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포장마차에서 술 한 잔 어때?’ 가볍게 한잔 걸치고 싶을 때 건네는 인사말. 보통 안주보다는 술이 그리울 때, 집 앞에서 지인과 혹은 동료와 간단하게 한 잔 꺾고 싶을 때 생각나는 곳이 포장마차다. 제 멋대로 인테리어지만 도란도란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냄새 나는 정겨운 선술집 분위기 때문이렷다. 그런데 여태껏 단지 술 생각에 포장마차를 이용했다면 이제부터는 안주까지 맛있고 푸짐한 포장마차를 알아두면 어떨까. 술로 망가진 건강, 안주로 보충한다면 애주가들에게 썩 괜찮은 장소다. 겉보기에는 추운 몸을 녹이는 곳으로 적당해 보일지 모르지만 주인장 인심만큼 넉넉하고 맛깔스런 안주에 한 번 들러보면 단골은 따 놓은 당상. 삼각동 고려고 건너편에 자리한 ‘독도포차’(대표·조외순)가 그곳이다. 애주가들이라면 한번쯤 가봐야 할 그 곳.
전통 밑반찬 나오는 포장마차 봤어?
무성의하게 대충 나오는 기본안주 대신 밥반찬에나 나오는 전통 음식이 기본 안주로 나온다. 계절별로 나물 두 가지는 기본에다 돼지고기 넣고 달달 끊인 김치찌개, 무동치미, 생김치. 큼지막한 생고구마까지 메인요리가 나오기가 무섭게 젓가락이 바쁘다. 모양만 그럴싸한 게 아니라 맛도 있다. 양념 하나도 수입산은 금물이고 섬과 시골에서 공수해 온 토종 양념으로 조리하기 때문에 엄마가 차려 준 밥상 못지않다. 독도포차의 자랑은 생김치에 있단다. 2·3일마다 담근다는 김치는 주인장이 직접 만든 멸치젓에 맛있는 양념만 팍팍 골라 넣어 버무리기 때문에 테이블마다 김치 주문이 쇄도한다.
이쯤해서 메인요리 시식을 위해 잠시 공복상태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 주문한 요리는 주인장 추천에 따라 ‘산낙지회무침’. 잠시 후 널찍한 접시 위에 푸짐한 요리가 등장한다. 여타 포장마차에서 흔히 볼 수 없는 포스가 느껴진다. 일단 눈맛은 그럴싸하다. 대충 재료를 훑어보니 산낙지와 미나리, 양파, 채썬 무, 파가 전부다. 고루 섞어 입안으로 가져가 씹어보니 ‘주인장 요리할 줄 아는구나’라는 생각이 뇌리를 스친다. 산낙지를 고집한다는 주인장 말대로 야들야들하게 씹히는 것이 향긋한 미나리와 어우러져 씹을수록 맛있게 매콤한 여운이 남는다. 술 한 잔 하러갔다 낙지회무침에 밥 한 공기 뚝딱 비벼먹고 술은 다음을 기약했다. 이런 포장마차 처음이다. 계절별로 다양한 음식이 줄을 서 고 있다니 단골 선술집으로 찜해도 괜찮을 것 같다.
●차림표 : 산낙지회무침 3만원, 생삼겹(1인)8000원,
돼지주물럭 1만5000원,
갈치조림 2만원, 대구탕 2만5000원
●위치 : 삼각동 고려고 건너편 호반아파트 정문 앞
●문의 : 062-251-11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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