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평균 구매자 140여 명, 일산지역 기증량 1.5톤이나 된다는 ‘아름다운가게 일산점’에는 오늘도 자원봉사자들의 따뜻한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그중에서도 5년째 지속적인 기부와 봉사 활동으로 모두의 귀감이 되고 있는 조지량(52·산들마을)씨를 만나 나눔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얼마 전 등산을 하다가 발을 다쳐 3주 만에 봉사활동을 나왔다는 그는 이날 대학생인 딸 김연정(26)씨와 함께였다. 4년 만에 맞은 화이트 크리스마스의 감동처럼 연말연시 딸과 함께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 그의 모습은 인심 좋은 이웃집 아줌마의 푸근함 그 자체였다.
“친구가 아름다운가게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있었어요. 그렇게 친구를 따라 한두 번 봉사활동을 하다가 기부도 하게 되었지요. 여기에 봉사하러 오신 분 대부분이 그렇게 기부와 봉사를 겸하고 있습니다.”
특별한 일이 없으면 매주 토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2시까지 아름다운가게 일산점에서 봉사를 한다는 조씨는 이제 버려지는 물건들만 보면 쓸 만한 것을 추려 아름다운가게로 들고 가는 것이 일상이 되었다. 함께 운동하는 지인부터 같은 아파트에 살고 있는 이웃들까지 ‘필요 없거나 싫증난 물건’을 그에게 가져다주는 것은 기본. 심지어 아파트 단지 내 이사를 하거나 재활용 쓰레기를 버리는 날이면 사용가능한 물건들을 미리 챙기기에 바쁘다고.
“재활용 쓰레기를 버리는 날이면 고급 골프채부터 생활 인테리어 소품까지 정말 좋은 물건들이 많이 버려지는데요. 저 혼자 하기에는 좀 벅찬 감이 있어 홍보 전단지라도 붙이고 싶은 심정이에요. 싫증이 나 버리는 물건들이 있으면 힘들게 돈 주고 버리지 마시고, 픽업도 가능하니 아름다운가게로 전화해서 함께 나눔을 실천하면 좋겠습니다.”
아름다운가게 자원봉사자가 되려면 자원활동센터에 신청을 하고, 본부에서 진행하는 교육과 물류센터에서 진행하는 되살림 교육까지 총 7시간의 교육을 이수해야한다. 교육을 이수하면 각 매장이나 센터에 배정이 되고, 월요일에서 토요일까지 오전(10시~오후 2시)/ 오후(2~6시)반으로 분반되어 활동을 하게 된다.
“저는 인사동에서 이틀 동안 교육을 받았는데, 다들 자원봉사는 하고 싶지만 이 교육이 부담스러워 꺼려하는 것 같아요. 일산점의 봉사자는 41년생 시니어부터 대학생까지 60여 명이 활동하고 있는데, 활동 시간이 들쑥날쑥해서 어떤 때는 혼자서 일을 할 때도 많습니다. 지금은 딸아이가 함께 하는 날이 많지만 좀 더 많은 분들이 나눔과 순환을 실천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리고 교육을 받아 보면 어떤 물건들이 얼마나 기증이 되는지, 물건의 수리나 가격책정, 판매의 과정은 어떻게 진행되는지 꼼꼼히 알게 되어 더욱 적극적으로 봉사를 할 수 있습니다. 또한 기부와 봉사가 어렵다면 아름다운 가게에서 물건을 구입하는 것 역시 나눔의 또 다른 실천이므로 구매를 통해 나눔에 동참하시길 바랍니다.”
조지량씨는 초기에는 매장 청소부터 시작하여 물건의 디스플레이와 가격 책정, 그리고 손님의 응대까지 다양한 활동을 해 왔으며, 지금은 매장 내에서 카운터를 보고 있다.
“나를 필요로 하는 곳이 있어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기쁨이란 말로 표현할 수 없습니다. 특별히 경제활동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한 사회의 일원으로 나눔과 순환에 동참 할 수 있어 뿌듯하고 좋은 기분이랄까요. 특히 일산이라는 지역사회에서 얻은 자원을 이곳에서 함께 나누도록 작은 다리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 무엇보다 큰 보람입니다.”
이남숙 리포터 nabisu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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