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발 주인의 흔적과 그 가치에 집중했어요”

김달진문학제 백일장 수상-김숙희 주부

지역내일 2009-11-14
가을로 드는 하늘 맵시가 윤기를 뽐내던 9월 하순. 반지동에 사는 김숙희 주부는 남편 대동하고 백일장 시상식에 참여했다. 얼떨결에 참가한 김달진문학제 기념 백일장 대학일반부 산문부분에서 참방에 입상해버린 것이다. “대회에 참여하는 고등학생 딸을 지지하러 갔다가, 기다리는 동안 아무 준비도 없이 덜컥 참가하게 됐는데..사실 좀 민망하네요”라며 수줍음 살짝 전한다.
산문부에 주어진 글제는 신발이었다. 숙희씨는 예쁜 신발을 보면 탐을 내는 습성이 있다며 “제 신발이 젤로 많은 우리집 신발장을 떠올리며 신발 주인의 흔적과 그것의 소중한 가치에 집중했어요. 자신의 내 외면을 지나는 길과 자리를 생각하며, 깔끔하게 그리고 정돈되게라는 이미지와 가치관을 깔고 썼어요. 자신에 대하여 흐트러지고 싶지 않은 욕구를 읽고 드러낸 것 같아요”라고 말한다.
숙희씨의 일터는 상남사회교육센터이다. 상남동 주부들과 더불어 교양과 교감의 성장을 일구는 10년 지기인 그녀는, 역시 글쓰기에 교육에 관심이 많다. 국문과를 졸업하고 작가 협회 등에서 문학 수업 받기도 했다. 글쓰기 붐이 후끈 달아오르던 98년 무렵에 창원대 평생교육원 독서지도사 1기를 수료했다. “저의 글쓰기 추구는 가슴입니다. 머리의 글이 아닌 가슴의 글, 유려한 문장보다는 따끈한 생명력이 다른 사람의 가슴으로 전달되는 글쓰기를 소중히 생각합니다”라며 “글을 쓴다는 것이 누군가로부터 인정받고 꼭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것이 아니지만, 그래도 공감을 일으키는 글의 가치는 귀하다 하겠지요. 어렵지 않아요. 머릿속에 다양한 거리들이 있다면 그것에 대한 갈래잡기를 하고나서 자기 나름의 논조를 펴가는 거예요”라고 전한다. 글제가 주어지면 보이는 물건 자체를 묘사하기보다, 이 글제를 통해 무엇을 원하는지 가늠할 필요가 있어요. 그에 맞추어서 가슴이 명하는 대로 솔직히 써 나가면 대개는 공감하는 글이 된답니다. “아! 그렇지라고 하게 되는 글, 자신의 말로 쓰는 글, 자연스런 정서와 공감이 묻어나는 글이 좋다고 하지요. 그러기 위해 나올 거리 제공 즉, 아웃풋을 위한 인풋이 아주 중요합니다. 수행평가 등의 부담을 넘어 좋아서 하는 책읽기를 통해 글쓰기 힘이 길러지기를 바랍니다”라고 한다.

윤영희 리포터 ffdd777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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