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신문이 만난 사람 - 광주 아트가이드 ‘편집장 서동환(40)’

광주아트 가이드는 문화 가이드

지역내일 2009-11-19 (수정 2009-11-19 오전 10:59:01)


광주 아트 가이드(Gwangju Art Guide)를 만나면 예술의 흐름이 보인다
젊다. 젊어서 이리저리 생각을 미처 하기 전에 행동으로 옮겼다. 누가 하라고, 너 아니면 안 된다고 등을 떠민 것도 아닌데 마치 일생일대의 사명처럼 행동으로 옮겼다. 필요하다고 생각한 지는 6년. 고민한지는 6개월. 사람을 찾아다니며 시장조사를 한 지는 3개월. 그리고 현장에서 발로 뛰더니 바로 창간 준비호가 몸을 드러냈다. 속전속결이다.
“생각보다 광주 지역 안에서 반응이 좋다. 미술인이면 모두들 필요하다고 생각했던 부분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지만 그것이 바로 내가 될 것이라는 생각은 못했었다. 내가 갖고 있는 주변 여건이 나를 더 하게 스스로를 담금질했는지도 모른다.”
물론 고민도 많았다. 지면으로 출간하는데 드는 비용의 문제이다. 자비로 무가지를 생산해 우편발송을 한다면 아마도 이 이야기를 듣는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머리를 갸우뚱할 일이다. 하지만 앞으로도 자비를 들여 매달 3천부를 출간 예정이다.

누군가, 언젠가는 해야 할 일이면 내가 먼저 하자
광주는 인구대비 미술인들이 가장 많은 도시로 손꼽힌다. 예향(藝鄕)이다. 더구나 예전처럼 중앙 화단에서 인지도 높은 작가들이 이 지역으로 내려오는 것이 아닌, 이 지역을 바탕으로 영역을 넓혀가는 작가들이 중앙 화단의 해피콜을 받고 입성하는 형식이다. 이미 이 지역미술의 우수성이 인정받았다는 뜻이다.
광주아트 가이드를 기획하고 만들어내는 힘의 근원은 생각보다 근원적이면서도 단순하다. 인정받은 이 지역 작가들은 중앙화단 뿐 아니라 아트 마켓이나 아트 페어, 해외 레지던스 프로그램 등을 통해 세계로 나가고 있다. 하지만 지역 안에서는 오히려 무관심이다. 우리가 먼저 그들의 작품을 보고 인정해주는 풍토를 만들어 힘을 실어주고 싶은 것이 아트가이드를 만들게 한 힘의 원동력이다.
서동환 편집장의 본업은 디자인이다. 미술을 벗어날 수 없는 직업이다. 주로 미술인들의 전시회 도록을 맛깔난 감각으로 제작해내 인기가 높다. 이구동성 미술인들이 묻는다. '뭐, 먹고 살아?' 저렴한 가격으로 멋진 도록을 만들어 내서 듣는 말이다.
“6년 전 지인의 전시를 보러 서울의 인사동을 걸으면서 만난 가이드북은 너무 고마웠다. 전시를 보러가 무턱대고 돌아다닐 수는 없는데, 가이드북은 누가, 어디서, 무슨, 전시를 하는 지 일목요원하게 알려주는 역할을 충분히 하고 있었다. 실제 그 가이드북의 도움을 받아 좋은 전시를 짧은 시간 안에 감상할 수 있었다.”며 그런 가이드 역할을 해내고 싶다고 말한다.
다시 6개월 전 광주 시립미술관 창작스투디오에 입주해 있는 대전의 작가로부터 대전의 아트가이드를 소개 받은 후 서 편집장은 바로 실천으로 옮긴다. “광주 지역의 미술 관련의 모든 것들을 담는 그릇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이 아니면 늦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어서 바로 행동으로 옮긴 것이다”고 시작의 동기를 설명한다.

1달 1권 발행, 매월 말에 미술행사를 무가지로 받아볼 수 있어
아트 가이드 안에는 광주 미술의 모든 것을 담을 예정이다. 장르를 넘어 조각, 회화, 문인화, 서예, 도자기, 생활 공예까지 미술과 관련된 모든 것을 담아 미술인들이 살아갈 수 있는 영역을 조금이라고 넓혀가고자 한다.
또, 광주 시민들과 같이 만들고자 노력한다. 간단한 행사라도 미술에 관련된 것이라면 게재할 것이며 알리미 역할도 해낼 생각이다. 주변의 작은 조촐한 행사라도 알려주면 반드시 게재하겠다는 기본 방침인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광주아트가이드는 광주시민과 함께 만들어가는 문화 가이드가 되길 바란다.
아직은 미미하지만 미술인들의 자발적인 회원 가입으로 운영을 할 예정이다. 앞으로도 계속자비를 들여 매달 3천부를 인쇄 배포할 것이며, 현재 46개 화랑과 미술관 박물관 등에 배포하고 있는 광주아트가이드를 차후로는 광주은행 전지점과 KTX, 공항으로 까지 배포를 늘려갈 당찬 계획도 갖고 있다.
“막상 시작을 해보니 힘이 드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멈추지 않을 것이다. 개인적인이긴 하지만 미술을 너무 사랑한다. 원시시대부터 미술은 표현의 방식이었다. 문자가 만들어지기 전 표현 수단은 음성이었을지 모르지만 기록은 그림, 회화였다. 그것이 주술적이었든, 기록화였든 현대까지 남아 우리 인류의 과거를 알게 해주는 유일한 소통 기구이다. 그런 일을 하고 싶다. 광주아트가이드를 만들어내며 이 지역 미술의 전반적인 흐름을 일반인들에게도 알리고 싶고, 이 시대의 철학을 담아 기록으로 남기고 싶다.”
문의 : 010-2607-8615
범현이 리포터baram8162@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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