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코올 중독과 감정적 기만

지역내일 2010-01-21
알코올에 의존하여 살아가는 사람들의 행동거지는 대부분 기만적인 수가 많다. 얼마간이라도 술을 끊어 본 후에 한 번 더 생각해 보면 자신이 얼마나 기만적이었나를 알게 된다.
여기에서 기만이라는 말은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의미의 기만, 즉 어떤 이익을 노리고 상대를 속이는 사기라든가 야바위나 협잡과 같은 뜻이 아니다.

실제로 음주의 문제가 있는 사람들의 행동거지에서 남을 이용하려는 모습은 찾기 어렵다. 주위의 남들의 그러한 행위의 대상이 되어 피해를 입는 경우가 오히려 더 많다. 과음의 문제가 있는 사람들 중 남의 보증을 섰다가 피해를 당한 사람들이 많은 것이 그 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알코올 문제가 있는 사람들은 여전히 기만적이다. 그렇지만 본인은 전혀 이를 인식하지 못할뿐더러 인정하려 하지도 않는다. 그런데다 가장 가까운 주위 가족들조차 알아차리지 못하는 수도 흔하다. 그러는 한 진심으로 그를 돕고자 해도, 진정으로 그를 이해하지 못하고 그때그때 바르게 대응하지 못하므로 고마워하지 않는다.

그들이 얼마나 기만적인가는 심지어는 자기 자신에게도 기만적이라는 점에서 잘 나타난다. 그들은 자신을 너무나 철저하게 기만하여 자신의 진실조차 전혀 모르는 수가 많다.

그러는 동안 정작 자기 자신을 지키지 못하고 피해를 당하고, 스스로 자신에게 피해 입히기도 한다. 바로 이런 점에서 자신의 이익을 위해 남을 기만하는 것과는 다르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들이 기만하는 것은 무엇인가? 바로 자기 자신의 자연스러운 감정의 진실에 대하여 자신과 상대방을 기만한다.

이는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걸려 있는 이익을 갖고 상대를 기만하는 것과 다르다. 두렵고 불안한 것, 슬프고 무력한 것, 분노에 치를 떨고 화난 것 같은 자신의 여러 부정적인 감정 상태를 속인다는 것이다. 단지 감추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정반대의 긍정적 감정으로 과장하는 것이 익숙하다.

건강한 생활인으로 살아가자면 감정적으로도 만족스러워야 한다. 신체적으로, 이성적으로, 직업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사회적으로 성장하였다고 누구나 행복하게 살아가는 것은 아니다.

사람들은 결국 감정적으로 만족하기 위하여 자신의 모든 시간과 돈과 에너지를 소비한다. 이렇듯 인간의 행위들의 대부분은 감정에 의해 결정된다. 그런데도 자꾸 자신의 솔직한 감정을 기만하면 결코 행복하게 살아갈 수는 없는 노릇이다.

신정호 강원알콜상담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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