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낳기 무서운 나라, 정부가 미워”

지역내일 2010-01-04
내일신문 여론조사에서 이명박정부에 가장 비판적인 층은 20대와 30대 여성들로 나타났다. 왜일까. 20대후반과 30대 여성은 일자리와 결혼, 출산과 육아를 동시에 고민하는 세대다.
기성세대에 비해 고학력에 독립적이며, 아이를 낳은후 현실과 부딪치면서 비판의식도 높다.
내일신문은 이들 여성유권자의 속마음을 생생하게 듣기 위해 지난 2일 설 연휴기간 집중 취재를 실시했다. 취재 결과 이들의 공통점은 정부의 출산 정책을 매우 잘 알고 비판적이라는 것이다. 초보엄마들이 모이면 정부의 보육정책과 지자체장의 보육정책이 최대 관심사이고 부정적 여론이 높다고 입을 모았다.
첫돌이 지난 딸을 키우는 신미영(30)씨는 “정부가 출산을 장려하지만 고소득자만 아이를 낳아야 할 판”이라며 “병원에서 필수 예방접종을 권하는 항목에도 의료보험이 적용안돼 1번 접종에 10만원”이라고 말했다. 결혼생활 3개째인 황정현(29)씨는 “직장에서 출산 휴가를 내기 힘들고 사내 유치원도 없어 아이 낳기 두렵다”며 “분유값 한달 20~30만원에 기저귀 값, 예방접종비 등 지속적으로 들어가는 돈은 너무 많은데 정부는 이런 현실을 알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출산 계획중인 김선정(30)씨는 “정부와 정치권이 아이를 낳으라고 홍보만 할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도움을 달라”며 “예를 들어 대다수 산모들이 제왕절개 수술을 하고 불임 부부도 늘어나는데 이들의 어려움을 해결할 적극적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희은(31)씨도 출산과 일에 대한 고민 때문에 정치권에 바라는 점이 많다. 윤씨는 “근무시간을 조정하는 것도 눈치가 보이고 육아휴직은 신청하기 힘들다”며 “출산 장려를 위해서 법으로 보장한 내용을 잘 실천하는 기업에 인센티브를 주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서울거주 2030세대 초보 엄마들은 6월 서울시장 선거에서 보육공약에 주목할 것이라고 말했다. 출산 후 휴직중인 정진희(29)씨는 “지방선거 후보자들의 비정규직 보육정책을 살펴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미영(30)씨는 “아이를 낳은 후 엄마와 아기가 함께 하는 구청 프로그램이 있는데 경쟁률이 매우 치열하다”며 “보육정책을 보고 서울시장을 뽑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소원 전예현 기자 hope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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