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아이가 자라 학부모가 된다는 생각에 절로 웃음이 나기도 했던 지난 몇 개월. 그런데 막상 입학 카운트다운이 시작되니 하루하루 걱정이 늘어만 간다. 한글 받아쓰기 연습이라도 시켜볼까? 영어는 알파벳밖에 모르는데? 내 인생도 많이 달라질 텐데…. 리포터처럼 걱정 반 설렘 반으로 시간을 보내고 있을 새내기 학부모들을 위해 전문가와 선배맘들의 꼼꼼하고 생생한 조언을 들어보았다.
학습지도와 함께 생활지도 꼭 필요
초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있다면 이제부터는 학교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집에서 아이의 생활 습관을 바꿔주는 것이 필요하다. 영화초등학교 이현진 교사는 “생활 습관이 갖춰지기만 하면 학습 능력은 저절로 향상된다. 아침에 화장실 들르지 않은 아이, 아침 식사를 거른 아이는 지금 가장 필요한 것들을 생각하느라 수업에 집중할 수 없기 때문”이라며 수업에 충실할 수 있도록 입학까지 남은 기간에 생활 습관을 제대로 잡아줄 것을 권한다.
최소 두 달 전부터는 학교 시간표에 맞추어 생활하는 습관을 들여야 하는데, 아침에 일어나는 연습이 그 시작. 등교 시간이 아침 8시 40분 정도이므로 여유 있게 아침 식사를 하고 등교할 수 있도록 일찍 일어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매일 아침 허둥지둥 학교에 가거나 지각해서 학기 초부터 좋지 않은 인상을 심어줄 수 있다.
화장실에 규칙적으로 가는 것도 생활지도에서 꼭 필요하다. 지금까지 환경은 화장실에 가고 싶을 때는 가까운 거리에 있는 경우가 많아 참지 않아도 되지만, 입학한 뒤에는 한 시간 정도 참아야 하는 경우도 생기며, 많은 친구들과 화장실을 이용하기 때문. 대변 역시 정해진 시간에 보도록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이런 훈련이 되지 않으면 아이가 실수를 하면서 예민한 시기에 상처를 받는 일이 생길 수 있다. 화장실에 가고 싶지 않아도 쉬는 시간에 미리 다녀와야 한다는 이야기를 해주는 것이 좋다.
선생님과 친구들에 대한 예절을 지켜야 한다는 것도 꼭 지도해야 할 사항. 선생님과 친구들을 보면 먼저 인사하는 습관을 들이고, 선생님이 유인물을 나눠줄 때 두 손으로 받고, 친구들에게 도움을 받았을 때는 감사의 뜻을 표현할 줄 아는 기본적인 매너를 지킬 때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학교생활에서 좋은 기억으로 남는 학생과 친구가 될 수 있다. 이런 습관이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면서 스스로 자유를 누릴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임을 알려줄 것.
아이의 학습지도 “넘치는 것보다는 부족한 것이 낫다!”
엄마들이 ‘최소한 한글은 떼고 입학을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는데 사실 ‘한글을 뗀다’는 것은 참 정의하기 어려운 말이다. 요즘 아이들은 일찍부터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 다녀서 문자를 읽고 쓰는 것 정도의 한글 수준은 갖추고 온다는 것이 이현진 교사의 말. 동화책을 천천히 읽을 줄 알고, 소리 나는 대로 쓰더라도 한글의 자음과 모음을 글자답게 쓸 수 있으며,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짧게라도 구성해서 말할 줄 아는 정도면 충분히 학교 공부를 따라갈 수 있다고.
수학의 경우는 1학년이 되면 한 학기 내내 10이 되는 더하기와 빼기, 여러 가지 모양, 규칙, 50까지 수와 덧셈, 뺄셈 등을 배운다. 따라서 숫자를 50까지 읽고 쓸 수 있으며, 생활에서는 말하는 물건의 단위를 아는 정도면 된다. 최근 공교육에서도 ‘영어 몰입 교육’이 시작되면서 영어가 예비 학부모들의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영어유치원이나 학원에 다니다 온 아이들도 많고,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막막한 것이 사실이다. 사립초등학교에서는 1학년부터 영어 수업을 하지만, 공립은 3학년부터 영어 수업을 한다. 올해 1학년부터 영어 수업을시작한다고 하여 학부모와 교사가 모두 긴장을 했지만, 결국 2010년에는 3, 4학년의 영어 수업 시간을 종전의 1시간에서 2시간으로 늘리고, 2011년에는 5, 6학년의 영어 수업 시간을 2시간에서 3시간으로 늘리는 수준으로 결정되었다. 1학년은 영어 수업을 하지 않아 학교 수업을 위해 따로 준비할 사항은 없지만, 아이들의 수준이 천차만별이므로 미래를 위해 영어 노래나 비디오를 통해 영어를 접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만들어주는 것도 좋을 것이다.
부모도 교육 주체로 준비가 필요, 학교 참여는 바람직
아이의 학교생활 적응에 초점을 맞추며 준비하고 있지만, 사실 부모 역시 학교가 어떻게 돌아가고 학부모의 역할은 무엇인지 궁금하다. 둘 다 적응할 수 있는 방법을 찾다 보면 이런 저런 고민 끝에 부모가 어느 정도 학교에 참여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게 마련. 그래서인지 학교마다 선출하는 학부모 회의 종류와 명칭은 조금씩 다르지만, 1학년 아이들을 둔 학부모는 학급에서 한두 명 선출하는 어머니회나 학교운영위원회, 도서실 명예교사, 급식도우미 등에 서로 출마하려 하고, 고학년 자녀를 둔 학부모들은 서로 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보인다.
이현진 교사는 학교교육에 동참한다는 의미로 아주 바쁘다면 모르지만 아이가 다니는 학교 운영에 대한 정보를 가까이에서 보고 들을 수 있도록 교육의 한 주체로 참여해볼 것을 권한다. 예비 학부모들은 벌써부터 참여할 모임을 정해놓는 경우도 있는데, 아무래도 ‘우리 아이에게 뭔가 혜택이 돌아가지 않을까’하는 마음을 갖게 마련. 이현진 교사는 이런 학부모들의 기대가 걱정스럽다고 한다. “학부모 참여로 아이에게 큰 혜택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면 교사에게 실망합니다. 학교에 가끔 들르면서 교실 분위기와 아이가 적응을 잘하고 있는지 분위기 파악을 하는 기회로 여기고, 혜택이라면 교사와 학교에서 마주치면서 나누는 아이에 대한 상담 정도일 것입니다.”
박성희 리포터 kidsbed@naver.com
마디 없었다. 그리고 다시 나를 찾아 왔다. 사수의 길을 걸어서인지, 아니면 수도(修道)의 길을 걸었던 건지 참으로 편안해 보였다. 말에도 무게가 있고, 담담한 표정이었다.
“이번으로 대입은 끝내야 할 것 같습니다. 다시 한 번 도전하게 해달라고 사정해서 시작했습니다. 부모님께 송구하기도 하고, 나이도 있고 해서요.” “그럼 이번엔 어디로 지원하겠나?” “예, 서울대에 지원하겠습니다.”
별로 놀라지도 않았다. 나도 그 학생처럼 덤덤하게 “그래, 성적 볼까?”라고 물었다. L양은 성적표를 내밀었다. 지난해에는 일류 대학이라는 ○○대학에 지원해 불합격했다.
“모집군별로 세 군데는 지원할 수 있으니 가군은 ○○대학, 나군은 서울대….” “예, 그렇게 하려고요.”
뒤에 학생들이 기다리는 걸 의식했는지 “다음에 뵙겠습니다. 합격하고요”라는 말을 남기고 갔다. 고3 담임을 20여 년 하면서 사수생은 보지 못했다. 혹 있었을지라도 당당하게 졸업하고 나서 세 번을 찾아와 상담 후 원서를 제출한 학생은 처음이다.
서울대여서가 아니다. L양이 꼭 합격하기를 바랐다. 합격자 발표일, L양이 전화로 합격 사실을 알렸다. 그다지 들뜨지도, 기쁜 목소리도 아니었다. 그냥 합격했다는 얘기였다. 그만큼 성숙했나 보다. 그렇지만 난 합격이라는 목소리가 정말 반가웠다. 모든 시름과 힘듦이 다 사라졌다. 기쁨은 말할 수 없었다. 세간의 관심사인 서울대에 합격해서가 아니라 도전과 좌절, 이겨냄을 거듭한 L양의 자세가 기특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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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습지도와 함께 생활지도 꼭 필요
초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있다면 이제부터는 학교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집에서 아이의 생활 습관을 바꿔주는 것이 필요하다. 영화초등학교 이현진 교사는 “생활 습관이 갖춰지기만 하면 학습 능력은 저절로 향상된다. 아침에 화장실 들르지 않은 아이, 아침 식사를 거른 아이는 지금 가장 필요한 것들을 생각하느라 수업에 집중할 수 없기 때문”이라며 수업에 충실할 수 있도록 입학까지 남은 기간에 생활 습관을 제대로 잡아줄 것을 권한다.
최소 두 달 전부터는 학교 시간표에 맞추어 생활하는 습관을 들여야 하는데, 아침에 일어나는 연습이 그 시작. 등교 시간이 아침 8시 40분 정도이므로 여유 있게 아침 식사를 하고 등교할 수 있도록 일찍 일어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매일 아침 허둥지둥 학교에 가거나 지각해서 학기 초부터 좋지 않은 인상을 심어줄 수 있다.
화장실에 규칙적으로 가는 것도 생활지도에서 꼭 필요하다. 지금까지 환경은 화장실에 가고 싶을 때는 가까운 거리에 있는 경우가 많아 참지 않아도 되지만, 입학한 뒤에는 한 시간 정도 참아야 하는 경우도 생기며, 많은 친구들과 화장실을 이용하기 때문. 대변 역시 정해진 시간에 보도록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이런 훈련이 되지 않으면 아이가 실수를 하면서 예민한 시기에 상처를 받는 일이 생길 수 있다. 화장실에 가고 싶지 않아도 쉬는 시간에 미리 다녀와야 한다는 이야기를 해주는 것이 좋다.
선생님과 친구들에 대한 예절을 지켜야 한다는 것도 꼭 지도해야 할 사항. 선생님과 친구들을 보면 먼저 인사하는 습관을 들이고, 선생님이 유인물을 나눠줄 때 두 손으로 받고, 친구들에게 도움을 받았을 때는 감사의 뜻을 표현할 줄 아는 기본적인 매너를 지킬 때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학교생활에서 좋은 기억으로 남는 학생과 친구가 될 수 있다. 이런 습관이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면서 스스로 자유를 누릴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임을 알려줄 것.
아이의 학습지도 “넘치는 것보다는 부족한 것이 낫다!”
엄마들이 ‘최소한 한글은 떼고 입학을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는데 사실 ‘한글을 뗀다’는 것은 참 정의하기 어려운 말이다. 요즘 아이들은 일찍부터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 다녀서 문자를 읽고 쓰는 것 정도의 한글 수준은 갖추고 온다는 것이 이현진 교사의 말. 동화책을 천천히 읽을 줄 알고, 소리 나는 대로 쓰더라도 한글의 자음과 모음을 글자답게 쓸 수 있으며,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짧게라도 구성해서 말할 줄 아는 정도면 충분히 학교 공부를 따라갈 수 있다고.
수학의 경우는 1학년이 되면 한 학기 내내 10이 되는 더하기와 빼기, 여러 가지 모양, 규칙, 50까지 수와 덧셈, 뺄셈 등을 배운다. 따라서 숫자를 50까지 읽고 쓸 수 있으며, 생활에서는 말하는 물건의 단위를 아는 정도면 된다. 최근 공교육에서도 ‘영어 몰입 교육’이 시작되면서 영어가 예비 학부모들의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영어유치원이나 학원에 다니다 온 아이들도 많고,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막막한 것이 사실이다. 사립초등학교에서는 1학년부터 영어 수업을 하지만, 공립은 3학년부터 영어 수업을 한다. 올해 1학년부터 영어 수업을시작한다고 하여 학부모와 교사가 모두 긴장을 했지만, 결국 2010년에는 3, 4학년의 영어 수업 시간을 종전의 1시간에서 2시간으로 늘리고, 2011년에는 5, 6학년의 영어 수업 시간을 2시간에서 3시간으로 늘리는 수준으로 결정되었다. 1학년은 영어 수업을 하지 않아 학교 수업을 위해 따로 준비할 사항은 없지만, 아이들의 수준이 천차만별이므로 미래를 위해 영어 노래나 비디오를 통해 영어를 접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만들어주는 것도 좋을 것이다.
부모도 교육 주체로 준비가 필요, 학교 참여는 바람직
아이의 학교생활 적응에 초점을 맞추며 준비하고 있지만, 사실 부모 역시 학교가 어떻게 돌아가고 학부모의 역할은 무엇인지 궁금하다. 둘 다 적응할 수 있는 방법을 찾다 보면 이런 저런 고민 끝에 부모가 어느 정도 학교에 참여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게 마련. 그래서인지 학교마다 선출하는 학부모 회의 종류와 명칭은 조금씩 다르지만, 1학년 아이들을 둔 학부모는 학급에서 한두 명 선출하는 어머니회나 학교운영위원회, 도서실 명예교사, 급식도우미 등에 서로 출마하려 하고, 고학년 자녀를 둔 학부모들은 서로 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보인다.
이현진 교사는 학교교육에 동참한다는 의미로 아주 바쁘다면 모르지만 아이가 다니는 학교 운영에 대한 정보를 가까이에서 보고 들을 수 있도록 교육의 한 주체로 참여해볼 것을 권한다. 예비 학부모들은 벌써부터 참여할 모임을 정해놓는 경우도 있는데, 아무래도 ‘우리 아이에게 뭔가 혜택이 돌아가지 않을까’하는 마음을 갖게 마련. 이현진 교사는 이런 학부모들의 기대가 걱정스럽다고 한다. “학부모 참여로 아이에게 큰 혜택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면 교사에게 실망합니다. 학교에 가끔 들르면서 교실 분위기와 아이가 적응을 잘하고 있는지 분위기 파악을 하는 기회로 여기고, 혜택이라면 교사와 학교에서 마주치면서 나누는 아이에 대한 상담 정도일 것입니다.”
박성희 리포터 kidsbed@naver.com
마디 없었다. 그리고 다시 나를 찾아 왔다. 사수의 길을 걸어서인지, 아니면 수도(修道)의 길을 걸었던 건지 참으로 편안해 보였다. 말에도 무게가 있고, 담담한 표정이었다.
“이번으로 대입은 끝내야 할 것 같습니다. 다시 한 번 도전하게 해달라고 사정해서 시작했습니다. 부모님께 송구하기도 하고, 나이도 있고 해서요.” “그럼 이번엔 어디로 지원하겠나?” “예, 서울대에 지원하겠습니다.”
별로 놀라지도 않았다. 나도 그 학생처럼 덤덤하게 “그래, 성적 볼까?”라고 물었다. L양은 성적표를 내밀었다. 지난해에는 일류 대학이라는 ○○대학에 지원해 불합격했다.
“모집군별로 세 군데는 지원할 수 있으니 가군은 ○○대학, 나군은 서울대….” “예, 그렇게 하려고요.”
뒤에 학생들이 기다리는 걸 의식했는지 “다음에 뵙겠습니다. 합격하고요”라는 말을 남기고 갔다. 고3 담임을 20여 년 하면서 사수생은 보지 못했다. 혹 있었을지라도 당당하게 졸업하고 나서 세 번을 찾아와 상담 후 원서를 제출한 학생은 처음이다.
서울대여서가 아니다. L양이 꼭 합격하기를 바랐다. 합격자 발표일, L양이 전화로 합격 사실을 알렸다. 그다지 들뜨지도, 기쁜 목소리도 아니었다. 그냥 합격했다는 얘기였다. 그만큼 성숙했나 보다. 그렇지만 난 합격이라는 목소리가 정말 반가웠다. 모든 시름과 힘듦이 다 사라졌다. 기쁨은 말할 수 없었다. 세간의 관심사인 서울대에 합격해서가 아니라 도전과 좌절, 이겨냄을 거듭한 L양의 자세가 기특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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