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주공산 강원도지사 잡아라” 정치권 잰걸음
여, 친박 이계진 의원 출마선언 … 친이계 연대 가능성 /야, 이광재 의원 정치재개 … 엄기영 전 MBC 사장 관심
무주공산 강원도지사를 향한 후보들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난립양상을 보이던 여권 후보군에 이합집산이 예상되고 안개 속을 헤매던 야권 후보 역시 윤곽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여당인 한나라당은 10여명에 달하는 후보군이 난립한 가운데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던 이계진 한나라당 의원이 출마를 선언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이 의원은 지난달 22일 춘천시 한나라당 도당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강원도민과 지역주민의 과분한 사랑에 헌신으로 보답하기 위해 깊은 생각과 고민 끝에 출마를 결심했다”고 밝혔다. 친박근혜계인 이 의원이 출마를 선언하면서 한나라당 공천경쟁은 친이-친박 대결로 본격화됐다.
예비후보들은 반발하고 나섰다. 친이계인 조관일 예비후보는 “도지사 경선에 뛰어든 국회의원이 당협위원장직을 유지하는 것은 명백한 불공정 경선”이라고 반발했다. 중립인 권혁인 예비후보 역시 “3선 4선으로 지역발전에 기여해야 할 이 의원이 도지사 출마를 결정한 것은 원주시민에게 약속한 정치적 신의를 저버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역 정치권은 이계진 의원을 제외한 나머지 여권 후보군의 움직임에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여권 내부에서는 한때 친이계 후보로 거론되던 한승수 전 총리는 격이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엄기영 전 MBC 사장은 사실상의 해고사태로 물 건너갔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온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결국 친이계가 이계진 의원에 대항할 상대를 물색하고 여의치 않을 경우 후보간 연대를 통한 단일화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3월 초 출마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친이계 허 천 의원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후보 자체가 없던 야권도 지난달 24일 원주 인터불고호텔에서 열린 이광재 민주당 의원의 출판기념회를 계기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 의원은 이날 출판기념회에서 “정치 환멸로 정치를 떠날까 생각을 했지만 제가 일하기를 바라는 강원도민 곁으로 돌아가고자 한다”며 정치재개를 선언했다. 이광재 의원은 검찰의 수사과정에서 의원직 사퇴 등 사실상 정계은퇴를 시사한 바 있다.
이광재 의원측 관계자는 “이 의원이 이번 강원도 지방선거를 책임지겠다는 선언”이라며 “책임진다는 말에는 도지사 출마 가능성도 포함됐다”고 덧붙였다.
출마가능성이 점쳐지는 엄기영 전 MBC 사장의 행보도 여전히 관심사다. 엄 전 사장은 현재 민주당에서 서울시장과 강원도지사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엄 전 사장이 강원도지사 출마를 결심할 경우 이광재 의원이 선대위원장을 맡는 형식으로 민주당 진용이 짜질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도지사 후보로 예비등록한 사람은 한나라당 소속으로 권혁인(54) 전 행정자치부 지방행정본부장, 심재엽(60) 전 국회의원, 조관일(61) 전 대한석탄공사 사장, 조규형(59) 전 브라질 대사, 최동규(60) 한국생산성본부 회장, 최흥집(58) 전 강원도 정무부지사 등이다.
윤여운 기자 yuyoo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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