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진 결과 ‘이상 없음’ ≠ 절대 안심 … 상담 후 맞춤형 건강검진 필요
건강검진을 미루는 주부들의 사연을 들어보면, 첫째 가족 건강이 우선이고 둘째 바쁘다는 핑계와 셋째 예상치 못한 비용 지출 등을 꼽았다. 이것저것 챙기다보면 주부들의 건강은 항상 뒷전. 하지만 가정의 화목을 바란다면 무엇보다 중요한 게 바로 주부의 건강이다. 어느 날 청천벼락 같은 비보가 전해진 순간, 가족의 행복은 일순간 산산조각이 나기 때문. 주부들이여, 한해 계획 잘 세우셨나요? 혹시 가장 중요한 걸 깜박했다면 그건 건강검진을 체크하는 일일 것이다.
조기 발견과 적기 치료
평소 건강만큼은 자신있어했던 김아무개씨(50)는 지난해 위암 수술을 받았다. 2년 전 건강검진 결과 이상이 없다고 해서 안심했었는데 갑자기 위암 판정을 받게 돼 눈앞이 캄캄했다. 다행히 1기에서 2기로 넘어가는 과정이라 수술이 수월했다. 지금은 요가·등산 등으로 건강을 어느 정도 회복했지만 판정 당시만 생각하면 죽을 각오까지 생각했을 만큼 끔찍했었다고. 김 씨는 “나에게 이런 일이 생길 줄은 꿈에도 몰랐다. 다행히 건강검진을 통해 조기발견해서 적절한 처치를 할 수 있었다. 정기 검진이 아니었다면 수술도 불가능했을지 모른다”며 치를 떨었다.
박아무개씨(39)씨는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무료로 제공하는 자궁경부암 검사를 정기적으로 받고 있다. 그런데 공단에서 무료로 제공하는 자궁검사 이외 병원에서 추가 검사를 권장해 항상 생각지도 않은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며 무료검진에 대한 의구심을 표출했다. “산부인과에서는 자궁경부 외 인근부위와 초음파 검사를 권장한다. 다른 부위에서도 암이 생길 수 있다고 하니 환자 입장에서는 검진을 의뢰할 수밖에 없지 않은가. 공단에서 그 부분까지 포함시켜 제공해줘야지, 무료검진만 생각했다가 추가로 본인부담금을 지불한다는 건 어쩐지 보험자 입장에서는 속은 기분이다”고 토로했다.
조아무개씨(41)는 지금껏 한 번도 건강검진을 받아보지 않았다. 출산 후 유방암과 자궁암 검사를 제외하고는 병원 자체를 꺼려했던 것. 그렇다고 건강에 자신있는 상태도 아니다. 평소 신경을 많이 쓰거나 일을 무리하면 잦은 피로감을 느끼기 일쑤지만 시간이 지나면 잊어버리고 만다. 올해는 꼭 건강검진을 받아야겠다고 벌써부터 달력에 표시를 해 두었단다.
검진 결과 ‘이상 없음’도 안심할 수 없어
건강 검진의 결과 ‘이상 없음’으로 나오면 일단 안도감이 든다. 하지만 ‘이상 없음’이 건강상태를 보장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첨단병원 차만진 가정의학과장은 “건강검진 결과 소견은 검사 당시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의미이지, 실시하지 않은 모든 검사까지 정상이라는 의미는 아니다. 건강검진으로 모든 질환을 알 수 없기 때문에 ‘정상’ 판정을 받았더라도 몸에 이상이 느껴지면 곧장 의료진을 찾는 것이 좋겠다”고 조언했다.
또한 결과치가 ‘이상’으로 나와도 반드시 병이 있어서 그런 것은 아니므로 너무 걱정할 필요도 없다. 약간의 혈뇨나 단백뇨, 백혈구 감소증, 빌리루빈(황달치수) 상승은 정상인에서도 흔하게 나타나는 현상이다. 평균보다 낮거나 높다고 해서 반드시 이상이 있는 것은 아니므로 자신의 예년 검사치에서 어느 정도 변동이 있는가를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혈액·대변·갑상선기능·자궁경부암 검사 등은 일 년마다 정기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콜레스테롤 검사도 중요하다. 한국인 3명 중1명의 생명을 위협하는 뇌졸중·심장병·당뇨병 등은 모두 콜레스테롤과 깊은 관계가 있어 조기 진단이 중요하다. 5년에 한 번씩 받아두면 좋다. 빈혈검사도 3~5년마다 검사한다.
생애전환기 건강진단은 선택 아닌 필수
만 40세와 66세가 되면 삶의 전환점이라 할 수 있는 생애주기를 맞게 된다. 나이에 따라 건강문제나 사망 원인이 다르기 때문에 건강검진 항목도 달라지게 마련.
생애전환기 건강진단은 개인별 건강위험과 생활습관 등을 평가해 개선까지 처방하는 진단 프로그램이다. 건강변화 시기에 맞춰 꼭 필요한 검진만 제공되므로 이 시기에 해당되는 주부들은 반드시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특히 암진단의 경우 본인부담금도 전액 면제되기 때문에 검진은 필수.
김영희 리포터 beauty02k@hanmail.net
■ 20~39세 여성이 받아야 할 검사
·유방암 검사: 유방암은 조기 발견하면 완치가 가능한 질병이다. 그러나 초기 유방암은 증상과 통증이 없어 발견이 쉽지 않으므로 30세부터 2년마다 정기적인 검진이 꼭 필요하다. 특히 유방암 가족력이 있거나 지방질을 많이 섭취하는 식습관을 가지고 있다면 자주 정기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간기능 검사: 간암은 우리나라 성인의 주요 사망 원인이다. 만성 간질환은 치료가 쉽지 않기 때문에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35세 이상은 해마다 간기능 검사를 하는 것이 좋다. 만약 B형 또는 C형 간염바이러스 보균자라면 6개월에 한 번씩 받아야 한다.
·혈당 검사: 검사 시점의 혈당 수치를 얻을 수 있으므로 당뇨병을 조절하는 데 도움이 된다. 자가 혈당 측정기계도 쉽게 구입할 수 있다.
■ 40세 이상 여성이 받아야 할 검사
·위내시경 검사: 위암은 한국인 발생률 1위다. 위암은 암으로 발전하기 전 단계에서 차단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40세 이상은 일 년에 한 번씩 위내시경 검사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골밀도 검사: 골다공증은 조용한 질환이다. 뼈가 약해지고 속으로 망가져도 감각이 없다. 따라서 골다공증은 조기 발견이 최선의 예방법. 조기 폐경, 흡연, 주로 앉아서 생활하는 사람들은 필히 골밀도 검사를 해야 한다.
·심전도 검사: 심전도 검사는 심장 기능을 알아보는 필수적인 검사다. 협심증, 심근경색 등의 허혈성 심장병과 고혈압으로 심근이 비대해지는 것을 진단한다. 조기 폐경된 여성, 고혈압, 흡연, 당뇨병 등이 있는 경우는 필수.
·대장암 검사: 대장암도 소리없이 찾아온다. 암이 늦게 발견된 경우에도 약간의 변비나 설사 등 일시적인 증상밖에 없기 때문에 조기 발견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50세 이상은 5년마다 한 번씩 대장암 검사를 받아야 한다. 가족력이 있는 경우는 30대부터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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