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 관람 양극화 심해 … 문화 저변 확대에 기여할 것
문화수도 광주에는 문화 인프라가 구축돼 있다. 그 중심에는 19년 전부터 지역민들에게 문화 향연을 제공해온 광주문화예술회관(관장·문승빈)이 있다.
당시만 해도 전국에서 가장 넓고 최첨단 시설을 갖춘 곳으로 예향 광주 시민으로서 자부심도 대단했다. 지금에야 마치 문화예술회관(이하 문예회관)의 크기가 문화도시의 잣대인 양 더 좋은 회관들이 출현하고 있지만 아직도 광주문화예술회관은 광주의 역사와 함께 오롯이 명성을 지켜나가고 있다. 실제로 책임자가 어떤 방향과 마인드로 이끌어 가냐에 따라 지역 문화 색깔도 달라지기 마련이다.
지난해 신종플루에도 불구하고 2008년 대비 7~8만명의 관객이 늘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문승빈 관장의 리더십과 행정서비스에 높은 점수를 줄만하다.
생각을 바꾼 리더십이 융화 부른다
운암산 자락에 터를 잡은 문예회관은 대형 건물답게 그 웅장함을 자랑한다. 2만평 부지에 공연장을 제외하고도 6개 시립단체 300여명의 단원이 예술적 소양을 쌓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광주 문화예술 인프라의 핵심인 셈이다.
이들은 해마다 200회의 문화향연을 펼친다. 잦은 공연으로 시립단체 단장들의 요구사항과 민원이 끊이지 않고 있는 실정. “이런 이유로 문회회관 행정직을 골치 아픈 곳이라며 기피하는 경향이 있어요. 하지만 생각을 조금만 바꿔 열린 마음과 긍정적인 사고로 광주 문화 예술 확립을 위해 노력하다보니 점점 좋은 결과들이 나타나고 있어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지역 문예회관 운영 예산은 한정돼 있다. 그들의 요구사항을 100% 만족시킬 수 없다면 역지사지의 자세에서 해결점을 찾는 게 현명하다고 그는 판단했다.
그래서 긴축운영을 유지하되 불만요소를 줄이기 위해 직접 발로 뛰는 행정서비스를 펼쳤다. 직원들이 직접 관객을 찾아오고, 공연에 필요한 물적 지원도 아끼지 않고 있다. “공연 무대만 500평이다. 장비 하나만 작동하지 않아도 공연은 빛을 발하지 못하게 된다. 새로운 장비로 교체로 예산을 낭비하기보다는 노후장비를 보수해서 최고의 공연이 이뤄질 수 있도록 지원할 생각이다.”
문화예술의 숙원 과제 ‘관객 채우기’
평소 문화생활을 즐겼던 문승빈 관장은 문예회관 관장직을 맡으면서 한 번도 공연을 거른 적이 없다. 그 때마다 그에게 충격적으로 다가온 건 객석의 ‘빈자리’였다. “광주 예술인들의 공연은 세계 어디에 내놔도 손색없는 명품 공연이다. 하지만 1732석의 대극장에 관객이 절반밖에 채어지지 않을 때는 가슴 한 구석이 씁쓸하다.”
공연 홍보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문화는 부유층의 향연에 불과했던 것이다. 그는 문화양극화를 일소하고 문화 수요층의 저변확대를 위해 취약계층에게 무료 초청공연을 유도했다. 저소득층·다문화가정·복지시설 거주자 등 문화혜택에서 소외된 이들을 초청해 공연 문화를 즐길 수 있게 지원했다. “관객이 빼곡히 차면서 공연도 활기를 띄고 문화 향연의 저변 확대에도 기여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음으로써 문화수도의 위상도 높아지고 있다.” 덕분에 관람객이 2008년에 비해 7~8만명이나 늘었다.
문화소외계층을 위해 ‘찾아가는 예술단’이란 기획공연도 마련했다. 각 기관에 공문을 통해 접수를 받아 시립예술단체들이 직접 찾아가서 공연하는 일명 지역문화 홍보대사를 자청했다. 1년에 100회 이상 공연을 기획해 삶의 현장에서 문화를 보여주고 공감할 수 있게 배려했다.
문화예술의 대중화를 위해
그가 행정 패턴을 문화예술 대중화로 눈을 돌리면서 다양한 기획 공연도 확대되고 있다. 우선 지역민들에게 다양한 장르의 예술을 제공하기 위해 ‘남도소리 상설무대’와 ‘화요예술무대’를 기획했다. 세대를 뛰어넘어 다양한 연령층이 함께할 수 있는 공연문호가 개방된 셈이다. 또한 어린이를 위한 가족공연도 유치할 방침이다. “시립예술단의 역량을 강화해 연령별, 세대별로 맞춤 프로그램을 공급해 문화수요가 확대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관객관리 시스템도 재정비한다. 그 동안 관람권 예매를 외부업체에 위탁 운영해 왔으나 공연 입장권 자체 발권시스템 구축을 통해 관객 서비스 지원을 강화할 생각이다.
문승빈 관장은 “시립단체들의 운영 체계가 개선되면서 실력가 단장들을 영입하고 있다. 이에 따라 단원들의 실력과 역량도 점차 업그레이드되면서 문화수도 광주의 재원으로 성장하고 있다.
수도권 기획사 공연만 훌륭하다고 생각하기 전에 우리 지역 문화예술에 관심을 갖는 게 바로 지역문화예술이 발전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김영희 리포터 beauty02k@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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