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신문이 만난 사람 - 지적장애인 교육 강사 장경철(46)씨

‘천방지축 날개 달기’

지역내일 2010-01-21 (수정 2010-01-21 오전 11:08:56)


1회성 교육 보다는 장기적인 취지의 미술치료가 되어야
4개월을 지적장애아들과 함께한 결과물들이 전시되어 있는 시청자미디어 센터 1층 로비에서 교육 강사로 함께 했던 그를 만났다. 콧수염이 인상 깊다. 아이들이 낯설어하지 않았느냐는 말에 씩 그냥 웃고 만다. 그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전문 교육 강사다. 아니, 미술로 놀고 생각하며, 미술로 치료하는 아이들의 미술 심리 치료사이다.
아이들은 그와 함께 있으면 즐겁고 행복해 한다. 낯설게 다가서다가도 금방 웃음을 지으며 안기고 별의별 이야기를 다한다. 수업이 끝나고 헤어진 밤이면 문자도 보내온다. 정성스러운 답장을 보내는 그는 모든 아이들이 다 예쁘고 소중하다고 말한다. 천생 교육자이다.
“1회성이 아니었으면 하는 바람이 가장 간절하다. 지적 장애를 가진 아이들은 끝이란 단어를 알기에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 금방 잊어버리기도 하지만 다시 생각하면 시간의 흐름을 인지하지 못하기에 다시 또 수업이 있을 줄 알고 문자를 보내오기도 한다. 이런 것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다” 넉 달 동안 지적 장애아들과 시간을 보낸 그가 말하는 메시지는 시사 하는 바가 크다.

10년 시간들을 함께
아이들과 즐거움으로 부대껴
그는 판화작가이다. 대학에서는 회화를 전공했고, 민주화를 열망했던 80년대에는 목판화로 거리로 나서기도 했다.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가 들어서면서 그는 아이들의 교육, 다시 말하면 우리의 미래에 대한 교육을 가장 우선으로 꼽았고 바로 현장으로 뛰어들었다. 교육이 바로서야 우리의 미래가 튼튼할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안간 곳이 없을 정도로 많은 시간을 십 년이 넘도록 찾아다녔다. 소외지역의 아이들을 찾아가는 것이다.  담양, 장성, 함평, 무안, 그리고 광주 지역 안의 보육원 등 문화적으로 소외된 곳을 주로 찾았다.
같이 영화를 만들고, 그림을 그리고, 영상을 보고 토론하며 아이들에게 문화가 무엇인가를 직접적으로 알리는 일을 했다. 더불어 그림과 함께 하는 동안 아이들은 소외감이나, 우울감 등을 자신도 모르는 사이 털어내고 발고 명량한 본래의 아이로 돌아가 깔깔거리며 웃는다. 미술 치료의 가장 두드러진 힘이다.
그는 “내가 어렸을 적 보다 더 소외되어 있는 아이들을 만나면 정말 짠한 마음이 들었다. 지금의 아이들이 느끼는 소외감이나 빈곤감은 물론 상대적인 것이다. 도시가 아니라는 이유로 문화를 알지 못하는 아이들과 함께하는 미술은 살아있는 밥이 되는 미술이다. 미술인이 할 일은 벽에 걸어두고 몇몇만이 즐기는 건조하고 특별한 문화가 아닌, 사람들에게 밥이 되고 따뜻한 웃음과 위로가 되는 그림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마도 이 생각은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을 것이다”고 말한다. 그가 다니며 교육했던 많은 아이들은 그에게 한 장의 DVD로 곱게 구워져 있다.

일촌공동체 지적장애아들의
천방지축 날개달기
풍암동에 소재한 일촌공동체에는 다운증후군과 지적장애를 가진 아이들이 학교수업이 끝나면 모여든다. 아이들은 이곳에서 사회로 나가야 할 준비를 배우고 익힌다. 요리나 가게를 찾아가는 일상을 경험하기도 하고 심리치료를 위해 도자기를 굽거나 그림을 그리기도 한다.
이번 지적 장애아들과의 수업은 그에게도 새로운 경험이었다. 아이들은 모두 아이들 나름대로 예쁘다는 그는 “지적 장애아였기 때문에 특별히 다른 점은 없었다”며 “일주일 1~2회씩 만나며 15명 사이의 아이들과 웃고 만들며 같이 놀았다.”고 웃으며 말한다.
단순하게 실내에서 미술과 만들기만 진행한 것은 아니다. 비엔날레를 관람했고, 함평 국화축제, 백양사 탐방, 이 주에 한 번씩 광주 근교를 문화유적과 역사를 찾아가며 걸었다. 실외로 나가 많이 몸을 움직이는 일일 수록 돌출행동을 하는 아이들의 행동이 부담이 되었지만 애초에 아이들과 약속한 것을 성실하게 지켜냈다. 그는 “아이들과의 약속은 무슨 일이 있어도 꼭 지킨다. 혹 지적장애인이라서 기억을 못할 것이라 생각하면 정말 큰 오산이다. 아이들은 자신들이 필요로 하고 몸이 요구하는 것은 절대 잊지 않는다”고 충고한다.
시청자미디어 센터 로비가 훈훈하다. 자신들의 모습이 담긴 사진들과 쉬지 않고 보여 지는 수업장면의 영상물, 자신들의 작품들을 바라보는 아이들의 얼굴이 환하다. 아이들은 수업이 이제 종료되었음을 알지 못한다. 그는 “무엇이든지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지만, 이 아이들에게만큼은 지속적인 미술치료가 필요하다. 아마도 나는 이 일을 계속할 것이다”고 말한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후원을 받은 처방지축 날개달기를 기획한 김관후 씨는 “예술행위 자체가 비장애인 위주로 치중되어 있는 점이 늘 안타까웠다. 관심을 가지면 한 가지 일에 무한한 집중력을 보이는 지적장애인들에게 미술로 다가서고 싶었다. 게다가 자신들의 생각을  색깔과 폐품, 자연물을 이용해 표현하는 방법을 알게 하고 싶었다”고 기획의도를 밝혔다.
문의 : 010-6642-7988
범현이 리포터 baram8162@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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