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생각 났어요. 화정동에 있는 머슴과마님. 누룽지백숙 맛남’. 얼마 전에 핸드폰으로 받은 문자다. ‘머슴과마님’이라면 원당역과 행신동 GS마트 사이의 대로변에 있는 큰 식당. 차를 타고 오가면서 간판이 커서 눈에 띄었고, 이름이 재미있어서 기억에 남았던 곳이다. 가을이 깊어가는 저녁, 몸도 마음도 스산해진다. 이럴 때일수록 기운이 필요한 법. 닭백숙이라면 좀 도움이 되려나.
머슴과마님에 가보니 넓은 주차장이 꽉 차 있을 정도로 손님이 많았다. 2층으로 된 건물의 한 벽면에는 ‘경기으뜸음식점’이라는 큰 현수막이 걸려 있다. 신발을 벗고 안으로 들어가 식탁에 앉으니 상에 흰 종이를 깔고 세팅을 해준다. 괜히 귀한 손님이 된 듯한 기분이 든다. 곧 이어 넓은 접시에 연한 녹색 배추와 부추가 조화를 이룬 싱싱한 겉절이가 가득 나온다. 참기름 향이 고소하다. 똑같은 크기의 접시에 무김치와 갓김치도 있다. 무김치는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주는데 아삭아삭 씹는 맛이 좋다. 갓김치 특유의 쌉싸래한 맛도 일품이다. 화채그릇만한 넓은 그릇에 물김치도 가득 담겨나온다. 국자로 개인그릇에 덜어 맛을 보니 시원하면서도 목에 넘어갈 때의 끝맛은 칼칼했다. 네 가지 종류의 김치들이 모두 구수하면서도 심심한 닭백숙과 아주 잘 어울리는 맛이다.
오늘의 주인공 누룽지닭백숙은 넓은 접시에 쫙 엎어진 모습의 닭과, 커다란 뚝배기에 누룽지가 있는 닭죽으로 따로 담겨 나온다. 연한 닭을 사용한 것인지, 오래오래 푹 고아서인지 뼈가 잘 발라지고, 살도 부드럽게 씹혀 넘어간다. 몸에 기운을 더해주는 대추와 밤, 인삼, 마늘도 눈에 띈다. 소금에 찍어 간간하게 먹기도 하고, 다양한 김치들과 궁합을 맞춰 맛을 보기도 한다.
닭을 다 발라먹으니 벌써 배가 불러왔지만, 누룽지가 담긴 닭죽을 맛봐야 할 것 같아 그릇에 조금 덜었다. 긴 시간 닭에서 우려낸 뽀얀 국물과 찹쌀, 누룽지의 고소한 맛이 어우러져 닭죽도 맛있었다. 양이 많이 남은 죽을 포장해달라고 하니 신속하게 포장용기에 넣어준다.
● 메 뉴 : 오리세트 4만3000원, 닭세트 3만8000원, 누룽지오리백숙 3만5000원, 누룽지닭백숙 3만원, 쟁반막국수 1만2000원(대) 1만원(소)
● 위 치 : 고양시 덕양구 화정동 143
● 영업시간 : 오전 10시~오후 10시
● 휴 무 일 : 연중무휴
● 주 차 : 가능
● 문 의 : 031-966-5700, 967-4700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