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방자치단체와 지방의회의 선심성 행정이 고개를 들고 있다.
지자체와 지방의회는 주민들의 오랜 숙원사업을 해결하기 위해 계획된 사업이라고 해명하고 있지만 발표시기가 선거를 코앞에 둔 시점이라 오해를 사기에 충분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대구시 북구청은 지난달 25일 북구 산격동 엑스코 인근 부지 3540㎡에 다목적 실내체육관을 짓겠다고 발표했다. 130억원을 들여 올해안에 부지매입과 설계를 끝내고 2011년에 착공해 2012년 3월 완공한다는 계획이다.
이 계획은 특히 전체 사업비 가운데 구청 자체예산 10억원만 확보한 채 사업을 추진하는데다 부지의 적정성도 논란거리가 되고 있다. 북구의회 등은 공원녹지와 국공유지 등 싼 땅이 있는데도 1㎡에 150만원 이상하는 사유지를 구입해 체육관을 짓는 것에 대해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북구청은 이 부지를 감정가 29억원 보다 훨씬 많은 55억원에 구입하기로 계약했다. 지난해말 일부 계약금이 지불됐다. 이 땅의 주인은 북구청장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 한나라당 대구시당 부위원장 서모(55)씨여서 논란과 의혹이 끊이지 않고 있다.
대구 남구청도 최근 2012년까지 100억원을 들여 앞산 먹거리 타운 일대를 ''저탄소 녹색성장 웰빙 먹거리타운''으로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지난달 25일에는 구청회의실에서 용역도 의뢰하기 전에 사업설명회부터 열었다.
대구 수성구청도 지난달 18일 2200억원의 사업비가 들어가는 수성유원지 개발을 위한 기본구상 용역 중간발표회를 개최했다. 수성구청은 수성유원지 일대에 유스호스텔, 예식장, 명품 아웃렛, 컨벤션센터 등을 조성할 계획으로 최종 용역결과가 나오는 4월말에 개발건의서를 대구시에 제출할 예정이다. 하지만 민자유치와 부지 용도변경 등 사전에 해결해야할 난제들이 많아 사업성사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대구 달서구청도 지난달 24일 최대 200억원 정도가 소요되는 대명천 복원계획을 발표했다. 달서구청은 대명천의 미복개 구간을 복원해 생태학습장과 산책로, 자전거도로, 체육시설 등을 설치해 시민휴식공간으로 제공할 계획으로 이달 실시설계에 들어가 오는 2012년말 완공할 계획이다.
대구시의회는 지난달 10일 본회의에서 2종 7층 주거지역을 18층이하로 완화하고 시장정비구역 내 일반주거지역 용적률을 400%에서 500%로 상향하는 대구시 도시계획조례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신천과 금호강 주변지역, 두류와 범어공원 주변, 대구의 공기흐름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바람길 통로지역도 내년 9월부터 최고 18층까지 건물을 지을 수 있게 된다.
이들 지역은 지난 2003년 11월 일반주거지역 종 세분화 작업을 하면서 공원과 유원지, 하천주변 100~300m, 동촌 공군부대 주변 200m, 바람통로 주변 500m, 달성군 농촌지역 등을 2종 일반주거지역(7층 고도제한지구)로 지정해 시가지 경관보전과 바람길 확보 등을 위해 층수제한이 필요한 지역으로 분류했다.
이번 대구시의회의 도시계획조례 개정은 여론수렴을 위한 공론화 과정을 거치지 않았으며 대구시의 반대입장을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통과돼 논란이 일고 있다.
대구시의회는 "2종 주거지역 주민들이 재산권 행사 제한과 도심재개발 걸림돌 등을 이유로 고도제한 요구가 많아 본회의에서 29명의 의원중 15명이 찬성해 통과됐다"고 밝혔다.
대구시는 이와 관련 조례 개정안이 시행되는 내년 9월 이전에 공청회 등을 거쳐 시가지 경관보존과 바람길 확보 등을 필요로 하는 지역은 국토계획법에 따른 도시관리계획으로 7층 고도제한을 유지하는 방안을 모색할 방침이다.
이에 대해 해당 지자체와 대구시의회는 "지역의 오래된 숙원사업을 해결하기 위한 불가피한 사업계획이지 선거 시기에 맞춰 발표할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대구지역시민단체들은 이와 관련 "선거를 코 앞에 둔 시기에 재원조달과 여론수렴과정 등의 절차를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대형사업의 계획을 발표한 것은 지방선거용이라는 오해를 사기에 충분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최세호 기자 seh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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