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선택제 1, 2단계 지원 현황

지원 경쟁률 상위 학교에 관심 쏠려

예상보다 낮아진 강남군 선택 집중도, 배정 결과에 미칠 영향 주목

지역내일 2010-02-11 (수정 2010-02-11 오후 12:09:12)



서울시 13개 자율형 사립고(자율고) 지정 운영, 서울지역 첫 자립형 사립고(자사고)인 하나고 신설, 특목고 자사고 자율고 복수지원 금지, 외고 입시에서 교과형 구술면접 폐지 등 그 어느 때보다 변화가 컸던 2010학년도 전기 고교입시가 마무리 됐다. 이제 서울지역 후기 일반계 고등학교를 대상으로 첫 시행되는 고교선택제가 2월 12일 배정 결과 발표를 앞두고 있다. 

설령 특목고 입시에 실패하더라도 거주지 인근에 있는 명문고에 진학할 수 있어 그다지 문제될 것은 없다고 자부해왔던 강남 학부모들에게 고교선택제는 만만치 않은 우려로 다가와 다른 어떤 지역 못지않게 첫 배정 결과에 관심이 높다. 1, 2단계 지원 경쟁률 상위학교 공개 결과를 바탕으로 강남군(강남, 서초구) 현황을 짚어 보았다.

‘거주자 우선배정’ 방침에 조심스러운 관망
고교선택제 시행으로 강남지역 학부모들이 가장 불안했던 점은 바로 ‘운이 나쁘면 집 근처 명문고를 두고 원거리에 있는 인접학군에 배정될 수도 있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서울시 교육청이 원서접수를 앞둔 시점에 갑자기 2단계 배정방식을 ‘거주지 학교군 내 2개 학교 선택, 추첨’에서 ‘교통편과 거주지를 고려한 거주자 우선배정’으로 변경하면서 지원 결과에 미칠 영향을 조심스럽게 가늠해보고 있는 상태다. 

실제로 다른 지역에서 특정 지역으로 지원이 몰리는 정도를 나타내는 ‘학교군별 선택 집중도’에서 강남군은 4%를 기록해 1차 모의배정(2007년 12월)을 할 때 18%, 2차 모의배정(2009년 4월)을 할 때 보다 낮은 결과를 보였다. 강남지역에 거주하지 않는 학생 7만8604명 중 3108명만이 강남군에 지원한 것이다. 당초 취지와는 달리 서울시 교육청이 갑작스럽게 원안을 수정한 것을 놓고 일부 교육특구 학부모들의 반발을 감안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만 불러오고 있다. 학교군별 경쟁률은 강남군이 6.2대 1로 가장 높게 나왔다.

예비 중3 학부모 이모(44, 대치동)씨는 “타 지역 학생들이 4% 정도만 지원했다니 다소 안심이 된다. 인접학군 배정에 대한 우려 없이 거주자 우선 배정 방침만 지켜진다면 굳이 입시 개편으로 기존의 명성을 이어갈 수 있을지 여부가 불확실한 외고에 지원하기보다 인근 명문학교를 선택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쟁률 상위학교 외 상황은 미공개 원칙

학교 서열화 등의 부작용을 방지하기 위해 고교선택제를 비공개로 진행하겠다던 서울시 교육청이 1단계 지원 경쟁률 상위 10개 학교의 소속 학교군과 자치구를 공개했다. 비록 학교명을 명시하지는 않았지만 일부 언론을 통해 학교명까지 뒤이어 공개돼 찬반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서울시 전역을 대상으로 지원해 모집 정원의 20%를 선발하는 1단계 평균 경쟁률은 4.3대 1이었다. 또한 거주지 학교군에만 지원해 40%를 선발하는 2단계 평균 경쟁률은 2.5대 1이었으며 같은 학교군 내의 다른 자치구 학교에 지원한 학생은 14.3%인 1만2800명이었다.

강남군에서 1단계 지원 경쟁률이 가장 높은 학교는 서초구에 있는 서울고로 16.4대 1을 기록했으며 강남구에 있는 휘문고가 15.8대 1이었다. 

강남지역 학부모들은 남학생들의 경우 학교 선택을 할 때, 전통과 실력을 동시에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점에서 두 학교가 높은 경쟁률을 기록한 것에 공감하는 분위기이다. 두 학교에 얼마나 많은 타 지역 학생들이 지원했을 지에 관심이 쏠리지만 학교 측은 “경쟁률이 높다는 것도 언론 보도를 통해서 알았을 정도로 지원 상황을 전혀 모르고 있으며 배정이 끝난 후에나 자세한 파악이 가능할 것 같다”고 일축했다.
각 학교별 경쟁률 공개에 대해 서울시 교육청 관계자는 “모든 학교 경쟁률을 공개할 경우 학교 선호도가 드러나 특정학교 쏠림 현상이 가중될 것이라는 점을 감안해 공개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진학률 높은 명문고 선호
강남군에서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한 서울고와 휘문고에 대한 학생과 학부모들의 관심이 높다. 일단 남학생 학부모들은 학교 선택에 있어 남녀공학보다 남학교를 선호하는 편이다. 휘문고의 경우 100년 전통의 명문사학이라는 이미지가 강한데다가 지난해 발표된 ‘최근 5년간 서울대 합격자 현황’에서 높은 진학률을 보였고, ‘2009학년 수능 3개영역(언어, 수리, 외국어) 평균합산 서울 상위 100개교’ 중 1위를 기록하는 등 실력으로도 인정받았을 것이라는 평이다. 이에 휘문고 측은 “학생이나 학부모 모두 대학 진학률이나 실력, 학습 시스템, 면학 분위기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많이 지원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서울고 측은 “전통 있는 명문고라는 이미지도 작용했겠지만 최근 입시에서 높은 성과를 올렸고 ‘사교육 없는 학교 만들기’ 시범학교, ‘과학 중점학교’ 지정 그리고 최고의 명성을 되찾기 위한 학교의 노력이 인정받은 결과다”고 자평했다.

장은진 리포터 jkumeu@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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