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명숙 전 총리로부터 2006년 12월 20일 총리공관 오찬에 산업자원부 장관 등을 함께 초대한다는 연락을 받고는 한 전 총리가 자신의 공기업 사장 취임을 돕기 위해 산업자원부에 얘기를 해주고 총리공관 오찬 자리를 마련하는 것이라 판단하여 감사의 뜻을 전달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권오성)가 22일 한 전 총리를 뇌물수수 혐의로 불구속 기소하며 공개한 수사 결과다. 검찰 수사 결과만 보면 한 전 총리가 공관 오찬 모임을 주선한 것으로 나온다. 금품 수수 여부와 관계없이 한 전 총리가 곽 전 사장의 공기업 사장 선임을 위해 움직였음을 보여주는 정황이다.
오찬 모임에서 한 전 총리는 당시 산업자원부 장관이었던 현 정세균 민주당 대표에게 곽 전 사장을 잘 부탁한다는 취지의 말을 했고, 곽 전 사장은 오찬 후 한 전 총리와 둘만 남아 있는 기회에 2만 달러와 3만 달러가 담겨있는 편지봉투 2개를 건넸다고 곽 전 사장이 진술했다고 검찰은 밝혔다.
◆“다른 공기업 사장 갈 것”이라고 얘기 = 대한석탄공사 사장 공모에서 탈락한 곽 전 사장이 한국남동발전 사장으로 선임된 과정에 한 전 총리가 개입한 정황도 일부 공개됐다.
곽 전 사장은 검찰 조사에서 “석탄공사 사장 후보 1순위로 추천되었음에도 임명되지 못하자, 한 전 총리가 이번에는 임명되지 않았으나 곧 다른 공기업 사장으로 가게 될 것이라는 얘기를 했다”는 진술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통화기록 등 객관적인 증거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곽 전 사장의 진술은 남동발전 사장 선임까지 한 전 총리가 챙겼음을 보여준다. 검찰은 이같이 한 전 총리가 곽 전 사장의 공기업 사장 선임에 적극적인 역할을 한데는, 1998년부터 맺어진 친분이 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98년 대한통운이 한 전 총리가 운영하는 여성단체의 행사경비를 후원하면서 처음 인연을 맺은 후 사적으로 만나 식사를 하고 자녀의 결혼식에도 참석할 정도의 친분을 유지해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러한 밀접한 관계가 곽 전 사장이 2005년 6월 대한통운 사장에서 물러난 뒤 한 전 총리에게 공기업 등의 사장으로 선임될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취지의 부탁을 몇 차례에 걸쳐 하는 것으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곽 전 사장 홀로 남았다는 주장 의문 = 검찰이 공개한 수사 결과만 보면 한 전 총리가 처음부터 끝까지 곽 전 사장의 공기업 사장 선임을 챙긴 것처럼 여겨진다. 그러나 허점이 적지 않다. 일부 정황증거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결정적인 증거는 곽 전 사장의 진술이 유일하다.
한 전 총리는 곽영욱 전 대한통운 사장으로부터 “일원 한푼도 받지 않았다”고 관련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가장 큰 쟁점은 한 전 총리의 금품수수 여부다. 금품을 받지 않았다면 친분 있는 사람의 인사문제를 알아보는 것이 죄는 안된다. 검찰이 공개한 한 전 총리의 공관 오찬 모임 주최는 정황증거일 수 있는 있어도 직접적인 증거는 못된다. 한 전 총리와 곽 전 사장, 둘이 대면한 자리에서 5만 달러가 오고갔는지가 관건이다. 곽 전 사장이 홀로 남아 전달했다는 게 검찰의 공소내용이다.
하지만 그 오찬 모임에 참석했던 정세균 대표의 주장은 다르다. 정 대표의 핵심 측근은 “정 대표가 당시 모임에서 가장 늦게 나온 사람으로 자신을 기억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측근은 정 대표가 한 전 총리와 둘만 있을 때 당 대표 출마를 도와달라고 얘기 했던 것 같다고 전했다. 실제 정 대표는 2006년 12월 29일 당으로 복귀했다. 곽 전 사장이 홀로 남았다는 주장과는 상반되는 내용이다. 이에 대해 한 전 총리측은 “진술의 일관성과 신빙성도 없는 상황에서 병석에 있는 70세 노인의 주장만을 바탕으로 기소한 것”이라고 관련 혐의를 부인했다.
선상원 기자 won@naeil.com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권오성)가 22일 한 전 총리를 뇌물수수 혐의로 불구속 기소하며 공개한 수사 결과다. 검찰 수사 결과만 보면 한 전 총리가 공관 오찬 모임을 주선한 것으로 나온다. 금품 수수 여부와 관계없이 한 전 총리가 곽 전 사장의 공기업 사장 선임을 위해 움직였음을 보여주는 정황이다.
오찬 모임에서 한 전 총리는 당시 산업자원부 장관이었던 현 정세균 민주당 대표에게 곽 전 사장을 잘 부탁한다는 취지의 말을 했고, 곽 전 사장은 오찬 후 한 전 총리와 둘만 남아 있는 기회에 2만 달러와 3만 달러가 담겨있는 편지봉투 2개를 건넸다고 곽 전 사장이 진술했다고 검찰은 밝혔다.
◆“다른 공기업 사장 갈 것”이라고 얘기 = 대한석탄공사 사장 공모에서 탈락한 곽 전 사장이 한국남동발전 사장으로 선임된 과정에 한 전 총리가 개입한 정황도 일부 공개됐다.
곽 전 사장은 검찰 조사에서 “석탄공사 사장 후보 1순위로 추천되었음에도 임명되지 못하자, 한 전 총리가 이번에는 임명되지 않았으나 곧 다른 공기업 사장으로 가게 될 것이라는 얘기를 했다”는 진술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통화기록 등 객관적인 증거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곽 전 사장의 진술은 남동발전 사장 선임까지 한 전 총리가 챙겼음을 보여준다. 검찰은 이같이 한 전 총리가 곽 전 사장의 공기업 사장 선임에 적극적인 역할을 한데는, 1998년부터 맺어진 친분이 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98년 대한통운이 한 전 총리가 운영하는 여성단체의 행사경비를 후원하면서 처음 인연을 맺은 후 사적으로 만나 식사를 하고 자녀의 결혼식에도 참석할 정도의 친분을 유지해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러한 밀접한 관계가 곽 전 사장이 2005년 6월 대한통운 사장에서 물러난 뒤 한 전 총리에게 공기업 등의 사장으로 선임될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취지의 부탁을 몇 차례에 걸쳐 하는 것으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곽 전 사장 홀로 남았다는 주장 의문 = 검찰이 공개한 수사 결과만 보면 한 전 총리가 처음부터 끝까지 곽 전 사장의 공기업 사장 선임을 챙긴 것처럼 여겨진다. 그러나 허점이 적지 않다. 일부 정황증거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결정적인 증거는 곽 전 사장의 진술이 유일하다.
한 전 총리는 곽영욱 전 대한통운 사장으로부터 “일원 한푼도 받지 않았다”고 관련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가장 큰 쟁점은 한 전 총리의 금품수수 여부다. 금품을 받지 않았다면 친분 있는 사람의 인사문제를 알아보는 것이 죄는 안된다. 검찰이 공개한 한 전 총리의 공관 오찬 모임 주최는 정황증거일 수 있는 있어도 직접적인 증거는 못된다. 한 전 총리와 곽 전 사장, 둘이 대면한 자리에서 5만 달러가 오고갔는지가 관건이다. 곽 전 사장이 홀로 남아 전달했다는 게 검찰의 공소내용이다.
하지만 그 오찬 모임에 참석했던 정세균 대표의 주장은 다르다. 정 대표의 핵심 측근은 “정 대표가 당시 모임에서 가장 늦게 나온 사람으로 자신을 기억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측근은 정 대표가 한 전 총리와 둘만 있을 때 당 대표 출마를 도와달라고 얘기 했던 것 같다고 전했다. 실제 정 대표는 2006년 12월 29일 당으로 복귀했다. 곽 전 사장이 홀로 남았다는 주장과는 상반되는 내용이다. 이에 대해 한 전 총리측은 “진술의 일관성과 신빙성도 없는 상황에서 병석에 있는 70세 노인의 주장만을 바탕으로 기소한 것”이라고 관련 혐의를 부인했다.
선상원 기자 won@naeil.com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