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일꿈]내 인생의 버킷리스트

지역내일 2009-11-18
내 인생의 버킷리스트
제원진 (흥국생명 홍보실 주임)

내가 지금 하는 말과 행동이 상대방과 마지막으로 나누는 대화라면 어떨까요? 혹시 이런 상상을 해보셨나요?
정신분석 전문의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는 생의 마지막에 서 있는 불치병 환자들을 찾아가 인터뷰를 하고 우리에게 보고 느낀 점을 책을 통해서 알려줬습니다. 베스트셀러였던 ‘인생수업’이 그가 쓴 책 제목입니다.
살 수 있는 날이 불과 몇 개월에 불과한 이들은, 자신보다는 건강한 신체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을 향해 하고 싶은 말을 엘리자베스 박사에게 말하더군요. 이들 대답의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쉽게 예측할 수 있고 단순한 말인데요. ‘오늘을 살라고, 현재를 즐기라’는 진리 중의 진리인 말이었지요.

“늘 사랑하고 웃고 배우라”
엘리자베스는 인터뷰를 토대로 만든 ‘인생수업’에서 끊임없이 “지금 순간이 생의 마지막이 될 수 있으므로 사랑하고(Love) 웃고(Laugh) 배우라(Learn)”는 메시지를 전합니다.
유례 없는 전세계 경기침체로 경제위기를 탈출하기 위해 아등바등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 주변을 돌아보라는 훈훈한 이야기는 가슴 뭉클하게 합니다. 맞는 말이기도 합니다. 틀린 말은 아니지요.
하지만 그의 말대로 무조건 웃고 즐기기에는 현실이 녹록치 않은 것도 사실입니다.
10대들은 소위 명문대를 가기 위해 낮에는 학교, 밤에는 학원을 전전하고 있고, 20대들은 취업을 위해 졸업까지 미루고 대학 5학년, 6학년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공부에 매달리고 있기 때문이지요. 30대는 직장과 결혼에 신경쓰느라 옆을 둘러보지 못하죠.
그런데 이럴 때일수록 엘리자베스 박사의 메시지처럼, 생의 마지막이 다가온다고 가정하고 우리 모두 꼭 하고 싶은 일과 만나고 싶은 사람에 대한 리스트를 작성하는 건 어떨까요?
영화 ‘해바라기’에서 10년을 선고 받고 장기복역 중인 주인공의 유일한 취미는 교도소를 나갈 경우, 하고 싶은 일을 리스트로 적어 보관하는 것이었습니다. 복역 중에 석방 순간을 상상하며 리스트를 작성하는 주인공은 희망을 바라보며 힘든 순간을 넘기지요.

나만의 리스트를 만들어보자
우리도 현실이 어려워 앞만 보고 달려가고 있지만 주위를 신경쓸 수 있도록 자기만의 리스트를 한번 만들어보자구요. 부모님께 효도하고 싶었던 일이나 그동안 일에 바빠 만나지 못했던 친구들의 이름들을 써넣어 봅시다.
백혈병에 걸려 갑자기 시한부 인생을 선고 받은 사랑하는 사람들 곁을 떠난 30대 청년, 말기 유방암 판정을 받아 치료 중인 50대 아주머니, 영화 같은 인생을 살다가 우리 곁을 떠난 위암 말기의 고 장진영씨 등이 내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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