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시민복지회관 김영자 과장에게 남다른 점이 있다면 이런 것일까. 자유스러움. 빛 바래지 않은 소녀티. 일에 대한 열정만큼이나 자신의 감정에도 충실한 그녀는 30년을 같이 살아온 남편에게 오늘도 짤막한 사랑의 메시지를 보낸다.
그대만큼 나를 정직하게 해 준 이가 없었다.
내 안을 비추는 그대는 제일로 영롱한 거울
그대의 깊이를 다 지나가면 글썽이는 눈매의 내가 있다.
나의 시작이다.
내 마음과 똑같은 시 한 편 있어 보냅니다.
- 당신의 영자로부터 -
인생의 참 의미를 잘 알고 있기 때문일까. 삶의 여유로움에서 오는 자연스러움일까. 언제든 자신의 것을 퍼 내어줄 줄 아는 푸근한 누이 같은 그녀의 곁엔 그녀가 힘주어 말하는 ‘미래의 주인공’ 근로청소년과 바쁜 현실에서도 끊임없이 자기개발에 충실한 주부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아침이면 조잘 재잘 병아리 유치원생들까지. 모두 김 과장에겐 자신의 살아온 날들을 돌아보게 하는 움직이는 과거의 모습이란다.
노인대학에서는 또 10년 후 자신의 모습을 본다. 하루일과가 그 자체로 한편의 인생드라마를 보는 것 같다고 그녀는 말한다. 91년 근로청소년복지회관(96년 여성복지회관 통합 현재 구미시민복지회관)상담실장으로 공무원 생활의 첫 발을 내디디며 제2의 인생을 시작한지 10년.
47세로 입사하여 이제 머리가 히끗히끗 노년을 코앞에 둔 나이가 되었다. 그야말로 경험을 바탕으로 가장 왕성한 활동을 펼칠 때가 된 것이다. 복지회관의 김경배 관장은 “사실 우리 회관의 산증인 이예요. 가정적으로나 개인적으로나 참 다복하신 분이 바로 김 과장이예요”라며 직책을 떠나 모든 부분에서 물 흐르는 듯한 삶을 산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그런 그녀에게도 갈등의 순간은 많았다. 결혼후 대부분의 여성들이 겪는 남편과의 갈등. 결혼 초엔 보수적인 성향의 남편 때문에 속상한 일도 많았다고.
“부부는 영원한 갈등 속에서 살아가는 것 같아요. 하지만 이제는 서로 체면을 지켜야 할 나이고 갈등을 지나 서로 의지하고 좋은 동료처럼 살아가지요”라며 세월을 잘 다듬어 살아온 중년부부의 아름다운 모습을 내비친다.
“결혼하고 두 아이 키우느라 교직생활을 그만두고 김치냄새 풀풀 풍기며 생활할 때도 있었죠” 40대 초반 두 아이가 어느 정도 자랐을 무렵 돌아본 자신의 모습에 위기의식을 느끼게 되었다는 김 과장은 주변의 권유로 당시 매일신문사에서 주최한 자기성장 프로그램에 참가하게된다.
교육을 받으면서도 “나한테까지 투자할 수 있겠나”하고 그녀는 생각했다고 한다. 하지만 집단상담 교육을 통하여 자신도 알지 못하는 ‘나’를 발견해 가면서 대학원에서 상담관련 공부를 마치게 됐다. 당시 대구공고에서 학교상담 자원봉사자로 활동하기도 했다.
김과장이 말하는 상담학이다. “상담은 세상에서 가장 필요한 교육입니다. 포장된 내 모습을 하나하나 벗겨 가는 것이지요. 상대방의 이야기를 열심히 경청하며 상담자와 하나가 되어 인생을 풀어 가는 것입니다”김 과장이 말하는 상담학이다.
김과장이 여성들에게 꼭 들려줄 얘기가 있다면, 자기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이라는 것이다. 준비된 사람에게 기회는 오는 것이라며 끊임없이 자기개발에 힘쓸 것을 주문한다. 복지회관에서 교육을 하며 특히 주부들에게 한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4개월을 지속하지 못하는 것이란다. 나름대로 사정이 있겠지만 자기와의 약속을 지키는 것은 성숙한 인간으로서의 출발점이며 그것이야말로 약속된 미래를 보장받을 수 있는 것이라고.
또한 여성의 가장 소중한 특권이라면 뱃속에서부터 아이를 기를 수 있는 것이라며 자녀를 위한 희생이야말로 여성의 가장 아름다운 모습이라는 말을 빠트리지 않는다.
이제 김 과장은 퇴직후의 일들을 한번씩 구상한다. ‘조용한 집에서 개를 기르는 할머니’그녀의 조그만 꿈이다. 김 과장이 동물을 별나게 좋아하는 것은 그녀 주변사람이라면 다 알고 있다.
또 한가지가 있다면 노인들을 위한 전화상담소를 운영하고 싶다. “노인들은 참 외로워요. 그들의 친구가 되어주고 싶어요. 나 자신 그 분들과 같은 모습으로 같은 위치에서 얘기 나누면 더 공감하는 부분도 많을 테고…”
요즘 김 과장에겐 결코 쉽지 않은 고민거리가 하나 있다. 나날이 증가하는 가정폭력이 바로 그것이다. 상상을 초월하는 가정폭력 상담사례 앞에서 그녀의 여린 가슴은 무너져 내린다. 커 가는 구미 속에서 시민복지회관이 다 챙기기에는 역부족일까? 오늘도 이리저리 뛰며 교육을 계획하고 상담을 연구하는 그녀의 움직임은 바쁘기만 하다.
●김원지 리포터 wongee@lycos.co.kr
그대만큼 나를 정직하게 해 준 이가 없었다.
내 안을 비추는 그대는 제일로 영롱한 거울
그대의 깊이를 다 지나가면 글썽이는 눈매의 내가 있다.
나의 시작이다.
내 마음과 똑같은 시 한 편 있어 보냅니다.
- 당신의 영자로부터 -
인생의 참 의미를 잘 알고 있기 때문일까. 삶의 여유로움에서 오는 자연스러움일까. 언제든 자신의 것을 퍼 내어줄 줄 아는 푸근한 누이 같은 그녀의 곁엔 그녀가 힘주어 말하는 ‘미래의 주인공’ 근로청소년과 바쁜 현실에서도 끊임없이 자기개발에 충실한 주부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아침이면 조잘 재잘 병아리 유치원생들까지. 모두 김 과장에겐 자신의 살아온 날들을 돌아보게 하는 움직이는 과거의 모습이란다.
노인대학에서는 또 10년 후 자신의 모습을 본다. 하루일과가 그 자체로 한편의 인생드라마를 보는 것 같다고 그녀는 말한다. 91년 근로청소년복지회관(96년 여성복지회관 통합 현재 구미시민복지회관)상담실장으로 공무원 생활의 첫 발을 내디디며 제2의 인생을 시작한지 10년.
47세로 입사하여 이제 머리가 히끗히끗 노년을 코앞에 둔 나이가 되었다. 그야말로 경험을 바탕으로 가장 왕성한 활동을 펼칠 때가 된 것이다. 복지회관의 김경배 관장은 “사실 우리 회관의 산증인 이예요. 가정적으로나 개인적으로나 참 다복하신 분이 바로 김 과장이예요”라며 직책을 떠나 모든 부분에서 물 흐르는 듯한 삶을 산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그런 그녀에게도 갈등의 순간은 많았다. 결혼후 대부분의 여성들이 겪는 남편과의 갈등. 결혼 초엔 보수적인 성향의 남편 때문에 속상한 일도 많았다고.
“부부는 영원한 갈등 속에서 살아가는 것 같아요. 하지만 이제는 서로 체면을 지켜야 할 나이고 갈등을 지나 서로 의지하고 좋은 동료처럼 살아가지요”라며 세월을 잘 다듬어 살아온 중년부부의 아름다운 모습을 내비친다.
“결혼하고 두 아이 키우느라 교직생활을 그만두고 김치냄새 풀풀 풍기며 생활할 때도 있었죠” 40대 초반 두 아이가 어느 정도 자랐을 무렵 돌아본 자신의 모습에 위기의식을 느끼게 되었다는 김 과장은 주변의 권유로 당시 매일신문사에서 주최한 자기성장 프로그램에 참가하게된다.
교육을 받으면서도 “나한테까지 투자할 수 있겠나”하고 그녀는 생각했다고 한다. 하지만 집단상담 교육을 통하여 자신도 알지 못하는 ‘나’를 발견해 가면서 대학원에서 상담관련 공부를 마치게 됐다. 당시 대구공고에서 학교상담 자원봉사자로 활동하기도 했다.
김과장이 말하는 상담학이다. “상담은 세상에서 가장 필요한 교육입니다. 포장된 내 모습을 하나하나 벗겨 가는 것이지요. 상대방의 이야기를 열심히 경청하며 상담자와 하나가 되어 인생을 풀어 가는 것입니다”김 과장이 말하는 상담학이다.
김과장이 여성들에게 꼭 들려줄 얘기가 있다면, 자기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이라는 것이다. 준비된 사람에게 기회는 오는 것이라며 끊임없이 자기개발에 힘쓸 것을 주문한다. 복지회관에서 교육을 하며 특히 주부들에게 한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4개월을 지속하지 못하는 것이란다. 나름대로 사정이 있겠지만 자기와의 약속을 지키는 것은 성숙한 인간으로서의 출발점이며 그것이야말로 약속된 미래를 보장받을 수 있는 것이라고.
또한 여성의 가장 소중한 특권이라면 뱃속에서부터 아이를 기를 수 있는 것이라며 자녀를 위한 희생이야말로 여성의 가장 아름다운 모습이라는 말을 빠트리지 않는다.
이제 김 과장은 퇴직후의 일들을 한번씩 구상한다. ‘조용한 집에서 개를 기르는 할머니’그녀의 조그만 꿈이다. 김 과장이 동물을 별나게 좋아하는 것은 그녀 주변사람이라면 다 알고 있다.
또 한가지가 있다면 노인들을 위한 전화상담소를 운영하고 싶다. “노인들은 참 외로워요. 그들의 친구가 되어주고 싶어요. 나 자신 그 분들과 같은 모습으로 같은 위치에서 얘기 나누면 더 공감하는 부분도 많을 테고…”
요즘 김 과장에겐 결코 쉽지 않은 고민거리가 하나 있다. 나날이 증가하는 가정폭력이 바로 그것이다. 상상을 초월하는 가정폭력 상담사례 앞에서 그녀의 여린 가슴은 무너져 내린다. 커 가는 구미 속에서 시민복지회관이 다 챙기기에는 역부족일까? 오늘도 이리저리 뛰며 교육을 계획하고 상담을 연구하는 그녀의 움직임은 바쁘기만 하다.
●김원지 리포터 wongee@lyco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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