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으로 하나되는 사제(師第)(송병필) <356호/교육>

선생님 우리들의 선생님 !

지역내일 2000-10-24
식사동에 위치한 세원고등학교에는 자랑스러운 연극반 학생들이 있다.
올6월 경기도 주최의 청소년 연극제에서 고양시 대표로 출전하여 '데쓰데이'로 당당히 금상을 수상, 도 대표로 10월30일 전국 청소년 연극제에 참가하는 세원의 연극반. 그러나 그들의 훌륭한 수상경력에 비해 연극반의 역사는 만1년. 이렇듯 짧은 기간에 놀랍도록 성장한 것은 그들 뒤에 심혈을 기울여 지도한 송병필 교사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1년전 인성교육면에서의 연극의 필요성을 주장, 개교 10주년 기념행사를 계기로 연극반을 만들게 됐다. 그러나 처음 학생들이나 학부모들의 반응은 싸늘하기만 했다. 성적 위주의 인문계 고등학교의 현실의 벽은 생각보다 높았던 것이다. 어렵게 8명으로 출발한 연극 반은 작년 11월 고양시 청소년 연극제에서 '불타는 별들'로 당당히 최우수상을 받고 학교에 주목을 받는다. 그후 40여명으로 늘어난 연극반은 각종 대회에서 단체상과 개인상을 여러 차례 수상하며 세원 고등학교의 자랑거리가 되었다.
그들과 평일은 물론 주말과 방학을 몽땅 반납하고 아이들과 연극에 모든 열정을 불태우고 있는 송병필 교사. 그는 제대로 칭찬이나 남의 주목 한번 못 받으며 패배의식으로 만 쌓여있던 아이들에게 최선을 다하면 무엇이든 이룰 수 있다는 자신감을 회복시켜준 것이 제일 큰 보람이라고 말한다. 아직도 학부모들의 지지를 못 받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지만 연극활동으로 남을 이해하고 또 다른 자아를 발견할 수 있다는 확신에는 변함이 없다.
실제 연극반의 3학년 학생들은 새로운 진로를 발견하고 자신감에 차 있다. 그들 중 한 명은 이미 한국종합예술학교 연기과에 진학한 상태다. "연극반이 발전한데는 저보다 아이들의 노력과 함께 처음부터 뜻을 같이한 세원교회 김찬빈 목사의 지도와 후원, 문경호 교장, 교사 김형석, 이인아씨 등 많은 분들의 협조덕분입니다" 라며 겸손해하는 송 교사.
그러나 실제 자비를 들여 일부 기기를 구입하고 연기지도 외에 음향 소품 세트제작 등 송 교사의 역할은 끝이 없다. 오늘도 1인 다역을 해내기 위해 연극연수 등 각계의 전문가의 조언을 받으며 동분서주하는 송 교사. 특히 제일 중요한 생활지도를 위해 그는 연습 후엔 형이나 삼촌처럼 학생들과 대화를 많이 한다. 3학년 박준형군은 "연습 때는 철저한 프로 정신으로 엄하시지만 평소에는 친형처럼 의지가 되는 자상한 분이십니다"라며 송 교사와의 만남을 소중하게 생각했다. 매일 매일 좌절과 포기가 반복되는 어려운 연습과정 이지만 관객과 호흡하며 자신을 발견해나가는 무대에서의 희망이 오늘도 그들을 즐겁고 행복하게 만들고 있다.
전미정 리포터 flnari@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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