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권의 중국 기행 1-1

중국의 명차

지역내일 2010-03-07

 


 


 


차(茶)를 영어로 ‘tea’라고 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영어의 tea란 단어가 중국어에서 왔다는 사실은 잘 모르는 것 같다. 중국의 차가 바닷길을 통해 유럽과 영국으로 전해지면서 차의 복건어 발음인 ‘tea’가 차의 영어식 명칭으로 로 불리게 된 것이다. 중국의 차의 원조이며 세계에서 가장 많은 차를 생산하고 소비한다. 중국차의 역사는 4천년을 헤아리며 중국인은 하루도 차 없이는 못 사는 민족이다. 중국은 어느 공공장소에 가더라도 찻잎만 있으면 언제든지 차를 마실 수 있도록 보온병이나 전기포트에 끓는 물이 준비되어 있다. 또 중국인이라면 누구나 하루 종일 찻잔이나 찻물이 든 보온병을 들고 다니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렇게 차 마시기가 일반적이며 역사가 유구하고 차 생산지역이 넓은 중국이다 보니 중국의 차의 종류는 수천 가지가 넘는다. 물론 차의 명칭도 다양하지 않을 수 없다. 차의 이름은 차를 채취하는 시기나 방법, 색깔, 형태, 지명 등에 따라 제각기 다르다. 이를테면 사전차(社前茶)는 경칩 전에, 우전차는 곡우 전에, 명전차는 청명 전에 채취하는 차를 말하며, 홍차·녹차·백차·흑차는 색깔로 구분한 이름이다. 차의 형태에 따라서 직설차와 말차로 구분되며, 이외에 차의 맛은 토질과 기후의 영향을 크게 받기 때문에 차의 이름에 지명을 딴 것들이 특히 많다.


그 중에서도 대표격인 명차를 이야기 하자면 중국의 10대 명차를 우선적으로 거론하지 않을 수 없다. 중국의 10대 명차는 일반적으로 서호용정(西湖龍井, 시후롱징), 벽라춘(碧螺春, 비루오춘), 황산모봉(黃山毛峰, 황샨마오펑), 백호은침(白毫銀針, 빠이하오인쩐), 오룡차(烏龍茶, 우롱차), 대홍포(大紅袍, 다훙파오), 철관음(鐵歡音, 티에환인), 기문홍차(祁門紅茶, 치먼홍차), 군산은침(君山銀針, 쥔샨인쩐), 보이차(푸얼차)의 열개를 말한다.


차는 잎을 채취한 후 가공 과정에서 발효가 진행됨에 따라 녹-백-황-청-홍-흑으로 변하게 된다. 이 발효도에 따른 분류가 소위 6대 다류란 것인데 도표로 보면 이해가 빠를 것이다.













































차의분류



불발효차



녹차



10%이하



서호용정 벽라춘 황산모봉



발효차



선발효차



약발효



백차



5-15%



백호은침



반발효



청차



15-70%



대홍포 오룡차 철관음



완전발효



홍차



70-95%



기문홍차



후발효차



황차



15-25%



군산은침



흑차



80-98%



보이차




 


녹차 중심의 우리는 차를 우리는 그냥 녹차라고 부르지만 중국에서 차의 색깔이 다르다는 것은 발효의 정도가 다르다는 말과 일치한다. 찻잎이 나무에서 채취되었을 땐 그저 맑은 풀내음이 날 뿐이지만 찻잎이 어느 정도 수분을 잃고 공기 중에서 화학변화를 일으키기 시작하면 향과 맛에 점점 변화가 일어나게 되는 것이다. 이 과정을 일러 ''발효(산화)''라고 한다. 가볍게 발효된 차(약발효차)를 만들 때는 꽃 향이 최고조에 달했을 때 발효를 정지시켜야 한다. 계속 발효하도록 그대로 두면 꽃 향이던 것이 과일 향으로 바뀌게 되고, 찻잎도 노란색에서 점점 붉은색으로 바뀌게 된다(반발효차). 여기서 더 내버려둬 최대한 발효시키면 맥아당향으로 바뀌며 홍차(완전 발효차)가 된다. 다만 후발효차는 녹차(불발효차)의 제조방법과 같이 효소를 파괴시킨 뒤 찻잎을 퇴적하여 공기 중에 있는 미생물의 번식을 유도해 다시 발효가 일어나게 만든 차를 말한다.


표의 오른쪽에 채워 넣은 차 이름이 10대 명차로 서호용정과 벽라춘, 황산모봉은 불발효차인 녹차, 백호은침은 약발효차로 백차(白茶)에 속한다. 기문홍차는 황산모봉과 함께 안휘이성의 대표적 명차로 완전발효차인 홍차에 속하며, 군산은침은 발효도가 15-20% 정도로 발효도로만 보면 백차와 청차의 중간 정도에 해당하지만 가공 방법상 찻잎을 쌓아두는 퇴적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후발효차인 황차(黃茶)에 해당된다. 오래 묵을수록 가치가 높다고 알려진 보이차는 당연히 후발효차인 흑차(黑茶)에 해당한다. 그리고 나머지 대홍포, 오룡차, 철관음은 반발효차로 분류로는 청차(靑茶)에 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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