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부양, 자녀 실업, 명퇴, 이혼, 질병 ...
곳곳에 생각지 못한 위험 수두룩
미리 챙기지 못하면 노후준비 ‘꽝’
“알려진 위험은 위험이 아니다.” 인생살이의 금언이다. 예측이 가능하거나 예상되는 일은 준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말하면 알려지지 않은 것은 가장 큰 위험이다.
노후준비를 착실히 해 나가더라도 준비하지 못했던 충격들엔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다.
모든 게 그렇지만 갑작스런 변화가 가장 무섭다. 질병이다. 병이 들어 일을 못하게 되고 자리에 몸 져 눕는 상황에 닥치면 가족들의 생계가 당장 걱정된다. 직장을 잃는 것은 둘째고 먼저는 치료에 드는 비용이 생활을 짓누르게 된다. 결혼한 경우 양가 부모 중 중한 병에 걸려 오랫동안 자리를 지키는 사람이 생기면 이 또한 생각지 못한 지출이 들어가게 된다. 이런 경우엔 부양가족이 추가로 더 생기는 상황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가족들의 보험뿐만 아니라 양가 부모들의 보험까지 챙겨볼 필요가 있다. 양가 부모 전부 또는 일부에 대해 책임져야 하는 상황도 만만치 않다. 최근에 외아들, 외동딸도 적지 않아 부모부양의 부담을 벗어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특히 부모가 노후대책이 안 돼 있는 경우는 더욱 그렇다. 따라서 부모의 노후대책에 대해서도 점검해봐야 한다.
‘부모 리스크’ 중에 요즘 들어 늘고 있는 것은 ‘노인의 노부모 부양’문제다. 60대가 90대 부모를 부양해야 하는 상황이다. 앞으로는 100세 고령자도 적지 않게 늘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노-노 부양’도 보험, 연금 등으로 보완할 수 있기 때문에 역시 자신의 노후와 함께 양가 부모의 노후까지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30대 후반부터 겪게 되는 명예퇴직에 대한 불안이 확산되고 있지만 실제로 명퇴를 준비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40대 초반부터 명퇴대상에 본격적으로 들어가지만 대부분 ‘50대 초반까지는 일할 수 있겠지’ 라는 안일한 생각에 차일피일 미루게 마련이다. 그러다가 갑자기 명퇴를 알리는 문자메시지를 받게 되면 ‘청천벽력’이 되는 것이다. “모든 직장인은 자영업자”라는 얘기를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다. 언제든 자리를 옮길 수 있도록 준비를 해놓고 능동적으로 대응하라는 주문이다. 가방만 들면 회사를 바꿀 자세가 돼 있어야 명퇴에서 해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사업은 잘 되다가도 한 번의 결정적인 실수로 망할 수도 있다. 자영업이 망하면 부채책임이 온 가족에게 퍼지면서 사업주였던 가장이 신용불량자로 전락, 사회와의 관계를 끊게 된다. 이후 가정을 꾸려갈 책임은 배우자에게 고스란히 떠넘겨진다. 배우자 역시 일자리를 가질 준비를 해야 한다. 마냥 가정주부로 살 수는 없게 돼 있다. 집에 있는 사람도 언제든 나가서 직장을 찾을 수 있는 대안이 필요하다.
이혼하거나 사별하는 경우도 상정해봐야 한다. 이혼률이 급등하면서 ‘돌싱’(돌아온 싱글)의 생활이 또 하나의 사회문화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이 경우엔 직장을 가지고 있지 않았던 사람에게 치명적이다. 정서적 충격과 함께 가계 충격이 연달아 오기 때문이다. 이 또한 자신의 능력을 키우는 활동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은퇴 이후에 찾아오는 가장 큰 불안은 건강과 경제적 문제지만 좀더 짚어보면 ‘장수 리스크’다. 얼마나 더 살지 예상할 수 없을 만큼 길어진 수명이 ‘축복’이 아니라 ‘저주’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아프고 돈 없는 생활을 1~2년이 아닌 30~40년을 살아야 한다면 이해할 만하다. 가지고 있는 재산이라곤 집 한 채와 죄꼬리 만한 연금 정도가 전부인 ‘베이비부머’세대들은 소비수준을 낮추거나 재산을 재조정하는 등 생활, 가계부 구조조정을 한번쯤 해봐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자녀리스크’도 만만치 않다. 제대로 교육되지 않은 자녀의 재수, 삼수 또는 취업을 하지 못한 자녀의 유학, 해외연수, 각종 생활비 등 예상치 못한 사교육비 등에 대한 준비도 해놔야 한다. 우리나라 청년취업은 고질병처럼 번져있다. 30대 자녀가 취업을 할 수 없다면 자연히 은퇴자금을 까먹게 된다. 자녀의 착실한 학업과 취업준비도 은퇴를 제대로 준비하기 위한 필수적인 위험관리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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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곳에 생각지 못한 위험 수두룩
미리 챙기지 못하면 노후준비 ‘꽝’
“알려진 위험은 위험이 아니다.” 인생살이의 금언이다. 예측이 가능하거나 예상되는 일은 준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말하면 알려지지 않은 것은 가장 큰 위험이다.
노후준비를 착실히 해 나가더라도 준비하지 못했던 충격들엔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다.
모든 게 그렇지만 갑작스런 변화가 가장 무섭다. 질병이다. 병이 들어 일을 못하게 되고 자리에 몸 져 눕는 상황에 닥치면 가족들의 생계가 당장 걱정된다. 직장을 잃는 것은 둘째고 먼저는 치료에 드는 비용이 생활을 짓누르게 된다. 결혼한 경우 양가 부모 중 중한 병에 걸려 오랫동안 자리를 지키는 사람이 생기면 이 또한 생각지 못한 지출이 들어가게 된다. 이런 경우엔 부양가족이 추가로 더 생기는 상황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가족들의 보험뿐만 아니라 양가 부모들의 보험까지 챙겨볼 필요가 있다. 양가 부모 전부 또는 일부에 대해 책임져야 하는 상황도 만만치 않다. 최근에 외아들, 외동딸도 적지 않아 부모부양의 부담을 벗어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특히 부모가 노후대책이 안 돼 있는 경우는 더욱 그렇다. 따라서 부모의 노후대책에 대해서도 점검해봐야 한다.
‘부모 리스크’ 중에 요즘 들어 늘고 있는 것은 ‘노인의 노부모 부양’문제다. 60대가 90대 부모를 부양해야 하는 상황이다. 앞으로는 100세 고령자도 적지 않게 늘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노-노 부양’도 보험, 연금 등으로 보완할 수 있기 때문에 역시 자신의 노후와 함께 양가 부모의 노후까지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30대 후반부터 겪게 되는 명예퇴직에 대한 불안이 확산되고 있지만 실제로 명퇴를 준비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40대 초반부터 명퇴대상에 본격적으로 들어가지만 대부분 ‘50대 초반까지는 일할 수 있겠지’ 라는 안일한 생각에 차일피일 미루게 마련이다. 그러다가 갑자기 명퇴를 알리는 문자메시지를 받게 되면 ‘청천벽력’이 되는 것이다. “모든 직장인은 자영업자”라는 얘기를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다. 언제든 자리를 옮길 수 있도록 준비를 해놓고 능동적으로 대응하라는 주문이다. 가방만 들면 회사를 바꿀 자세가 돼 있어야 명퇴에서 해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사업은 잘 되다가도 한 번의 결정적인 실수로 망할 수도 있다. 자영업이 망하면 부채책임이 온 가족에게 퍼지면서 사업주였던 가장이 신용불량자로 전락, 사회와의 관계를 끊게 된다. 이후 가정을 꾸려갈 책임은 배우자에게 고스란히 떠넘겨진다. 배우자 역시 일자리를 가질 준비를 해야 한다. 마냥 가정주부로 살 수는 없게 돼 있다. 집에 있는 사람도 언제든 나가서 직장을 찾을 수 있는 대안이 필요하다.
이혼하거나 사별하는 경우도 상정해봐야 한다. 이혼률이 급등하면서 ‘돌싱’(돌아온 싱글)의 생활이 또 하나의 사회문화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이 경우엔 직장을 가지고 있지 않았던 사람에게 치명적이다. 정서적 충격과 함께 가계 충격이 연달아 오기 때문이다. 이 또한 자신의 능력을 키우는 활동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은퇴 이후에 찾아오는 가장 큰 불안은 건강과 경제적 문제지만 좀더 짚어보면 ‘장수 리스크’다. 얼마나 더 살지 예상할 수 없을 만큼 길어진 수명이 ‘축복’이 아니라 ‘저주’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아프고 돈 없는 생활을 1~2년이 아닌 30~40년을 살아야 한다면 이해할 만하다. 가지고 있는 재산이라곤 집 한 채와 죄꼬리 만한 연금 정도가 전부인 ‘베이비부머’세대들은 소비수준을 낮추거나 재산을 재조정하는 등 생활, 가계부 구조조정을 한번쯤 해봐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자녀리스크’도 만만치 않다. 제대로 교육되지 않은 자녀의 재수, 삼수 또는 취업을 하지 못한 자녀의 유학, 해외연수, 각종 생활비 등 예상치 못한 사교육비 등에 대한 준비도 해놔야 한다. 우리나라 청년취업은 고질병처럼 번져있다. 30대 자녀가 취업을 할 수 없다면 자연히 은퇴자금을 까먹게 된다. 자녀의 착실한 학업과 취업준비도 은퇴를 제대로 준비하기 위한 필수적인 위험관리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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