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5학년 자녀를 둔 김태선(40·수내동)씨는 새학기부터 아이에게 책읽기 지도를 강화할 방침이다. 달라진 고교입시를 보면서 바뀐 생각이다.
“수행평가나 과목별로 서술형 문항 비중이 점점 많아지는 추세라 독서와 글쓰기는 학교성적과 그대로 연관 될 것 같아 걱정”이라는 김씨의 말이다.
딸 아이가 올해 6학년에 올라가는 박지선(43·정자동)씨도 얼마 전 고교입시설명회 참석한 후 마음이 바빠졌다. “고교입시의 내용을 보면 결국 진로지도와 독서, 발표, 토론, 글쓰기 능력이더라. 논술은 중고등학교 때 시작하려고 했는데 지금부터 준비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서술형평가 확대 서울 이어 경기권도 준비중
전 과목 주관식과 서술형으로 출제하는 분당 내정초등학교 출신 학생들이 중학교에서 상위권을 독차지 한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서술형 논술형 평가의 핵심은 독해와 글쓰기 능력으로 객관식 답 맞추기보다는 설명하고 서술하는 방식으로 평가받았던 아이들이 경쟁력을 가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입시제도가 변하면 학교 평가방식도 바뀌는 것은 당연하다. 지난 2일 정운찬 총리가 서울지역 모든 초등학교 5~6학년과 중고교 시험에 서술형 논술형 문제를 50%이상 확대 하겠다고 밝히 것도 이런 취지에 나온 것.
이런 분위기가 다른 지역으로 확산되는 것은 시간문제로 보인다. 성남교육청 김완기 초등교육 과장은 “서울지역에 이어 서술형 평가 확대에 대해 경기도에서도 각 교육청 별로 현재 세부안을 만들고 있다”며 “이미 분당 지역 일선 초중고 학교에서는 독서교육을 강화하고 수행평가 및 서술형 문항이 출제되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변화하는 입시에 맞춰 커리큘럼 바꾸는 학원가
논술학원들이 주최하는 설명회에 유난히 많은 학부모들이 찾는 것도 이런 분위기를 반영한다. 달라진 고교 입시제도에 대비한 초중등 독서논술 지도방향에 대한 궁금증 때문이다.
새롭게 바뀐 고교입시에서도 독서이력을 신설하는 등 ‘자신의 말이나 글로써 표현할 줄 아는 능력’을 중요하게 평가하고 있기 때문. 외고의 자기주도학습 전형은 영어내신 외에 자기소개서, 학습계획서, 독서이력 제출과 이를 바탕으로 한 면접으로 평소 독서와 글쓰기가 생활화 되어야 함을 강조한 것으로 분석할 수 있다.
월드아카데미 신재영 원장은 “지난 11월 단답형에서 서술형으로 문제가 바뀐다는 발표가 있은 후 부터 학부모들의 문의가 부쩍 늘었다”고 설명하며 “작년부터 시작되어 서서히 확대 진행되어 가고 있는 입학사정관 전형은 현재 초등학생들이 고입이나 대입을 치를 쯤이면 일반화 될 것이다. 일선 학교에서 논술 서술형 문항을 확대하는 것도 새로운 입시제도에 대한 대비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이어 신 원장은 “입시가 어떻게 바뀌는지 민첩하게 읽고 대응하는 것이 학부모의 역할일 것이다. 그러나 가장 흔들리지 않는 입시 준비는 역시 독서라는 것을 잊으면 안된다. 학부모들이 먼저 책을 읽고 아이와 대화하려는 노력이 가장 좋은 독서지도 같다”고 조언했다.
도움말 : 성남교육청,월드아카데미, 올가교육
이춘희 리포터 chlee1218@empal.com
미니인터뷰- 올가교육 김홍중 원장
“글은 10%의 스킬과 90%의 정서적 지적능력으로 완성되는 것”
올해 재원생 2명 중 1명을 특목고에 합격시킨 올가교육. 특히 영어듣기와 구술면접으로 치뤄진 외고입시에서 토론에 강한 올가 학생들이 대거 합격한 것.
“입시 전 우리가 다뤘던 토론 주제들이 몇몇 학교에서 그대로 출제됐어요. 그 덕분이기도 하지만 평소 독서를 통한 토론의 기본기가 잘 다져진 학생들이기에 가능했다고 봐야죠. 특히 용인외고는 4시간 이상 그룹 토론하는 방식이었는데 단순하게 지식을 안다고 되는 것은 아니죠”
언어는 모든 과목의 토대가 되는 만큼 독서와 토론은 공부를 잘하기 위한 기본 능력이라고 김 원장은 강조했다.
“아이들이 책 한권 읽을 시간조차 없이 너무 바쁜 게 문제에요. 대부분 초등학교 때부터 영어와 수학에 치중하기 때문이죠. 읽고 말하고 쓰는 것은 모든 공부의 기본이기 때문에 언어능력이 뛰어난 아이들은 다른 과목도 잘할 수 있거든요.”
언어창의력은 습관과 노력에 의해 길러지는 것으로 정보를 즐겁게 받아들이고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말이나 글로 표현하는 환경에서 극대화 된다는 것이 김 원장의 조언이다.
“앞으로 확대될 서술형문항은 지금까지와는 달라요. 단문 형태가 아닌 한 문항 대해 300~500자 정도로 기술해야 합니다. 정보를 얼마나 객관적으로 정확하게 정리하여 글로 전달할 수 있느냐의 문제로 암기능력이 아닌 사고력이 핵심이죠.”
입학사정관전형의 필요한 자기주도학습전형은 서류에서의 독서글쓰기 능력과 면접에서의 구술능력이 핵심이라고 김 원장은 설명했다.
“‘나는 이런 사람입니다’, ‘이렇게 공부하겠습니다’를 600자 가량의 글로 써서 제출하는 것이 자기소개서, 학업계획서에요. 학생이 직접 쓴 글인지 대리 작성한 글인지 명확하게 구분할 수 있어요. 글은 10%의 스킬과 90%의 정서적 지적능력으로 완성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김 원장은 △신문 칼럼 읽고 요약하기 △재미있는 소설이나 동화 읽기로 독해력 기르기 △작품비교해보기 △밥상머리 토론의 생활화하기 △교내 독후감 및 토론대회 참여하기 등을 통해 독서토론 능력을 기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춘희 리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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