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하아트센터에서는 10월 31일까지 ‘공가공갈단’ 전을 연다. 2009년 6월부터 시작된 ‘공가공갈단’은 도시 속 빈 집을 들여다보면서, 그 안에 머물러있던 추억과 시간을 되돌아보는 프로젝트다.
6월 24일부터 7월 7일까지 문화일보 갤러리에서 열린 1차 전시에서는 시인 기형도의 ‘빈 집’처럼 쓸쓸하고 고단한 집의 기억을 보여주었다. 재개발을 앞두고 허물어진 왕십리의 어느 동네에서 수집한 갖가지 물건들과 아무도 거닐지 않는 옛 골목을 누비는 한 여인의 발걸음이 있었으며, 모두 떠나고 허무하게 비어있는 집 속에 덩그러니 모여 있는 집 먼지와 그 집 밖에서 아무 일 없다는 듯 아름답게 피어오르는 푸른 식물이 있었다. 그리고 함께 있지만 함께하는 의미가 없어 비어버린 가슴속 빈 집이 있었다.
이번 2차 전시에서는 다른 빈 집을 보여주고자 한다. 첫 번째 전시에서 다섯 명의 작가가 자기만의 빈 집을 만들었다면, 두 번째 전시에서는 함께 하나의 빈 집을 만들어낸다. 그 집은 난곡에 실제로 존재했던 집이다. 지금은 사라지고 없는 그 집의 도면을 교하아트센터 갤러리 안에 실제 크기로 다시 그리고, 그 안의 각각의 공간을 작가들이 하나씩 구현해낼 것이다. 안방에는 옛 사람들의 사랑과 눈물, 기쁨이 묻어있는 이불과 그 옆에는 일터에서 열심히 일하고 허기진 배를 달래던 쓸쓸한 밥상이 놓일 것이다. 욕실에는 우리의 지친 몸을 닦아주던 욕조와 기억이 하나씩 묻어있는 타일들이 설치될 예정이다. 또 바깥 작은 마당에는 때 묻은 옷이 깨끗하게 세탁된 모습으로 빨랫줄에 걸려있을 지도 모른다.
이처럼 우리들이 기억하는 그 다정하고 살가운 옛집을 만들어낼 것이다. 비록 지금은 사라지고 없지만 그 집은 아직도 우리 가슴에 여전히 남아있다. 집은 단지 몸을 눕히는 곳이 아닌 유년기와 성장과정, 지금까지의 모든 모습이 머물고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신도시로 부각되고 있는 교하에는 온통 새 집들 뿐이다. 그곳에 옛 집을 짓는 이유는 새 집만큼 아름다운 헌 집을 보여주기 위해서다. 새로운 미래를 꿈꾸며 들뜬 마음으로 이사한 새 집도 언젠가는 헌 집이 된다. 그리고 그 안에 가득 찬 누군가의 시간을 품은 채 언젠가 허물어진다. 하지만 그 집이 새 집이든 헌 집이든 그 안에서 우리의 희망과 꿈은 부풀어 오른다. 작가들이 짓는 집이 당신의 과거와 미래가 만나는 즐거운 경험의 장이 되길 소망한다. 우리는 그 집에서 당신의 시간을 붙잡아둘 것이다.
문의 031-940-8522
이난숙 리포터 success62@hanmail.net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6월 24일부터 7월 7일까지 문화일보 갤러리에서 열린 1차 전시에서는 시인 기형도의 ‘빈 집’처럼 쓸쓸하고 고단한 집의 기억을 보여주었다. 재개발을 앞두고 허물어진 왕십리의 어느 동네에서 수집한 갖가지 물건들과 아무도 거닐지 않는 옛 골목을 누비는 한 여인의 발걸음이 있었으며, 모두 떠나고 허무하게 비어있는 집 속에 덩그러니 모여 있는 집 먼지와 그 집 밖에서 아무 일 없다는 듯 아름답게 피어오르는 푸른 식물이 있었다. 그리고 함께 있지만 함께하는 의미가 없어 비어버린 가슴속 빈 집이 있었다.
이번 2차 전시에서는 다른 빈 집을 보여주고자 한다. 첫 번째 전시에서 다섯 명의 작가가 자기만의 빈 집을 만들었다면, 두 번째 전시에서는 함께 하나의 빈 집을 만들어낸다. 그 집은 난곡에 실제로 존재했던 집이다. 지금은 사라지고 없는 그 집의 도면을 교하아트센터 갤러리 안에 실제 크기로 다시 그리고, 그 안의 각각의 공간을 작가들이 하나씩 구현해낼 것이다. 안방에는 옛 사람들의 사랑과 눈물, 기쁨이 묻어있는 이불과 그 옆에는 일터에서 열심히 일하고 허기진 배를 달래던 쓸쓸한 밥상이 놓일 것이다. 욕실에는 우리의 지친 몸을 닦아주던 욕조와 기억이 하나씩 묻어있는 타일들이 설치될 예정이다. 또 바깥 작은 마당에는 때 묻은 옷이 깨끗하게 세탁된 모습으로 빨랫줄에 걸려있을 지도 모른다.
이처럼 우리들이 기억하는 그 다정하고 살가운 옛집을 만들어낼 것이다. 비록 지금은 사라지고 없지만 그 집은 아직도 우리 가슴에 여전히 남아있다. 집은 단지 몸을 눕히는 곳이 아닌 유년기와 성장과정, 지금까지의 모든 모습이 머물고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신도시로 부각되고 있는 교하에는 온통 새 집들 뿐이다. 그곳에 옛 집을 짓는 이유는 새 집만큼 아름다운 헌 집을 보여주기 위해서다. 새로운 미래를 꿈꾸며 들뜬 마음으로 이사한 새 집도 언젠가는 헌 집이 된다. 그리고 그 안에 가득 찬 누군가의 시간을 품은 채 언젠가 허물어진다. 하지만 그 집이 새 집이든 헌 집이든 그 안에서 우리의 희망과 꿈은 부풀어 오른다. 작가들이 짓는 집이 당신의 과거와 미래가 만나는 즐거운 경험의 장이 되길 소망한다. 우리는 그 집에서 당신의 시간을 붙잡아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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