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지역의료이용통계’로 본 분당 중년여성 건강 현주소
분당 40대 여성 1인당 연간 의료비 60만9000원
암 질환 유방암, 위암, 대장암 순으로 많아 … 분당 유방암 환자 1177명으로 증가 추세
아름답고 젊어 보이는 중년여성을 일컫는 루비족(RUBY-Refresh, Uncommon, Beautiful, Youthful), 경제적인 능력을 갖추고 자신을 위해 시간과 돈을 투자하는 기혼여성을 뜻하는 줌마렐라(아줌마의 ‘줌마’+신데렐라(Cinderella)의 ‘렐라’)는 이 시대 중년여성을 표현하는 신조어다. 루비족과 줌마렐라도 피해갈 수 없는 폐경은 보통 50세 전후 중년여성을 찾아온다. 다양한 신체적‧정신적 변화를 경험하게 되는 이 시기에는 성호르몬의 분비가 크게 줄면서 얼굴이 화끈거리고 붉어지는 안면홍조가 대표적인 증상으로 나타난다. 이외에도 식은땀, 피로와 무력감, 수면장애, 초조감, 불안감, 우울증 등의 증상도 흔하다. 특히 여성 갱년기에는 골다공증 심장질환 자궁근종 난소암 유방암 요실금 동맥경화 뇌졸중 등 다양한 질환이 쉽게 발생할 수 있어 건강관리에 특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그렇다면 분당에 사는 중년여성들은 자신의 건강을 위해 얼마나 많은 투자를 하고 있을까. 최근 국민건강보험공단 국민의료비통계센터가 발표한 ‘2008 지역별 의료이용통계’를 통해 분당구에 거주하는 중년여성의 건강 현주소를 확인해본다.
분당 여성 50대 이후부터 의료비 지출 크게 늘어
2008년 분당의 40대 여성 한사람이 지출한 진료비는 60만9000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건강보험공단 국민의료비통계센터가 발표한 ‘2008 지역별의료이용통계’에 따르면 분당 40대 여성 연간 진료일수는 86만416일로 1인당 평균 22일이었다. 의료기관을 1회 이상 방문하거나 입원해 건강보험 또는 의료급여에 의한 진료를 받은 사람도 3만9332명에 달했다. 특히 50대 이후부터는 의료비 지출이 크게 늘어나 분당 50대 여성 1인당 평균 진료비는 101만7000원, 60대에서는 177만5000원을 사용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결과는 나이가 들어 노년층으로 진입할수록 병원을 자주 찾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통계에서도 노인층이 많은 지역일수록 평균 진료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진료비 지출과 유병률은 비례할까. 진료비 안에는 치료를 위한 비용은 물론 정기검진 등 질환의 예방을 위한 비용도 포함되어 있다. 따라서 진료비 지출과 유병률이 반드시 비례한다고 보긴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유방암, 가족력이나 모유수유 여부 관계없이 2년마다 검진
중증 암 질환 중 분당에서 가장 많은 암은 유방암인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에 따르면 2008년 분당에서 유방암으로 진료받은 환자는 총 1177명으로 위암(1160명)과 대장암(1110명)보다 많았다. 그 뒤를 이어 많은 암으로는 폐암(512명) 간암(495명) 자궁경부암(225명) 등의 순이다. 분당의 유방암 환자는 지난 2006년 912명, 2007년 1063명 등 최근 3년 새 소폭 증가한 반면 자궁경부암 환자는 2007년(232명)보다 줄었다. 유방암 환자 한 사람이 치료를 위해 쓴 연간 평균 비용은 273만9000원. 자궁경부암(192만7000원)보다 81만 가량 많았다. 특히 성남 지역 중 수정구(421명)와 중원구(418명)에 비해 분당구의 유방암 발병률이 높은 것은 건강검진 등 암 진단 노출기회가 더 많은 것이 주요원인으로 풀이된다. 분당 금곡동 21세기연세의원 서미라 원장(영상의학과 전문의)은 “자궁경부암은 예방백신, 선별검사가 발달되어 있고 암의 전구단계에 발견하면 암으로의 진행도 원천적으로 막을 수 있다”며 “유방암 자궁암 등 여성암 역시 다른 암과 마찬가지로 정기적인 검진으로 예방, 조기 치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방암의 경우 가족력이 없거나 혹은 모유수유를 한다고 해서 마음을 놓는 것은 금물. 서 원장은 “모유수유, 임신기간, 가족력 여부에 관계없이 30대 이후부터는 1년에 한번 정기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면서 “우리나라는 35세 이전 유방암 발병 비율이 높은 만큼 정기검진 연령시기도 앞당겨져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우리나라 전체적으로는 대장암, 전립선암, 유방암, 갑상선암 등 서구암이 늘고 있는데 이는 인구의 고령화, 흡연, 비만, 식습관 등 암 발병위험요인이 증가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를 진단하는 기술의 발달‧ 보급도 암 발병률 증가 요인으로 꼽힌다.
우울증‧ 불안장애 등 정신과질환 진료비 가장 높아
7대 만성질환 중 분당구에 가장 많은 질환은 치주질환인 것으로 나타났다. 치주질환으로 진료실을 찾은 환자는 모두 13만2223명으로 이들의 1인당 평균 진료비는 7만8000원이었다. 다음으로 많은 환자는 전염병 고혈압 관절염 순이다. 진료비 지출 면에서는 우울증, 불안장애 등 정신과질환 치료에 쓴 1인당 평균 진료비가 72만3000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밖에 당뇨 치료에는 64만4000원, 고혈압 치료에는 46만3000원, 관절염 치료에 26만원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신과질환 진료비 지출이 높은 것은 정신과 상담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개선되면서 정신과를 찾는 환자들이 크게 증가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기존 항정신성약물에 비해 부작용이 현격히 낮은 신약이 개발되면서 이들의 약가(藥價)가 크게 오른 것도 부수적인 요인으로 꼽힌다. 이에 관련해 분당차병원 정신과 서신영 교수는 “우울증과 불안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는 것은 우리나라의 자살률이 OECD국가 중 1위라는 불행한 현실을 뒷받침하고 있는 것”이라면서 “아동 청소년 노인 등 생애주기에 따라 맞춤형 정신건강 상담서비스를 조기에 시행하고 지역사회의 정신보건센터를 활성화하는 등 국가적인 정책 집행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홍정아 리포터 tojoung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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