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억 원을 호가하는 드림카를 일반인들이 구입하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다. 꿈에서나 만져보고 타 볼 수 있는 자동차를 현실에서 실현하는 이들이 있다. 바로 미니어처로 대리만족을 얻는 ‘1/18 모형자동차 마니아 동호회’다. 18배로 축소된 미니어처 카에 사랑과 꿈, 그리고 미래까지 담는다는 이들 모임은 그 어느 동호회보다 활력과 힘이 넘쳤다.
미니어처를 사랑하는 사람들 모임
‘1/18 모형자동차 마니아 동호회’는 말 그대로 실제 자동차를 18분의 1로 축소하여 정교하게 만들어진 미니어처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모임이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합쳐 현재 3만300명 정도 회원이 활동하고 있다. 10대부터 50~60대 장년층까지 나이도 다양하고 일반 학생부터 전문직 종사자들까지 직업도 각양각색이다.
“나이와 직업을 떠나 자동차 미니어처를 좋아한다는 점 하나로 모든 사람들이 참여하는 공간입니다. 수억 원을 웃도는 명품카를 일반인들이 구입하는 건 어려운 일입니다. 그래서 미니어처로 대리 만족을 얻죠. 실제 자동차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미니어처도 정말 좋아합니다”
동호회를 이끌고 있는 김우진 회장의 말이다. 오프라인 회원들은 같은 취미를 공유하면서 친분이 쌓이면 자주 모임을 갖는다. 정기모임은 1개월에 한번 혹은 2개월에 한번 정도 얼굴을 맞댄다. 주로 미니어처를 판매하는 역삼동 전문 매장이나 많은 소장품을 가지고 있는 회원집, 개인 사무실 등에서 미팅을 갖고 신제품 출시 소식과 신제품들의 문제점, 또 각 개인의 소장품 중고거래를 하기도 한다.
50년대부터 최신까지의 벤츠 모형도 소장
“98년 처음 형을 따라 교보문고를 갔었는데 그때 한쪽 코너에서 금속으로 만들어진 자동차정밀 미니어처를 팔고 있었습니다. 처음 본 순간 바로 감동을 받았고 구입을 해버렸죠. 어려서부터 미니카를 굉장히 좋아했고 차 이름을 줄줄이 외우고 다녔는데 성인이 돼서 드림카로나 볼 수 있는 실제 차의 미니어처들을 보고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10여 년이 지난 지금 김 회장은 한국 최고의 자동차 미니어처 동호회 운영자가 됐다. 1998년에 미니어처카를 처음 접한 후 관련 동호회를 찾아보았으나 아무데도 없었다. 2001년 직접 동호회 카페를 개설하기로 결심했고 이후 관심 있는 많은 이들의 참여로 지금과 같은 큰 모임으로 발전했다.
회원들은 그동안 활동하면서 느끼는 재미와 보람이 커 열혈마니아들도 꽤나 많다. 자동차 미니어처도 한번 빠지면 헤어 나오기 어려운 중독증상과 같다고들 입을 모은다. 회원 기우진(33세) 씨는 “남다른 손재주가 있는데 그것은 실제 자동차처럼 미니어처를 튜닝 하는 것”이란다. 도색도 자신만의 칼라로 새롭게 꾸미고 휠을 바꾸기까지 한다. 아무나 흉내 낼 수 없는 정밀한 손재주이기에 다른 회원들에게도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고.
회원 박정철(32)씨는 “벤츠 마니아로 벤츠모형을 많이 소장하고 있어 회원들을 만나면 벤츠의 역사를 설명해 주기도 하고 전문성 있는 수집방법을 알려주기도 한다”며 “실제 50~60년대 벤츠모형에서부터 최신 벤츠모형까지 소장해 많은 재미를 회원들과 나누며 보람을 느낀다”고 활짝 웃었다.
한국차 미니어처에 관심들 가졌으면
우리나라도 갈수록 자동차 뿐 만 아니라 다른 분야의 미니어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고 있다. 이런 현실에서 모형자동차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정밀 자동차 미니어처(다이캐스트모형) 모형은 가격이 천차만별이라는 것. 즉 정밀도가 높으면 가격이 비싸고 정밀하지 못하면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에 금전적 출혈을 할 수 밖에 없는 취미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우선 미니어처를 처음 접하는 사람들은 무리하게 비싼 모형부터 수집을 하기보다는 금전적으로 부담이 없는 모형부터 접하는 것이 좋다고 당부한다. 처음부터 아주 정밀하고 값비싼 모형을 수집하면 얼마 가지 못해 금전적으로 큰 부담을 느끼고 그만두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절대 자신의 수입에 맞는 모형을 구입하는 원칙을 지켜야 한다고.
또한, 많은 회원들이 안타깝게 생각하는 일은 수많은 자동차 모형들을 접해보았으나 한국자동차의 정밀 모형은 아직 없다는 현실이다. 그러나 이번에 모 업체에서 현대자동차 ‘제네시스’의 정밀 미니어처를 만들었는데 그동안 접해본 정교한 브랜드 못지않게 아주 훌륭해 기뻤다고.
많은 이들이 한국 차의 미니어처에 관심을 보여주면 좋겠고 자동차 회사들도 자사의 자동차라인업을 미니어처로 출시하여 한국은 물론 외국의 많은 자동차 미니어처 수집가들에게 알려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BMW나 벤츠 등 수입브랜드 회사들은 실제 대리점에 가면 정밀 미니어처로 판매가 되기도 하는데 우리나라도 대리점에서 한국 차들을 정밀 미니어처로 만나볼 수 있는 계기가 만들어졌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2010년도에는 더욱 활발한 모임을 갖고 싶어요. 신제품 출시도 많이 예정되어 있는 만큼 전문매장의 도움을 받아 회원들과 일반인들에게 더 많은 볼거리를 선사하고 싶습니다”
김 회장이 야심차게 밝힌 앞으로의 계획이다.
한민자 리포터 hmj647@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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