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3시에 떠오르는 별이 보고 싶다고 문을 열어주는 천문대가 있을까? 아이가 밤새 별과 놀고 싶다고 문을 닫지 않고 기다려주는 천문대는? 날이 흐려 별을 못보고 갔다고 아무 때나 다시 가서 별을 볼 수 있는 천문대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밤새 별보기 춥고 배고프다고 따뜻한 차와 라면까지 끓여주는 천문대라면 어떨까? 꿈만 같은 이런 풍경이 강원도 청소년 수련관 ‘별과꿈’별관측소에서는 매일 밤 펼쳐진다.
‘별과꿈’별관측소에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일반적으로 천문대는 밤 10시면 문을 닫는다. 천문대가 별을 한참 볼 시간에 문을 닫는 것이 어찌보면 이상한 일이다. 그뿐인가. 관측투어시간을 1시간 이내로 제한하기도 한다. 뒷사람들에게 밀려 보고 싶은 별을 실컷 보기란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강원도 청소년수련관에 자리잡은 ‘별과 꿈’별관측소는 이런 편견을 확실히 깬 곳이다. 비록 커다란 망원경은 없지만 관람객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눈높이를 맞춰서 보고 싶은만큼 별을 볼 수 있는 곳이다. 문 닫는 시간을 관람객이 정하고, 하물며 명절 날 휴관도 없다. 별을 보고 싶다면, 별을 보기 위해서라면 365일 언제라도 찾아갈 수 있는 곳이 바로 ‘별과꿈’별관측소다.
이곳의 특별함은 이뿐만이 아니다. 관람당일 날이 흐려서 별을 못보고 갔다면 아무 때나 날이 좋은날 다시 보러오면 된다. 별은 정말 보고 싶은데 돈이 없는 학생이나 아이가 별을 정말 좋아해서 어쩔 수 없이 따라나선 부모님에게도 요금도 받지 않는다. ‘별과꿈’별관측소를 운영하는 김호섭(48) 소장은 “이곳은 문턱 낮은 별 놀이터입니다. 변변한 천문대 하나 없는 춘천 지역에서 아이들과 별을 보며 꿈을 이야기하는 진정한 놀이터가 됐으면 한다”며 추운 날씨에 별 보로 올 아이들을 위해 따끈한 코코아를 준비해 놓고 있었다.
별과 함께 꿈과 추억을 만들어 가는 곳~
웅장한 음악과 함께 3층 관측실 지붕이 통째로 열리면 관람객들의 환호가 이어진다. 까만 하늘에 다이아몬드처럼 반짝이는 별들은 눈으로만 바라봐도 아름답기 그지없다. 이어서 김소장의 손에 든 빔 프로젝트가 까만 하늘에 떠있는 별까지 가 닿으면 더 이상 하늘에게 눈길을 뗄 수 없다. 김소장의 친절한 설명은 별에 대해 잘 몰랐던 사람들도 푹 빠지게 만든다. 이제 정확하게 세팅된 망원경은 관람객이 기다리는 지루함이 없이 관찰 대상을 쉽고 빠르게 찾아준다.
‘별과꿈’별관측소는 규모면에서 비록 ‘관측소’라는 명칭을 쓰지만 관측실의 장비는 최고 수준. 이런 매력들이 입소문을 타고 개관 두 달만에 서울이나 타지역에서 찾아오는 관람객이 늘고 있다. 일부러 먼 곳에서 큰 규모의 천문대를 놔두고 이곳을 찾는 것이다. 새벽 2,3시까지 별보는 재미에 빠져 있던 연화네 가족, 벌써 네 번째 방문이라는 정우네 가족, 아이들에게 별을 보여주려고 왔다가 더욱 신이 난 부모들... 모두가 ‘별과 꿈’ 관측소에서 꿈과 추억을 만들어 가고 있었다.
중간> ‘별과꿈’별관측소 100배 즐기기
3월은 아직 넘어가지 않은 겨울별자리와 이제 막 떠오르는 봄철 별자리를 함께 볼 수 있는 때이다. 또, 이제부터 수개월동안은 토성관측의 최적기이기도 하다. 오늘밤이라도 당장 ‘별과꿈’별관측소러 놀러 가고 싶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먼저 강원도 청소년수련관 별관측소 홈페이지(www.gystar.kr)에 예약을 하고 하늘을 본다. 날이 흐리지만 않다면 보통 때보다 옷을 한 겹 더 입고 출발하면 된다. 단체나 가족 단위로 신청하면 연령에 맞는 재미있는 강의도 들을 수 있다. 천문학에 관심이 많은 아이라면 보너스로 멋진 천체 사진을 얻을 수도 있다. (관람료는 개인 5천원, 가족 1만원, 단체 20명 기준 10만원) 3월부터 진행되는 ‘가족들을 위한 특별 1일 캠프’나 7월과 8월중에 진행되는 ‘은하수 관측 투어’도 눈여겨 볼만하다.
별을 사랑하는 별지기 ‘김호섭 소장’ 인터뷰
관측소가 문을 연지 두 달째. 관람객이 원한다면 365일 새벽까지 문을 여는 이곳에서 더욱 놀라운 것은 모든 일을 김호섭 소장 혼자 도맡아 하고 있다는 것이다. 강의와 별 관측은 물론 아이들의 요구 하나하나에도 세심한 배려를 아끼지 않고 있는 그는 그야말로 별을 너무나도 사랑하는 별지기였다. 그래도 잠은 자야하지 않을까?
“수면시간이 늘 부족하지만 흐리거나 눈, 비 오는 날 보충합니다. 사람을 기다려주지 않고 제 갈길 가는 별을 주제로 하는 사업이다 보니 사람이 별에 시간을 맞출 수밖에 없습니다.”
이곳을 찾는 사람들은 모두가 입을 모아 하는 말이 소장님의 열정에 감동받았다는 것이다. 그의 인생에서 ‘별’이란 무엇일까?
“별은 제 인생에서 잃어버린 무엇인가를 찾는 대상입니다. 그 잃어버린 것은 20년 직장 생활을 하는 동안 잊고 살았던 모든 것입니다. 막연한 동경과 꿈과 미래와 추억들이 모두 포함되어 있습니다. 나이 40이 넘어서야 발견한 제 삶의 모습이기도 합니다. 사람은 역시 좋아하는 일을 하고 사는 것이 좋습니다.”
마지막으로 ‘별과꿈’별관측소를 어떤 곳으로 만들고 싶은지 물었다.
“‘별과꿈’별관측소는 앞으로 춘천시민 뿐만 아니라 외지에서 오신 분들도 밤에 꼭 들어가는 새로운 명소로 거듭날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 초심을 잃지 않고 찾아주시는 모든 분들과 눈높이를 맞춰서 별에 대한 신비한 세계를 함께 느껴보도록 애쓸 것입니다.”
‘별과꿈’별관측소 홈페이지 www.gystar.kr
현정희 리포터 imhj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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