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안 정리, 철 지난 옷 정리, 책상 정리, 노트 정리, 휴대폰 문자메시지와 이메일 정리, 해묵은 감정 정리, 복잡다단한 인간관계 정리…. 끊을 건 끊고 버릴 건 버려야 하는 그 무수한 상황들에 공통적으로 들어가는 단어, 바로 ‘정리’다. 노트를 보면 공부 잘하는 학생인지 못하는 학생인지 알 수 있고, 책상을 보면 그 사람의 업무 능력을 알 수 있다고 한다. 정리를 두고 하는 말이다. 나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고 싶은가? 그렇다면 지금이 ‘정리’할 타이밍이다.
집 정리 고수 되는
정리 테크닉
하루 종일 걸레를 들고 살아도 깔끔한 느낌이 2퍼센트 부족한 집. 뭔가 특별한 정리 비법이 있을 거라 생각할지 모르지만, 정리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나에게 가장 잘 맞는 방법을 찾으라”고 말한다. 흔히 ‘정리’ 하면 수납 용품을 사야 한다거나 신출귀몰한 정리 기술이 있을 거라 생각하기 쉬운데, 무엇보다 중요한 건 자신에게 맞는 정리법을 찾는 것이라고. 그래야 오랫동안 정리 상태를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단 사용할 것과 버릴 것을 구분하는 분류 작업, 버리기로 결정했다면 과감히 버릴 것, 효과적으로 수납할 수 있는 수납함을 구비할 것, 제때 제자리에 넣어둘 것. 청소할 때는 물건의 자리를 잡아준 뒤 걸레질을 할 것. 특별한 비법이 아니라 꾸준한 습관만이 나의 고질적인 정리 장애를 고쳐줄 수 있을 것이다.
1 청소에도 순서가 있어요!
청소를 시작할 때 청소기부터 집어 드는가? 언제 들이닥쳐도 항상 깔끔한 느낌이 드는 조수진(41·서울 강남구 대치동)씨 댁. 청소가 잘 되어 있기 때문이 아니라 방바닥에 뒹구는 물건이 없기 때문인데, 모든 물건마다 제자리가 있는 것이 비결이라고.
“저는 모든 물건에 주소가 있다고 생각해요. 우리 집 모든 물건들은 아무리 하찮은 물건이라도 제자리가 있어요. 청소할 때도 물건의 제자리를 챙겨주는 일부터 시작해요. 그러면 청소 시간도 훨씬 빨라지고, 일도 효율적이죠.”
조수진씨는 청소할 때 이 방 저 방 흩어져 있는 물건을 거실 중앙에 모으는 일부터 시작한다. 여기저기 나뒹구는 물건을 모은 뒤, 버릴 건 버리고 갖다 둘 건 갖다 두는 방법으로 물건마다 제자리를 정리한다. 청소기와 걸레질은 그 다음이다.
2 옷장 정리, 보이게 수납하고 데스스페이스를 줄이는 게 관건!
‘리본스티치’ 운영자 임소영씨는 “수납장이 부족한 게 아니라, 수납 방법이 문제”라고 말했다. 종전 수납장 안에 데스스페이스를 줄이라는 조언. 옷을 개킬 때 부피를 최대한 줄이고, 수납할 때는 가로로 쌓아 올리지 말고, 내용물이 보이도록 세로로 수납하라고 말했다. 그렇게 하면 옷을 찾느라 뒤적일 필요가 없고 수납한 내용이 한눈에 들어와 옷을 찾기 쉬워진다고 말했다. 부피가 큰 옷걸이 대신 세탁소용 철사 옷걸이를 천 조각으로 돌돌 말아 사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 천으로 감쌌기 때문에 옷이 미끄러지지 않고, 부피가 크지 않아 수납 공간을 넓게 쓸 수 있다. 서랍장 안은 구획을 정해두면 훨씬 깔끔하게 수납할 수 있다. 우유팩을 재활용할 엄두가 나지 않는다면 우드락을 길이대로 잘라 칸막이만 설치해도 한결 깔끔해진다. 겨울옷을 그냥 걸어두면 어깨 부분에 먼지가 쌓이기 쉬우니 옷 커버를 씌워 보관해야 하는데, 시중에 판매하는 커버를 구입하는 대신 못 입는 와이셔츠를 씌워두는 것도 방법이다.
3 아이들의 결과물이나 영수증은 파일로 보관해요
<깐깐한 수납>의 저자 조윤경씨는 “아이들의 상장이나 성적표 등은 따로 파일을 만들어 보관하는 게 가장 좋다”고 말한다. 그 외 미술 작품은 너무 많아 전부 보관할 수 없다. 남겨둘 그림을 제외하고는 아이들이 안 볼 때 살짝 처리하도록. 남겨둘 그림이라 해도 숫자를 제한할 필요가 있다는 게 조윤경씨의 조언이다.
버리기도 애매하고, 모아두기도 어정쩡한 영수증. 조윤경씨는 일반적인 물품 구입은 현금보다 체크카드를 사용해 웬만하면 바로바로 영수증을 버리는 편이다. 단 반품을 위해 필요한 경우와 의료비 실비 영수증, 납부해야 할 영수증만 따로 모아 보관하고, 세금 영수증은 가끔 착오가 생길 수 있으니 5년은 보관한다. 시중에서 구입할 수 있는 포켓 앨범에 인덱스를 붙여 연도별로 보관하면 깔끔하다.
4 버리기 아까운 잡동사니, 지퍼백 활용하면 깔끔~
임소영씨는 자질구레한 물건은 지퍼백에 보관하면 효과적이라고 한다. 단추나 포장 리본, 화장품 샘플처럼 버리기 아깝지만 정리하기 애매한 물건들은 지퍼백에 넣은 뒤 네임펜으로 물건의 종류와 날짜를 적어 수납 박스에 넣어 보관하는 게 효과적이라고.
“대충 모아두다 보면 나중에 결국 쓰레기가 되거든요. 필요할 때 찾아 쓸 수 있도록 바구니를 하나 정해두면 편리해요.”
5 냉장고 정리의 노하우 ‘먼저 산 건 앞, 나중 산 건 뒤로’
유통기한이 지나 버리는 일이 없도록 냉장고를 정리하는 방법은 없을까. 조윤경씨는 “채소 칸에 재료를 넣을 때도, 먼저 산 건 앞으로 빼고 최근에 구입한 재료는 뒤로 보내, 밑에 깔리는 재료 없이 한눈에 보이도록 수납하는 게 원칙”이라고 말한다. 비닐봉지들이 넘쳐 냉동실 문 열기가 겁난다면 바구니를 이용해 보라. 냉장고 수납에도 바구니가 효과적이다. 냉장고 수납에 적당한 바구니는 구멍이 숭숭 뚫린 플라스틱 바구니. 뚫린 구멍 사이로 냉기가 통해 재료를 보다 신선하게 보관할 수 있다. 우선 재료가 냉기에 마르지 않도록 지퍼백으로 한번 포장하고, 세로로 꽂아서 바구니에 보관한다. 냉동실 문을 열어 바구니째 꺼내기 때문에 고르기도 쉽고, 보기에도 깔끔하다.
강현정 리포터
도움말 임소영(네이버 카페 리본스티치(http://cafe.naver.com/gift0142) 운영자)·조윤경(털팽이 블로그(http://blog.naver.com/white7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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