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샤론스톤의 가슴을 갖고 싶다”

성형외과 찾은 50대 강남 주부 50%가 가슴성형 원해, 자가지방이나 필러로도 가능

지역내일 2009-12-03
강남의 한 성형외과가 내원 환자 17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전체 응답자 중 코성형을 받고 싶다는 사람이 29%로 가장 많았고, 그 다음으로 눈성형(24%), 가슴성형(23%) 순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흥미로운 사실은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가슴에 대한 관심이 많다는 것. 가슴성형을 원하는 환자는 20대가 19%, 30대가 22%인 반면, 40대는 43%, 50대는 무려 50%나 되었다. 뒤늦게 가슴에 집착하는 50대 주부들, 그녀들의 진솔한 고백을 들어보자.

가슴에 대한 콤플렉스, 극복하고 싶다
영화 ‘원초적 본능’의 샤론스톤이 지난 8월호 프랑스 잡지인 ‘파리마치’ 표지 화보에 탄력 있는 가슴을 적나라하게 노출한 채 등장했다. 어느덧 그녀 나이 50을 넘었지만 군살 없고 볼륨감 넘치는 완벽한 S라인을 과시한다. 우리나라 50대 여성들도 샤론스톤처럼 섹시한 가슴을 염원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피부의 탄력이 떨어지듯이 가슴도 처지고 볼륨도 줄어든다. 특히 출산이나 수유 이후 여성들은 가슴에 대한 콤플렉스가 생기고 50대 이상 주부들은 노화와 중력으로 가슴이 처지기 마련이다. 잠원동의 오미정(50)주부는 젊었을 때부터 빈약한 가슴 때문에 항상 자신감이 없었다. 여름이면 깊게 파인 티셔츠 속으로 드러나는 여성들의 풍만한 가슴라인을 보면서 더욱 주눅이 들었다. 게다가 결혼 후에는 남편이 자신의 작은 가슴을 못마땅해 하는 거 같아 자존심이 상했다. 가슴을 크게 해준다는 수입 의약품도 발라보고 교정용 속옷도 사용했지만 별 효과가 없었다. 그녀는 “아직까지도 자격지심이 사라지지 않아 수술을 통해서라도 자신감을 회복하고 싶다”고 말한다. 또 압구정동에 사는 최영란(52)주부는 그동안 애들 키우고 살림하느라 자신을 돌아볼 겨를이 없었다. 2년 전, 남편에게 젊은 여자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그 충격으로 이혼까지 생각하면서 극심한 우울증에 시달렸다.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나 자신을 위해 투자하고 싶다. 주름수술도 받고 가슴성형도 하고 싶다“고 고백한다.

보형물 삽입은 옛말, 자신의 지방 활용 가능
이런 현상에 대해 라마르클리닉(청담점) 방준모 원장은 “특히 폐경기에 접어들면 여성들은 신체적·정신적으로 상실감을 겪게 되는데 이러한 상황이 가슴성형을 결심하게 하는 원인이 된다”고 진단한다. 나이가 들어서도 여성다움을 지키며 좀 더 당당하고 자신 있는 삶을 살아가고 싶은 주부들의 소리 없는 아우성인 것이다. 반포에 사는 김미숙(51)주부는 “할머니처럼 쭈글쭈글해지는 가슴을 보면서 10년 후 더 늘어져 있을 가슴을 상상하면 끔찍할 뿐이다. 수술을 고려해 보지만 부작용이나 통증에 대한 두려움이 커 망설이고 있다”고 토로한다. 도곡동의 이정순(50)주부는 “출산, 수유로 인해 30대부터 가슴이 늘어져 스트레스를 받았다. 40대가 되자 점점 더 증세가 심해져 대중목욕탕이나 헬스장, 찜질방 등 옷을 벗어야 하는 곳은 꺼려했는데 남편이 이해해 주고 적극적으로 권유해 수술을 받기로 했다”고 말한다. “최근에는 굳이 보형물 삽입이 아니라도 바이오 줄기세포 유방성형술처럼 자신의 지방을 이용하거나 필러로도 성형이 가능하다. 유방의 모양이나 처짐 정도, 피부의 탄력도, 여분 지방량 등에 따라 적합한 수술법을 선택하면 된다”고 방 원장은 조언한다. 양재동의 정미연(51세)주부는 “‘절벽’이라는 놀림을 오랫동안 받았다. 군살 없는 날씬한 몸매와 얼굴도 그런대로 봐 줄만 한데 어떤 옷을 입어도 맵시가 나지 않는 것은 빈약한 가슴 때문이었다.”면서 “가슴 발달에 좋다는 운동도 하고 체중도 늘려봤지만 원하는 가슴 모양을 만들 수 없었다”고 털어 놓는다.

가슴은 단순한 신체기관이 아닌 여성의 자존심
우면동의 박진희(53)주부는 내년 3월 재혼을 앞두고 있다. “10년 전 불의의 사고로 남편을 잃고 동갑내기인 남자 친구를 만나 재혼까지 이르렀다. 그런데 축 늘어진 가슴이 신경 쓰여 수술을 고심 중이다“고 말한다. 청담 서울성형외과 김현철 원장은 “사실 가슴성형은 부담이 큰 수술의 하나로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만족스러운 결과와 환자의 안전일 것이다. 최근에는 배나 허벅지 등의 필요 없는 지방을 활용하여 가슴의 볼륨을 살릴 수 있으므로 일석삼조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중년여성들은 젊은 층과 달리 크기에 치중하지 않고 옷맵시에 어울리는 자연스러운 형태를 선호한다. 이는 가슴을 성적 매력보다는 자신감의 상징으로 여기기 때문이다. 또한 여성에게 있어 가슴은 단순한 신체기관이 아닌 그 이상의 의미이며, 여성으로서의 자존감을 표현한다. 중년에 이르러서도 가슴 콤플렉스에 시달리는 50대 여성들은 수술을 통해서라도 자신감을 회복하고 싶어 전문병원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김선미 리포터 srakim200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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