 많이 다른 영어는 아이의 뇌 속을 혼란 상태에 빠뜨리며 스트레스를 가중해 아이를 심리적 불안 상태에 이르게 한다.
요즘 아이들이 많이 겪는 영어 거부증은 아이의 뇌 발달에 영향을 미쳐 정상적인 뇌 발달을 저하시키고 사고력과 감성능력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보고되고 있다. 아무리 재미있게 율동으로 영어를 가르쳐도 두뇌 속에서 일어나는 사고 흐름의 충돌은 막을 수 없다. 눈에 보이지 않게 일어나기 때문에 대부분의 경우 이런 영어 거부증을 보이면 엄마들이 애만 태우고 있는 것이다.
영어 시공간 감각과 영어식 사고방식 습득법
먼저 한국어 사고가 제대로 잡히지 않은 유아기(3~6)에는 영어 문장을 가르치지 않는 것이 좋다. 이 시기에는 한국어의 다양한 어감을 풍부하게 익혀 뇌 속에 다양한 이미지를 구축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나중에 영어 습득 시기에 이미 구축된 이 이미지 활용이 더 바람직하다.)
유아기에는 간단한 영어 단어, 어휘 위주로 영어를 습득한다. 예를 들어 한국어로는 ''사과'', 영어로는 ''애플'' 정도면 충분한 것이다. 절대로 짧은 문장이라도 영어 문장을 습득하게 하면 안 된다. 아이들이 영어 문장을 언어 패턴의 습득 없이 통째로 외워버리거나 영어를 한국어 사고 흐름으로 표현하게 뇌에서 처리하기 때문이다. (이것이 아이들 뇌 속에 사고 혼란을 가중시킨다.)
한국어로 자신의 사고를 제대로 표현할 수 있는 나이가 된 이후에는 영어의 사고 흐름을 익히도록 하는 것이 좋다. 한국어는 세상을 관계적으로 표현하고 영어는 개체중심적으로 표현한다.
‘나는 집에서 사과를 먹습니다(I eat an apple in my house.)’를 보도록 하자.
개체 중심적이라는 표현은 이런 것이다. 주어인 나 ‘I’가 입을 통해서 ‘eat’ 무언가를 오물거리는 것이 중요한 시작이다. 먹는다는 것을 먼저 떠올리고 ‘먹을 때는 무엇으로 먹지?’하고 물어본다. 무언가를 입속에 넣고 오물거리기 시작하는 것이 영어로 ‘eat’라고 설명한다.
입을 천천히, 아주 천천히 다물게 한 다음 입에 무엇이 느껴지는지 물어본다. ‘무엇이 입 속에 한 개가 있니? 여러 개가 있니?’하고 물어본다. 한 개라고 대답하면 그건 ‘a(n)’라고 알려준다(I eat an).
그 다음엔 ‘깨물어 보니 무슨 맛이 느껴지니?’라고 물어본다. 아이가 ‘사과’라고 하면 ‘그래 사과는 영어로 뭐였더라?’ 또는 ‘애플’이라고 알려 준다(I eat an apple).
‘이젠 눈을 크게 떠 주위를 둘러보자’라고 말한다. ‘지금 어딘가 안에 있는 것이 보이니?’라고 물어본다. 그것이 ‘in’이라고 알려 준다. 집 안이라고 집을 먼저 말하지 않는다(I eat an apple in).
그 다음 아이가 ‘집’이라고 말하면 ‘누구 집이지?’라고 물어본다. 엄마나 아빠 집이라고 말하면, ‘그래 너의 집도 되는 거야’라고 말해 준다(I eat an apple in my house).
아이에게 ‘영어로는 세상을 이런 식으로 표현한단다’라고 알려 준다. 주위의 모든 사물을, 모든 내용들을 이렇게 스스로 인지해가면서 알아가는 과정을 체득하게 한다. 일부러 영어 문장을 외우게 하면 안 된다.
언어 흐름 패턴이 만들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외우게 되면 뇌가 싫어한다. 이런 인지 과정은 부모님이 아이와 같이 놀아 주면서 하면 제일 좋다. 먼저 영어의 시공간 감각과 영어식 사고방식 및 인지과정을 습득한 후에 아이와 함께 즐기는 과정만으로도 영어의 많은 것을 습득할 수 있다.
황영호 소장
Mind English Institute
마인드 잉글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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