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조사로 국가의 지식 역량 파악”

정확한 조사는 정확한 통계로 이어지고 국가정책의 배경돼

지역내일 2000-10-22 (수정 2000-10-23 오후 2:14:20)
먼저 11월부터 시작할 예정인 인구주택 총조사에 대해 설명해달라.
인구주택 총조사는 사회구조를 파악하는 기초 조사이다. 인구, 가구, 주택을 파악해 그 사회가 가지고 있는 구조
나 특성을 분석하는 것이다.
통계중의 통계이고 국가기본 통계조사라고 보면 된다. 이러한 조사는 우리나라만 하는 것이 아니다. 세계 모든
나라에서 실시하고 있다. 그것도 각 나라에서 최대규모로 하고 있는 것이다. 오는 11월1일부터 10일간 전국 모
든 가구를 대상으로 조사하게 된다.

인구주택 총조사는 5년에 한번씩 하는 것으로 아는데 이번 조사가 가지고 있는 특징을 말해달라.
인구주택 총조사는 5년을 주기로 조사한다. 5자로 끝나는 해와 0자로 끝나는 해의 조사 내용이 조금 다르다. 5자
로 끝나는 해는 일반적인 조사를 한다. 질문내용도 기본적인 내용이다.
하지만 0자로 끝나는 해는 심층적인 조사를 한다. 질문내용이 기본적인 것 외에도 다른 심층적인 질문을 하게 된
다. 올해 하는 조사는 특히 몇 가지 특징을 가지고 있다. 21세기 시대변화 속에서 새로운 정책수요가 일어나는 분
야. 이 분야에 대한 조사를 한다.
첫 번째가 지식기반사회의 도래다. 지식국가로 이행을 해야 국가경쟁력이 생기게 된다.
지식관련 항목을 설정해서 우리나라의 지식역량과 지식정도를 파악하게 된다. 예를 들면 교육수준은, 교육기간
은, 대학에서의 전공은, 실제로 전공한 분야와 현재 종사하는 직업과의 상관관계는 등이다.
우리가 인적자원을 충실히 활용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상관관계의 분석자료가 있어야 하는데 현재까지 없는 상
황이다. 분포와 구조를 파악해야 국가적으로 인력자원을 어떻게 양성하고 활용해야 하는지 알 수 있다.
두 번째가 정보화 진전정도를 파악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컴퓨터는 보유하고 있는지, 컴퓨터는 사용할 줄 아는지, 얼마나 자주 사용하는지,
인터넷은 사용할 줄 아는지, 어느 정도 수준인지 등이다. 이러한 것을 세대별, 연령별, 지역별 등으로 알아보게
된다. 지금까지 민간쪽에서 행정자료등을 이용해 소규모로 조사해 발표한 적은 있지만 전국적인 규모로 조사해
본 적은 없었다. 이러한 조사를 통해 세대간, 계층간, 지역간 어느 정도 격차가 있는지 알아볼 수 있다. 이것을 파
악함으로써 소위 한국사회의 정보화 진전정도를 알 수 있다. 이러한 자료를 기반으로 내년에는 정보화 격차와 소
득의 격차가 어떠한 상관관계를 가지고 있는지 밝혀볼 생각이다.
세 번째는 고령화 사회에 관련한 조사다.
65세 이상의 노인이 전체 인구의 7%를 넘으면 고령화사회라고 부른다. 14%가 넘으면 고령사회라고 한다. 또
21%가 넘으면 초 고령사회라고 부른다. 우리 사회도 금년을 기점으로 7%가 넘어서고 있다.
고령화가 어느 정도 진전이 되었는지. 고령화 사회가 되면서 고령자의 생계는 누가 책임지는지. 65세 이상의 노
인들의 거동불편 정도는 어느 정도인지 파악된 자료가 없다.
네 번째는 복지사회 관련 항목이다.
예를 들면 우리나라 사람이 사용하는 방수는, 평수는, 자동차는, 주차시설 등 복지관련 항목을 조사하게 된다.
이번 조사는 예전과 조사하는 방법이 달라진다. 자기 기입식 방식을 처음 도입한다. 자기 기입식 방식이란 자신
이 직접 설문 내용을 기입하는 것이다.
아직도 우리나라 사람들은 낯선 사람이 조사하는 것에 대해 거부감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이러한 방식이 도입되게 되었다. 자신이 기입하면서 의문이 나는 점은 080-
527-2000으로 전화하면 무료로 안내해 준다.
마지막으로 이번 조사는 디지털 지도를 이용하게 된다. 예전엔 이러한 조사를 하게 되면 누락되거나 중복되는 경
우가 많았다. 이번 조사는 60가구를 1단위로 하게 되는데 이를 쪼개는 작업이 쉽지 않다.
하지만 이번엔 국가지리정보시스템을 이용해 내용을 컴퓨터에 입력하면 60가구의 경계가 정확히 그어진다. 심
지어 출입구조차 정확하게 나타난다.

아직도 국민들은 조사에 대해 민감한 반응을 보인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어떠한 방법을 사용할 계획인가.
앞서 언급한 자기 기입식 방법을 도입하게 된 이유가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이다.
또한 조사원의 신원을 확인할 수 있도록 복장과 표식을 사용할 것이다.

인구주택 총조사 자료와 주민등록 자료와는 어떤 차이점이 있는가.
돈도 많이 들이면서 굳이 조사하는 이유를 모르겠다는 사람이 있다. 하지만 주민등록은 너무 자료가 빈약하다.
이것으로는 국가정책을 만들 수 없다. 주민등록과 실제거주가 다른 경우가 많은 것이 사실이다.
실제 그 곳에 거주하는 사람을 파악하여야 버스정류장을 설치해도 정확할 수 있지 않겠는가.

이번에 실시되는 인구주택 총조사는 어떻게 활용하는가.
국가 기본 통계조사로 국가 정책의 기초자료다.
경제나 교육, 복지, 지역개발 등 모든 분야가 이 자료가 없으면 운용이 어려워진다.
지식정보강국은 지식의 정도나 정보의 정도를 파악해야 한다. 고령화 정도를 파악하면 노인정책과 연결되어진
다. 지역개발의 기초자료로 쓰여진다.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조사이기 때문에 시군구와 같은 자치단체는 이러
한 일을 할 수 없다.
또한 학술연구 자료의 기초로 쓰인다. 한국사회가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를 연구하는 기반이 된다.
이와 함께 200여개 국가들이 인구주택 총조사를 벌이고 있기 때문에 국제간의 비교자료로도 쓰이게 된다. 민간
기업들이 마케팅 전략을 세울 때도 귀중한 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

내년에 열릴 예정인 통계올림픽을 소개해달라.
내년 8월에 우리나라 서울 코엑스 컨벤션센터에서 세계 통계 대회가 열린다. 세계에 있는 학자, 정부관계자, 통
계이용자들이 모여서 통계이슈와 관련한 토론을 벌인다.
1회 대회가 1887년에 로마에서 처음 열렸다. 올림픽보다도 역사가 깊다. 2년 간격으로 대륙을 바꾸면서 열리고
있다.
통계 올림픽 준비 현황과 앞으로의 전망을 말해달라.
전 세계에서 통계인이 2천여명 모일 예정이다. 우리나라를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또한 세계 각 국의 통계 이
론과 방법, 기법을 배울 수 있다.
발표 논문 수도 8백여편에 이를 것으로 본다. 이만큼 큰 학술대회도 흔지 않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인구주택 총조사에 관련해 국민들에게 한 말씀해달라.
조사원들이 가가호호 방문할 예정인데 낯선 사람이라며 문을 안 열어준다. 어떤 항목에 대해서는 응답을 기피하
는 경향도 보인다. 또한 단독, 노인, 부재가구가 늘어나면서 면담 자체가 불가능해지는 경우가 늘고 있다. 이 조
사는 국가, 지역정책의 기초자료이기 때문에 나와 관계없는 조사가 아니다. 나에게 혜택이 돌아오는 조사다. 협
조해주길 간곡히 부탁드린다.
부정확한 조사는 부정확한 통계로 이어지고 이것은 부정확한 국가정책의 배경이 된다. 결국 국민들에게 피해가
돌아온다.
/대담:김종필 충청본부장 jpkim@naeil.com
/정리 : 윤여운 기자 yuyoo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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