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신문이 만난 사람 - 대안 공간 ''아트스페이스 미테 조승기씨''

대안공간이 필요한 사람. 모두 모여라!

지역내일 2009-12-08 (수정 2009-12-08 오전 11:19:01)


미테를 기점으로 보다 더 멀리 날수 있는 꿈을 꾸다
작가들이 운영하는 대안공간이기에 오히려 이해해주는 부분도 많다. 전시회에 작가들 개인이 작품을 직접 들고 오는 경우는 다반사다. 작가로 활동하며 국립, 사립 미술관, 심지어는 대안공간이라 명명하는 곳에서도 권위적이고 권력집단의 구조로 운영되어가는 것에 대한 염증을 느끼는 작가들이 대부분이다. 미테는 그 모든 것이 없는 공간, 누구에게나 열린 공간이다.
대인시장 안. 예전의 무도회관 공간에 대안공간이 생긴 것은 지난 6월 정도이다. 조각을 전공한 조승기 씨는 일반 사설 미술관이나 시립 미술관 등에서 할 수 없는 일들을 이곳에서 기획하고 전국의 작가들을 대상으로 상설 전시를 진행하고 있다.
조 씨는 “속된 표현으로 유명해지기 전에는 전시를 할 공간조차 없는 것이 우리 작가들이고 그것이 늘 안타까웠다. 개인전시를 하려해도 전시장 대관료가 만만치 않아 호주머니 사정 뻔한 작가들은 부담이 크다”며 “늘 대안 공간, 즉, 자유롭게 전시하고 작가들끼리 교류할 수 있는 공간이 부러웠고 그런 공간을 꿈꾸었다. 이제 시작이고 아직은 작은 공간이지만 이곳을 바탕으로 좋은 작가들이 커갔으면 하는 바람이 미테를 만들게 했다”고 말한다.
<미테>는 지하에 속해있는 공간을 지칭하는 <밑에>라는 말에서 지어진 명제다. 여러 가지 함축의 의미가 있다. ‘가장 낮은 곳으로’라는 ‘밑에’와, 관변단체이든 여러 가지 협회이든, 모임, 어디에서도 인정받기 싫어하고 인정받지 못하는 작가군인 ‘밑에’라는 의미도 있다.
이곳에서는 현재, 작가공모 기획전, 개인전, 해외교류 전시에 선정된 작가들의 작품 디스플레이, 설치 및 현지안내를 돕는 역할을 하며, 광주 및 타 지역, 국외 작가들과의 소통과 교류, 네트워크 구축을 희망하고 있으며 함께하고 싶어 하는 누구나 참여가 가능하다.

작지만 알차고 단단한 출발 - 시작이 반이다.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가장 쉽게 <미테>의 견고한 성격과 만들어지게 된 배경을 알 수 있다. “아트스페이스 미테는 국가나 정부의 기금을 받지 않는(못 받은) 독립적 대안공간이다. 서울, 광주, 경상 등 전국에서 모인 여섯 명의 작가가 원래 무도학원이었던 지하공간을 전시공간으로 탈바꿈시키는 공사를 하였고, 전시를 위한 업무를 함께 한다. 또, 비영리 시각예술전문 전시공간으로 작가 간 커뮤니티, 국내외에 작가 소개 및 홍보, 상업 갤러리 또는 국공립 미술관과의 연계를 통하여 신진, 젊은 작가들의 활로를 모색한다. 아트스페이스 미테는 권력과 권위를 추구하지 않으며, 미술협회, 미술단체와 관계된 일은 하지 않는다. 게다가 대한민국미술대전 이하 유사한 성격의 모든 공모전을 반대한다.”
“재정적인 지원 없는 운영이 어려워 아무도 선뜻 손을 대지 못하던 일이다. 나 역시 미리 조금이라도 알았으면 손을 대지도 않았을 것이다. 이미 주사위는 던져졌다. 앞으로 20년은 이 자리에서 대안공간을 지킬 생각이다. 자생적인 대안공간이 더 많이 생겨 활성화가 되고, 세계적으로 알려져 사람들이 모아진다면 예향, 문화중심도시 광주는 더 탄력을 받을 것이다. 굳이 관광 벨트를 만들지 않아도 이 지역은 관광명소가 될 것이다”는 조 씨는 “꿈같은 일이다”고 바람을 말한다.
6월 문을 열기 전, 미리 시행한 작가선정 공모는 해외에서도 참여해 스스로 수준을 높여갔다. “이렇게 많은 작가들이 대안공간을 필요로 하고 있는지 정말 몰랐다”고 조 씨는 말한다. 작가 공모를 통해 선정된 작가들에게는 전시를 할 수 있는 대여 공간 뿐 아니라 전시를 하는 동안 머무를 수 있는 게스트 하우스도 제공한다. 벌써 이곳을 거쳐 간 작가들은 많다. 작가와 작품 수준이 이미 검증을 받았다는 얘기다. 현재도 전국의 24명의 선정 작가들 중, 마지막 작가들의 전시가 진행 중이다.

사업이 끝난 대인시장. 여전히 진행 중인 아트스페이스 미테
2008년 여름부터 대인시장은 북적거렸다. 작가들이 비엔날레의 일환으로 시장 안으로 들어간 것이 그 시작이다. 상인들과 작가들이 어울려 작업하고 오픈마켓과 오픈 스튜디오를 병행하면서 유명세를 탔고 전국을 넘어 세계적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11월 말로 2009년 사업이 끝났다. 2010년, 다시 사업을 시작하기 전까지 모든 작업실과 레지던스의 장기, 단기 프로그램까지도 사업 종료를 해야 한다.
아트스페이스 미테는 다르다. 국가나 미술관련 각 단체들의 경제적 지원을 받지 않은 독립적 대안 공간이기 때문에 여전히 독립적으로 움직인다. 12월 한 달 동안 미테의 선정 작가들의 전시는 여전히 진행된다.
“작가들이 운영하는 대안공간이기에 오히려 이해해주는 부분도 많다. 전시회에 작가들 개인이 작품을 직접 들고 오는 경우는 다반사다. 작가로 활동하며 국립, 사립 미술관, 심지어는 대안공간이라 명명하는 곳에서도 권위적이고 권력집단의 구조로 운영되어가는 것에 대한 염증을 느끼는 작가들이 대부분이다. 미테는 그 모든 것이 없는 공간, 누구에게나 열린 공간이다.”
2010년 새해에는 이미 구축된 네트워크 구성으로 해외전시 일정이 잡혀있다. 태국, 네팔, 필리핀, 케냐 등의 나라다. 현재는 전시일정의 디테일한 부분까지 토의 중이다.
문의 : 018-618-0817
범현이 리포터 baram8162@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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