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대 할머니, 박사학위받고 강단에(사진)

영남대 66학번 김숙이씨 “꿈위해 타협없이 공부”

지역내일 2010-02-16 (수정 2010-02-17 오전 6:43:55)
“못다 이룬 꿈을 이루기 위해 시작한 공부라서 적당한 선에서 타협할 수 없었죠. 그래서 내친 김에 박사학위까지 마쳤고, 대학 강단에도 설 수 있게 됐습니다. 혹시라도 만학의 꿈을 지닌 분들이 있다면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르다’라는 사실을 명심하고 도전하는 용기를 내시라고 응원하고 싶습니다.”
42년 전 결혼과 함께 학업을 중단해야 했던 문학소녀가 60대 할머니가 되어 꿈에 그리던 문학박사 학위를 받아 화제다.
화제의 주인공은 22일 영남대 학위수여식에서 박사학위를 받을 예정인 김숙이(62)씨. 영남대 국어국문학과 66학번인 김씨는 당시 학보사 기자로 활동하며 문학인의 꿈을 키워나가고 있었다. 그런 김씨는 같은 학보사 기자였던 남편 강정행씨(66·건축사)를 만나 결혼하면서 전업주부의 길을 선택했다.
결혼 후에도 문학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했던 김씨는 2002년 국어국문학과 3학년에 복학했다. 다시 학업을 시작한 김씨는 월간 ‘한맥문학’을 통해 시인으로도 등단했으며 한국문인협회. 대구문인협회 회원, 한국시사랑문인협회 고문으로 활발한 시작(詩作)활동을 펼쳤다. 특히 2004년에는 ‘대구지하철참사 추모연주회’에서 ‘초혼’이라는 추모시를 발표하기도 했고 ‘해는 뭍에서도 꿈을 꾼다’라는 자작시집을 출간하기도 했다.
늦은 나이에 다시 학업을 시작하게 된 이유에 대해 김씨는 “자녀 셋을 모두 출가시키고 나니 밀려드는 공허함을 감당하기가 힘들어 다시 시를 쓰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2004년 학부를 졸업한 뒤 곧바로 대학원에 입학했다. 신세대 할머니를 자처하는 그의 석사전공분야는 10대나 20대 초반 젊은이들 사이에서 인기인 사이버문학. 자신의 홈페이지 관리는 물론 2개의 인터넷카페까지 운영할 만큼 인터넷실력도 상당한 그는 ‘한국 사이버리즘 문학연구-발생과 현황을 중심으로’라는 논문을 발표하며 2006년 2월 석사학위를 받았다.
그리고 박사과정에 입학한지 4년 만에 ‘백석(白石)시에 나타난 노장사상 수용 연구’(지도교수 이동순)로 문학박사학위를 받게 됐다. 김씨의 박사학위논문은 최근 새롭게 조명받는 백석(1912~1995)의 시에서 노장사상이 어떻게 수용됐는지 연구하는 동안 시인이 졸업한 일본 아오야마가쿠인대학으로부터 백석에 관한자료를 국내 최초로 발굴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2년 전부터 학부생 교양과목을 담당한 김씨는 학생 눈높이에서 기르치기 위해 젊은 아이돌그룹의 음악을 듣고 시청각자료를 직접 만드는 열정으로 강의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 내달 신학기부터 전공과목 ‘현대문학비평’을 강의하게 됐다.
김씨는 “8년 전 아무 것도 모르고 공부를 재개했는데 학문을 할수록 새롭게 열리는 세상이 흥미롭다”며 “지금도 오는 4월 발표할 논문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새풍 기자 spj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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