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중고 학교 시험에서 서술형 문제의 비율이 올해는 50퍼센트, 내년에는 40퍼센트, 2012년에는 50퍼센트까지 확대된다는 서울시 교육청 발표에 초·중·고 학부모가 모두 긴장하고 있다.
서술형 문제를 잘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은 궁극적으로 국어 실력을 향상하는 것이다. 국어 실력을 향상하려면 평소에 꾸준히 독서하고 깊이 생각하며 생각한 바를 글로 쓰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는 가장 기초적인 해결방안을 누가 모를까.
국어 실력이 모든 교과의 기초이므로 대입 성적은 국어실력에서 나온다는 말이 과언이 아니다. 초등학교부터 내 아이 국어실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전문가의 의견을 들어보자.
모국어 실력은 지적 능력의 척도
읽는 힘이 부족하면 문장을 깊이 이해할 수도, 이야기의 흐름을 파악할 수도 없게 돼 결국 가장 중요한 힘, 즉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기르지 못하게 되고 만다. 책을 통해 지식도 얻기 힘들어지고 다른 사람들의 생각을 이해할 수도 없게 되는 것이다. 한편으로는 쓰는 힘을 기르지 못하면 사물을 논리적으로 이해하고 표현하는 힘, 다시 말해 자신의 머리로 생각해서 정리하는 종합적인 능력을 가질 수 없게 된다. 읽기를 통해 쌓은 지식을 자기 것으로 만들기 어렵게 되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쓰는 힘과 읽는 힘, 즉 국어 실력을 초등학교 때 기르지 못하면 지식을 습득하고 축적해 나가는 힘이 부족해 중학교에 입학해서는 보다 깊이 있는 교과과정을 받아들이기 힘들어지게 되고 결국 점점 학습과는 멀어지게 되고 마는 것이다.
언어능력은 모국어 실력과 직결된다. 어려서부터 모국어를 쓰고 읽고 말하면서 동시에 모든 것에 대한 직관적 이해를 하게 된다. 모국어로 공부하면서 모국어로 이해하고 학습하면서 지적능력이 향상되는 것이다. 국어를 완전히 익히지 못한 채 유학을 떠나 모국어도 영어도 제대로 배우지 못났던 조기유학생이나 국내에서도 초등학생 때부터 영어공부에 치우쳐 국어 공부를 등한시 했던 학생에게 공통으로 나타나는 현상이 있다. 이들은 일정 수준 이상의 독해가 어렵고 이해력이 부족하며 지적 향상에 한계를 보인다는 것이다.
강남구 대치동 윤진성논술학원 윤진성 원장은 “모국어 실력은 지적 능력의 척도로 초등학교 때부터 국어 실력을 쌓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술형은 글쓰기 평가가 아니라 이해측정
부모세대에 비해 요즘 학생들은 똑똑하지만 국어 실력을 평가해 보면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많다. 윤 원장은 요즘 아이들은 어휘가 부족하며 특히 한자어와 조어능력이 부족하다고 말한다. 독서도 학습으로 여겨 선생님의 도움이나 설명이 있어야 책의 내용을 이해한다. 또한 신문 읽기를 등한시하는 경우가 많다.
“서술형 문제는 글쓰기 평가가 아니라 이해를 측정하는 것”이라는 윤 원장은 가정에서도 서술형 문제 대비를 충분히 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우선 부모는 자식과 같은 책을 읽고 자녀가 내용을 정확히 이해했는지 확인한다. 신문 기사도 함께 읽고 제대로 이야기해 보는 기회를 갖는 것이 좋다. 신문 기사 분량은 교과서 지문과 거의 같아 독해 능력에 도움이 되며 다양한 지식을 습득할 수 있어 도움이 된다. 편지나 일기를 쓰고 읽게 해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 보는 습관을 갖게 하는 것도 중요하다.
사실상 학습의 기본은 학교와 가정에서 다 이루어질 수 있다. “자녀가 국어 교육을 제대로 받을 수 있게 하는 것은 부모의 책임이며 이를 소홀히 하는 것은 자녀의 지적 발달을 방해하는 꼴이 된다”고 윤 원장은 조언했다.
대학은 창의력 있는 학생 원해
대입 논술은 학생에게 ‘지문이해 분석력’과 ‘문제해결 능력’을 평가하며 창의력 있는 답안을 요구한다. 대학에서 요구하는 창의력은 특이한 사고나 튀는 아이디어가 결코 아니다. 학생이 공부를 통해 기존의 지식체계를 습득한 후 한 단계 넘어선 사고의 확장을 할 수 있는 창의력을 평가하는 것이다.
상위권 대학일수록 논술 문제가 어렵고 성적이 우수한 학생일수록 대입논술에 강하다. 그러나 성적은 우수해도 논술을 어려워하는 학생이 있다. 이런 학생은 초등학교부터 과도한 선행학습으로 스스로 사고 확장의 기회를 갖지 못해 창의력이 부족하거나 자신의 수준보다 어려운 책을 읽어 가치관이나 사고방식도 주입식으로 받아들인 사례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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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수 리포터 naheesoo@dreamw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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