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합문화공간이 대세인 요즘, 작은 찻집들도 변신을 꾀한다. 단순히 차만 마시는 것이 아니라 문화적인 혜택도 누리고 눈이 즐거운 시간도 더불어 가질 수 있다. 조촐하게 수다 떨기에도 좋은 가을 속 찻집으로 떠나보자. 엄마들이 삼삼오오 모여 자주 찾는 곳이라 더욱 친근하기만 한 그곳, 거기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전통찻집&다기 판매, 산수다원
인사동쯤이나 가야 있을 법한 전통찻집을 영통에서 만났다. ‘산수다원.’ 딱딱하기만 한 건물의 2층이 한지와 하늘하늘한 천 덕분에 전통의 옷을 갈아입었다. 한지로 투박하게 말아놓은 커튼, 고운 색의 천을 덮은 형광등에서는 은은한 조명이 비춘다.
산수다원의 주인 민경순 씨가 추천한 상(上)품의 세작이 내어진다. 보온병과 퇴기, 잔, 속이 훤히 비치는 귀여운 주전자, 곶감과 한과가 곁들여진 다식도 함께다. 처음 온 사람에겐 민경순 씨가 방법을 일러준다. 쉽게 그리고 맘껏 녹차를 우려먹을 수 있다. 산수다원에서는 생활다도를 강조한다. 바른 자세와 두 손으로 받치고 먹는 기본만 갖춘다면 복잡한 과정이나 격식 없이도 편안하게 녹차를 즐길 수 있다.
세작의 첫맛은 부드럽다. 그리고 씁쓸함이 없다. 목 넘김이 좋다는 얘기다. ‘지리산 야생차밭에서 가져온다’는 문구가 눈에 들어온다. 편안한 음악과 차를 접하고 있자니 북적대던 일상이며, 생각과 행동들이 조금씩 내려놓아진다. 인근 경희대 학생들부터 직장인, 주부 등 손님 연령층도 다양하다. 사람들은 “있다 가면 마음이 편안하고 맑아지는 곳”이라고 말한다.
한쪽 벽면의 나무선반엔 다기들이 전시·판매되고 있다. 화학 유약이 아닌 전통의 손길로 만든 다기들만을 취급한다. 물론 종류별 차도 구입할 수 있다. 청소년과 주부 대상의 다도강좌도 이뤄진다. 차는 뇌세포를 활성화시켜 집중력도 길러주고, 덤벙대던 성격도 차분하게 바꿔준다. 생활 속 다도를 통해 어른도 아이도 차처럼 은은하고 여유로워지기를 바라는 주인의 의지가 담겨있다. 순수채식요리인 감자피자와 야채쟁반국수도 적극 추천한다. 모임 전에 미리 예약만 하면 신선한 식사를 즐길 수 있다.
산수다원의 가을은 한지 커튼 너머로 보이는 세상처럼 쉼표의 연속이다.
Tip.
영통구 영통동 1008-12번지 2층
녹차 외에 오미자·생강·산수유·감잎·국화차 등 판매(5000원~2만원)
오전 11시~오후 11시, 2·4주 일요일은 휴무
031-238-2208
커피&인테리어소품 판매, 플로르 까사
아파트촌으로 둘러싼 천천동의 작은 카페. 하얀색 문을 들어서자 왼쪽으론 작은 찻집, 오른쪽은 인테리어 소품 판매장이다. 소품카페라는 ‘플로르 까사’는 작지만, 주인 유권일 씨처럼 개성이 넘친다. 뒤죽박죽 쌓여있는 추억의 책들도 그렇고, 벽면 곳곳에 걸린 운치 있는 그림들도 그렇다. 차를 마시면서 둘러보는 재미가 쏠쏠할 수밖에. 시계와 스탠드, 탁자, 도자기화분 등 고풍스러운 소품들은 1만 원 대부터 있다. 시중보다 저렴한 편이라 일부러 사러 오는 고객도 있을 정도다.
점심시간대, 카페 안은 오후를 즐기는 주부들로 발 디딜 틈이 없다. 그럴 땐 베란다 야외 테이블에서 가을 하늘을 보는 재미도 누려볼 만하다. 아메리카노는 2000원, 카푸치노, 카페라떼는 2500원이다. 장미홍차, 허브티도 판매하는데 모든 차는 셀프다. 커피는 무한정 리필이 된다. 카페라떼의 뜨거운 정도와 시럽 양을 친절히 묻는 유 씨의 배려 덕분에 입맛에 맞는 커피가 만들어졌다. 아름다운 가게의 공정무역커피인 히말라야, 안데스 산지의 커피를 사용한다. 맛이나 가격 면에서 착한 커피다. 꽃무늬가 우아해 보이는 고급스런 머그잔 사용은 ‘저렴한 가격, 대접받는 고객’을 주장하는 유 씨의 마음이다.
인테리어 소품뿐만 아니라 허브차도 판매한다. 개별로도 팔지만 세트로 묶여져 있어 선물하기에도 좋다. 막 등산을 마치고 돌아오는 주부 일행에게 산 속 가을을 물으며 일상을 얘기하는 분위기가 참 친근하다. 남자 주인에 대한 선입견은 사라진 지 오래, 재미난 입담에 가을의 오후가 즐겁다.
프랑스어로 풍요로운 집을 상징하는 ‘플로르 까사’의 이름처럼 그곳엔 소박하지만 넉넉한 일상의 수확이 숨어있다.
Tip.
장안구 천천동 506-7
커피와 허브티, 홍차, 녹차 등 판매(2000~2500원)
오전 10시~오후 8시 30분, 2·4주 토요일과 일요일은 휴무
031-271-3632
오세중 리포터 sejoong7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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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찻집&다기 판매, 산수다원
인사동쯤이나 가야 있을 법한 전통찻집을 영통에서 만났다. ‘산수다원.’ 딱딱하기만 한 건물의 2층이 한지와 하늘하늘한 천 덕분에 전통의 옷을 갈아입었다. 한지로 투박하게 말아놓은 커튼, 고운 색의 천을 덮은 형광등에서는 은은한 조명이 비춘다.
산수다원의 주인 민경순 씨가 추천한 상(上)품의 세작이 내어진다. 보온병과 퇴기, 잔, 속이 훤히 비치는 귀여운 주전자, 곶감과 한과가 곁들여진 다식도 함께다. 처음 온 사람에겐 민경순 씨가 방법을 일러준다. 쉽게 그리고 맘껏 녹차를 우려먹을 수 있다. 산수다원에서는 생활다도를 강조한다. 바른 자세와 두 손으로 받치고 먹는 기본만 갖춘다면 복잡한 과정이나 격식 없이도 편안하게 녹차를 즐길 수 있다.
세작의 첫맛은 부드럽다. 그리고 씁쓸함이 없다. 목 넘김이 좋다는 얘기다. ‘지리산 야생차밭에서 가져온다’는 문구가 눈에 들어온다. 편안한 음악과 차를 접하고 있자니 북적대던 일상이며, 생각과 행동들이 조금씩 내려놓아진다. 인근 경희대 학생들부터 직장인, 주부 등 손님 연령층도 다양하다. 사람들은 “있다 가면 마음이 편안하고 맑아지는 곳”이라고 말한다.
한쪽 벽면의 나무선반엔 다기들이 전시·판매되고 있다. 화학 유약이 아닌 전통의 손길로 만든 다기들만을 취급한다. 물론 종류별 차도 구입할 수 있다. 청소년과 주부 대상의 다도강좌도 이뤄진다. 차는 뇌세포를 활성화시켜 집중력도 길러주고, 덤벙대던 성격도 차분하게 바꿔준다. 생활 속 다도를 통해 어른도 아이도 차처럼 은은하고 여유로워지기를 바라는 주인의 의지가 담겨있다. 순수채식요리인 감자피자와 야채쟁반국수도 적극 추천한다. 모임 전에 미리 예약만 하면 신선한 식사를 즐길 수 있다.
산수다원의 가을은 한지 커튼 너머로 보이는 세상처럼 쉼표의 연속이다.
Tip.
영통구 영통동 1008-12번지 2층
녹차 외에 오미자·생강·산수유·감잎·국화차 등 판매(5000원~2만원)
오전 11시~오후 11시, 2·4주 일요일은 휴무
031-238-2208
커피&인테리어소품 판매, 플로르 까사
아파트촌으로 둘러싼 천천동의 작은 카페. 하얀색 문을 들어서자 왼쪽으론 작은 찻집, 오른쪽은 인테리어 소품 판매장이다. 소품카페라는 ‘플로르 까사’는 작지만, 주인 유권일 씨처럼 개성이 넘친다. 뒤죽박죽 쌓여있는 추억의 책들도 그렇고, 벽면 곳곳에 걸린 운치 있는 그림들도 그렇다. 차를 마시면서 둘러보는 재미가 쏠쏠할 수밖에. 시계와 스탠드, 탁자, 도자기화분 등 고풍스러운 소품들은 1만 원 대부터 있다. 시중보다 저렴한 편이라 일부러 사러 오는 고객도 있을 정도다.
점심시간대, 카페 안은 오후를 즐기는 주부들로 발 디딜 틈이 없다. 그럴 땐 베란다 야외 테이블에서 가을 하늘을 보는 재미도 누려볼 만하다. 아메리카노는 2000원, 카푸치노, 카페라떼는 2500원이다. 장미홍차, 허브티도 판매하는데 모든 차는 셀프다. 커피는 무한정 리필이 된다. 카페라떼의 뜨거운 정도와 시럽 양을 친절히 묻는 유 씨의 배려 덕분에 입맛에 맞는 커피가 만들어졌다. 아름다운 가게의 공정무역커피인 히말라야, 안데스 산지의 커피를 사용한다. 맛이나 가격 면에서 착한 커피다. 꽃무늬가 우아해 보이는 고급스런 머그잔 사용은 ‘저렴한 가격, 대접받는 고객’을 주장하는 유 씨의 마음이다.
인테리어 소품뿐만 아니라 허브차도 판매한다. 개별로도 팔지만 세트로 묶여져 있어 선물하기에도 좋다. 막 등산을 마치고 돌아오는 주부 일행에게 산 속 가을을 물으며 일상을 얘기하는 분위기가 참 친근하다. 남자 주인에 대한 선입견은 사라진 지 오래, 재미난 입담에 가을의 오후가 즐겁다.
프랑스어로 풍요로운 집을 상징하는 ‘플로르 까사’의 이름처럼 그곳엔 소박하지만 넉넉한 일상의 수확이 숨어있다.
Tip.
장안구 천천동 506-7
커피와 허브티, 홍차, 녹차 등 판매(2000~2500원)
오전 10시~오후 8시 30분, 2·4주 토요일과 일요일은 휴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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