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는 종종 영원히 기억하고 싶은 장면들이 있기 마련이다. 그런 찰나들을 간직하기 위해 사진기가 발명되었고 그로부터 우리는 언제든지 원하는 장면을 간직할 수 있게 되었다.
고은문화재단의 고은사진미술관은 지방 최초로 설립된 사진전문미술관이다. 지하 1층과 지상 2층 총 200평 규모의 전시공간으로 자연광이 사진에 미치는 영향까지 세심하게 배려된 설계다. 특히 지하 1층과 주전시실인 2층에는 산소발생기를 설치하여 작품을 보호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관람할 수 있도록 했다. 1층에는 카페가 있어 따뜻한 차 한 잔의 여유와 함께 전시 중인 작가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시민들에게 한 걸음 더 친근하게 다가가기 위해 전시 작가와의 만남도 열고 있다.
노순택 사진전-''성실한 실성''
2010년 1월 16일부터 3월 28일까지 노순택 사진전-‘성실한 실성’이 열리고 있다. 노순택작가는 사회와 정치에 관여하는 작품을 주로 찍어 온 다큐멘터리 사진작가다. 가끔 사진은 누군가에게는 기억에서 지워버리고 싶은 삶의 한 부분을 남기기도 한다. 작가의 사진에서는 기억이 가물거리는 광우병 촛불시위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고 미군 공군기지의 군사 시설 ''레이돔''이 ‘얄읏한 공’으로 표현되기도 한다. 많은 이들에게 아직까지도 가슴 아린 기억인 광주 사태를 다시금 떠올리게 만드는 힘도 그들의 아픔이 오롯이 사진으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미술관의 오전은 한가했다. 남천동에서 아들과 함께 관람 온 이수연 주부는 사진미술관은 첫 방문이라 했다. 사진을 배우는 친구에게서 미술관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고. 작품이 어떠냐고 물었더니 사실 잘 모르겠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기장에서 왔다는 장은희씨는 셔터를 누르는 소리에 반해 사진을 공부하게 되었다고 했다. 사진은 자신의 마음을 담을 수 있어 무척 매력적이라고. 사진을 전문으로 전시하는 미술관이라 공부에 많은 도움이 된다며 자주 들린다고 말했다.
때로는 그림이 사진이 글보다 많은 말을 전해주는 경우가 있다. 과거를 기억하자고, 현재를 충실히 살아가자고 외치는 것보다 한 장의 사진을 보며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힘이 사람들로 하여금 여전히 셔터를 누르게 하는 것이다. 진실의 기록이든 즐거운 한 때를 간직하기 위함이든 간에 누구나 기억으로 남기고자 하는 순간과 마주했을 때 우리는 사진을 떠올린다. 찰나를 영원히 간직하게 하는 힘 그게 바로 사진이다.
문화적 인프라가 여전히 부족한 부산에 이런 전문 미술관이 있다는 것에 자부심을 가지며 좀 더 홍보가 되어서 많은 시민들이 이용할 수 있게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사진이 있는 작은 음악회
매달 1회 미술관에서는 사진과 더불어 감상할 수 있는 음악회가 열린다. 참가하고 싶은 사람은 미리 예약하면 된다. 참여비는 1인당 2만원이고 전액 고은문화재단에 기탁된다. 다음 음악회는 2월 25일 저녁 7시 박승희 독창회로 예정되어 있다.
미술관 관람시간
화요일-일요일 10:00~저녁 7:00
정기 휴관일
매주 월요일, 신정, 설연휴, 추석연휴
전시 설명
화요일-일요일 오후 2시, 4시
위치
해운대 온천길 2번지 051-746-0055
이수정 리포터 cccc09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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