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 문화센터 인기 강사

일산농협(마두) 문화센터 ‘사물놀이 한뫼풍물’ 장구석 강사

신명나게 놀아보는 풍물 한마당

지역내일 2009-11-07
장구의 북편이 ‘두둥둥’ 울리자, 채편이 ‘따따따’ 성마르게 좇아간다. 흥겨운 우리가락은 어느새 사람들의 어깨를 살랑살랑 흔들기 시작했다.
매주 금요일, 일산농협(조홍구조합장) 문화센터 건물은 한바탕 기분 좋게 진동한다. 오후 2시 반부터 3시간가량 이어지는 ‘사물놀이 한뫼풍물(중급반)’의 장구울림 때문이다. 원래 풍물은 농촌에서 집단노동이나 명절 때 흥을 돋우기 위해서 연주하던 음악으로, 사물놀이보다 지역의 토속 장단이 그대로 살아있는 게 특징이다.
“자진 모리 한번 갑시다!”
장구석 강사(46·백석동)가 앞서서 장단에 들어갔다. 덩덩 덩따궁따, 덩따궁따 덩따궁따~~. 이어서 회원들의 장구가 ‘덩덩’ 하며 따라간다. 온 몸의 긴장이 풀리면서 빠른 장단에 취하는 느낌. ‘풍물에 빠지면 망치소리만 들려도 어깨가 들썩인다’는 단원들의 이야기가 우스개 소리가 아닌 것이다.
당장이라도 피부 밖으로 흥이 터져나올 듯한 풍물 수업은 이 곳에서 15년 된 최장수 프로그램이다. 장씨는 4년째 회원들을 가르치고 있는데, 그의 경력을 보면 화려하기 그지없는 전통예술가다. 우선 중학교 2학년 때부터 풍물을 시작해 32년간 우리 음악, 우리 가락을 연주하고 가르쳐왔다. 사사받은 스승만 해도 송순갑 선생(충청 경기 웃다리), 전인삼 선생(호남우도 농악), 이준용 선생(무형문화재 제7-9호 호남우도농악)에 이른다. 현재 장씨는 무형문화재 호남우도농악 전수조교(보유자 전단계)다. 그동안 활동했던 풍물패는 ‘김덕수 패 사물놀이 한울림’, ‘두레패 사물놀이’와 ‘경기도립 국악단’ 사물놀이 등이다, 공연무대는 86아시안게임 개폐회식, 88동계 올림픽 개폐회식 특별공연, 98일본 나가노 동계아시안 게임 등이 있었고, 작은 공연을 모두 합치면 1000회가 넘는다고 한다.
그가 신입회원이나 13년 된 회원에게 똑같이 강조하는 것은 ‘우리 가락을 느끼면서 연주하는 것’이다. “제가 풍물을 한 지가 30년이 넘었지만, 우리의 호흡이라든지 울음, 소리를 제대로 내는 것이 항상 어렵습니다. 마치 피아노를 건반만 두드리는 게 아니라 발판을 밟으면서 음을 강하고 길게 뻗을 때 다른 소리가 나는 것처럼. 전통음악도 어떻게 연주하느냐에 따라 느낌이 다릅니다. 그래서 연륜이 쌓여도 항상 배워야 하는 것입니다”
13년째 풍물을 배우고 있는 심혜자(67·행신동)씨는 “풍물은 배울수록 어려운 것인데, 선생님은 정말 자세한 부분까지 가르쳐서 실력이 많이 늘었다”고 말한다. 이종근(67·백마)씨는 “국악원도 다녀봤지만, 장 선생님의 전문적인 강의가 더 맘에 든다”고 말한다. 멀리 김포에서 오는 이성은(35·사우동)씨는 “풍물을 잘 가르치기로 유명하신 분으로, 자기가 가진 것을 학생들에게 모두 다 쏟아주려는 열정이 남다른 것 같다”고 말한다.
그런 장구석 강사가 문화센터, 초등학교, 장애인 학교의 풍물팀을 가르치면서 한 가지 아쉬웠던 점이 있다고 한다.
“지금 공공 기관, 동사무소에서 풍물 교실을 많이 열고 있습니다. 이렇게 배우고 나면 대회나 공연을 해야 배우는 사람이 더 신나게 할 수 있는데, 우리 지역에는 그런 것이 없습니다. 나이 드신 분들은 이 풍물을 하면 가락을 외우니까 치매 예방이 되고, 선반(서서 하는 풍물)을 하면 운동도 아주 많이 됩니다. 이런 회원들이 한바탕 공연할 수 있는 대회가 꼭 하나 있었으면 합니다.” 우리 가락을 30년간 전해온 풍물선생님의 소박한 바람이다.
서지혜 리포터 sergilove00@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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