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신문이 만난 사람들

쾌유내과 최우석 원장

이주외국인 의료봉사인상 수상

지역내일 2010-02-19

외국인 이주노동자들을 만나는 시간이 즐겁다는 쾌유내과 최우석(47, 삼천동) 원장. 그는 대전 이주외국인 무료진료소센터 5주년 기념행사에서 의료인상을 수상한 주인공이다.
“5년 전에 의사회 임원을 한 적이 있습니다. 그때 임원중에 한 분이 대전역 노숙자 센터에서 진료하는 모습을 보고 아! 이런 것도 있구나 싶어 주변을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중 의료서비스가 가장 취약한 사람들이 외국인 노동자, 다문화가정, 불법체류자들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코리안 드림을 꿈꾸며 한국을 찾았을 사람들에게 한국인이 가지고 있는 참 모습을 보여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동참하게 되었습니다.”
한국인의 한 사람으로서 외국인 노동자들 보기가 부끄럽다고 말하는 그는 누구보다도 후진국 국민들의 서러움을 잘 아는 사람이다. 한 사람 한 사람이 자기 나라에서는 다 소중한 사람들이고 또 모두 훌륭한 재원이라는 것. 하지만 한국 노동 현장의 현실은 그들을 따뜻한 인격체로 대하기보다는 업신여기고 무시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는 것. 또 어쩔 수 없이 불법체류자가 된 사람들의 약점을 악용하는 경우도 빈번하게 일어난다는 것이다.
“저는 그냥 우리 병원에 찾아오는 환자에게 최선을 다하고 믿음을 주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하고 살아왔어요. 또 그것이 한 사람의 사회인으로서 이 사회에 믿음을 심어주는 일이라고 믿고 지내왔지요. 의사가 환자들에게 신뢰를 주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면, 환자들도 저를 많이 믿고 따르게 되니까요”
그는 외국인 노동자들을 진료할 때마다 안타까운 마음이 크다. 좀 쉬어야 할 상태에서도 일  때문에 쉴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환자들을 대할 때마다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것을 꾹 누를 수밖에 없다고. 매달 한 두번씩 이주외국인들을 치료해주고 있는 그는 봉사라기보다는 그들과의 만남을 즐긴다고 표현한다. 치료를 해 준다는 개념보다는 동네 형이 동생들을 대하는 마음이라고. 또 간혹 자신보다 나이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면 최대한 편하고 친근하게 배려한다고. 진료과정에서도 꼭 존칭 쓰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더불어 한국말을 모른다고 외국인들 앞에서 말을 함부로 하는 사업주를 볼 때마다 부끄러워진다고 말한다.
가장 안타까운 것은 의료에 필요한 검사 도구가 많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의료진들이 좋은 마음으로 봉사활동을 나와도 실제로 이주 외국인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부분이 극히 한정적이라는 것이 가장 큰 어려움이다. 그는 이런 문제점들을 보완하기 위해서 쾌유내과를 이주외국인들을 위한 2차 병원으로 운영하고 있다. 2차 병원은 이주외국인들이 무료진료소에서 치료를 받다가 안 되는 경우 쾌유 내과에 내원하여 전문적인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한 시스템이다. 또 특별히 의료보험 적용이 안 되는 외국인 노동자들을 위해 의료보험 기준 비용만 적용하여 치료받을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그는 특히 한국말을 모르는 외국인들 앞에서 말을 함부로 하면 안 된다고. 진정한 강대국이 되는 길은 넓은 마음으로 베풀고 사랑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또 현재 이주노동자 무료 진료센터는 전액 기부금으로 운영되고 있어 매우 열악한 상황이다. 우리나라의 미래를 위해 투자한다는 마음으로 정책적인 부분의 지원이 이루어졌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문의: 483-7554


조용숙 리포터 whdydtn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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