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코올 중독이 가족병이라는 개념에는 아버지와 아들 사이의 부자 관계가 핵심인 수가 많다. 알코올중독이라는 병 자체가 아직은 여자보다는 남자들에서 월등하게 많고, 이 병이 세대를 두고 이어가는 고리가 아버지의 문제로부터 아들에게로 전달되는 수가 많기 때문이다.
특히, 자녀들 중에서도 좋든 싫든 가장 관심을 많이 기울이고 기대하였던 장남이나 외아들인 수가 많다. 마찬가지로 자녀들 중에서도 가족들을 더 의식하고 부모로부터 더 인정을 받으려 애쓰느라 가장 모범적이고 효성이 지극하다는 소리를 들었던 아들이 문제가 되는 수가 많다.
알코올 문제와 관련한 이러한 병적인 가족 역동을 늦게라도 해결하지 않으면 알코올중독으로부터 회복은 어렵다. 그래서 알코올중독 회복 프로그램에서 가족집단치료와 같은 보호자 모임은 필수적이다.
아직도 음주 문제는 도움을 받아 회복할 수 있다는 개념이 부족하다. 그러한 도움의 원천으로 가족이 가장 소중하다. 가족 중에서 아버지의 참여는 참으로 의미가 크다. 원인적인 요소의 하나인 아버지가 참여하고 이해가 깊어져서 이제는 부자가 서로를 이해하고 화해한다면 퍽 이상적이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과음해 온 아버지는 이미 계시지 않거나 너무 노쇠한 수가 많다. 또는 아들의 회복을 위한 도움은 며느리라고 여길 뿐 자신의 역할이 얼마나 큰지를 모른다.
아직 미혼이거나 이혼으로 가정이 해체되어 함께 살게 된 경우, 어쩔 수 없이 아버지가 관여한 경우가 간혹 있다. 자신이 이제는 효도를 받아야 하는데, 아들의 병치레를 위해 고생하는 것이 부당하다고 억울해 하고 원망하는 수가 많다.
나이가 어리든 많든, 자식의 병 치료를 위하여 어머니들이 나서는 경우는 흔하다. 은퇴하여 할 일이 없을지라도 아들의 회복을 위해 가족 모임에 참석하는 아버지는 드물다. 누군가를 돌본다는 것은 아버지라는 존재의 본디 역할이 아닌데다, 자식의 알코올중독이 남들에게 자존심 상하고 창피한 점이 더 크다.
그렇지만 그러한 고정관념을 넘어 도움의 손길로 아들이 회복하면 아들은 물론 아버지도 얼마든지 삶이 달라질 수 있다. 인생관과 가치관이 변하기 때문이다. 알코올 문제의 회복에 배우자의 가족치료 참여가 필수적이듯, 아들의 회복에 아버지들의 참여가 매우 중요하다.
강원알콜상담센터 신정호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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