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다가다 들려 담소를 즐길 수 있는 친근한 곳
들어서는 순간, 복고적인 실내장식과 실내를 꽉 채운 올드 팝이 정겨움을 느끼게 한다. 시간을 거슬러 몇 십 년 전으로 순간 돌아간다. 이미 익숙해진 팝들이지만 요즘 신세대들에게는 낯선 음악들이다. 주인인 최정심(45) 씨는 “신세대 아이들이 실내에 많아지면 USB로 요즘 아이들이 좋아하는 음악으로 바꿔준다”는 센스 있는 대답을 해준다. 머리 하얀 어르신 한 분이 음악을 들으려 자주 온다는 귀띔도 한다. 아니나 다를까 혼자 앉아 팝을 듣고 있는 어르신이 보인다. 아마 저 노래를 들었던 익숙함을, 30~40대를 생각하고 있는 것을 아닐까.
이곳에 자리를 잡은 지는 2년이 다 되어간다.
최 씨는 “동네 입구 번화가가 아니어서 인지 찾아오는 사람들은 별로 많지 않다. 하지만 대학 때부터 개인적으로 너무 좋아한 팝들을 들려주면서부터 사람들이 향수를 찾아 들리는 것 같다”고 말한다. 대체나 소면을 먹으러 오는 우리와 어르신 한 분을 제외하고는 사람이 없다. 조용해 음악을 듣기에는 딱 좋은 분위기이다.
과일 갈아 넣은 골뱅이 소면의 깊은 맛
주인인 최 씨는 원래 10년 넘게 레스토랑을 경영했었다. 좀 쉬려고 그만 두었다가 온 몸이 다시 근질거려 병날 것 같아 이 일을 시작했다고 웃으며 말한다.
검정 통깨가 아낌없이 뿌려진 골뱅이 소면이 감칠 난 맛이다. 비싼 검정깨는 시골에서 바로 공수해 온 시어머니 표이다. 골뱅이 무침 안에는 골뱅이만이 아니라 양배추, 빨갛고 파란 피망, 오이, 배, 진미채가 섞여있다. 더 특이한 것은 북어포가 들어가 같이 버무려진 점이다. 씹는 맛이 남다르다. 골뱅이와 같이 들어간 입 안에서 서로 다른 맛이 어우러져 이 집만의 독특한 맛을 낸다. 맥주 생각이 저절로 날 정도이다.
소면은 손님이 주문하면 바로 삶아 내 골뱅이 무침과 먹기 좋은 분량으로 담아낸다. 최 씨는 “레스토랑 운영 후 남은 것은 큰 손 밖에 없다. 배고픈 대학생들이 오면 소면을 국수처럼 비벼먹으라고 더 주기는 일쑤이고, 과일을 서비스로 무작정 깎아주기도 한다”며 “그러니깐 믿거나 말거나 돈을 별로 벌지 못한다”고 웃는다.
그냥 올드 팝이 좋아 이 일을 시작했고, 손이 커 남김없이 재료 아끼지 않고 시어머니 표 진짜 참기름으로 버무린 보헤미안의 골뱅이 소면. 맛의 비밀은 사람을 바라보는 정에 있었다.
● 차림표 : 골뱅이 소면 1만6천원
● 위치 : 내방동 휴먼시아 정문 우측
● 문의 : 010-6646-6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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