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침체에 기업 자금조달 ''비상''

지역내일 2009-11-02
포스코건설 등 상장연기…유증 연기도 잇따라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국내 증시가 지난 9월 하순부터 박스권 장세에서 좀체 벗어나지 못하면서 기업공개(IPO)나 유상증자 일정이 잇따라 연기되고 있다.
이달 증시도 답답한 박스권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여 이러한 사례가 줄을 이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증시의 가장 큰 기능 중 하나인 기업 자금조달에 ''빨간불''이 켜진 셈이다.
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포스코건설은 지난달 20일 수요예측 결과 기대했던 공모가(10만~12만원)를 크게 밑도는 공모가가 나오자 공모 일정을 철회했다.
포스코건설은 898만주를 공모해 9천억원 안팎의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었다.
포스코그룹 관계자는 "주식시장에서 포스코건설의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해주지 않는다고 판단해 상장을 잠정 연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19일에는 한국전력의 알짜 자회사인 한국전력기술(KOPEC) 역시 시장이 공모가를 비정상적으로 왜곡시키고 있다며 청약일을 하루 앞두고 공모 일정을 연기했다. 한국전력기술은 이달 25~26일에 수요예측을 재실시키로 했다.
증권사 IPO 담당자들은 이달 증시가 오르지도 내리지도 못하는 국면이 지속될 가능성이 커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노렸던 기업들이 공모를 추가로 미룰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회사채 발행 등을 통해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는 대기업과 달리 유상증자 등 주식시장을 통한 자금조달에 더욱 의존하는 코스닥 기업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코스닥 기업인 HS바이오팜이 유상증자를 통해 120억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하기로 한 것은 증시가 조정 국면에 접어든 지난달 9일이었다.
다음 날 HS바이오팜의 주가는 하한가로 추락했다. 침체된 증시에서 유상증자를 추진하면 물량 부담이 늘어날 것을 우려한 투자자들이 ''팔자''에 나선 것이다.
약세를 면치 못하던 HS바이오팜의 주가는 청약예정일을 지난달 26~27일에서 이달 9~10일로 연기한 이후에야 되살아나기 시작했다. 정정공시를 통해 청약 일정을 연기한 이후 주가는 9.24% 급등했다.
ICM은 82억원 규모의 일반공모 유상증자 청약예정일을 지난달 12~13일에서 같은달 27~28일로 연기했음에도 청약률은 7.67%에 그쳤다.증권업계 관계자는 "증시가 민간 기업들이 기업공개나 유상증자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주요 창구이지만 최근 증시가 주춤은 모습을 보이면서 상당 기간 이러한 기능이 마비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changyong@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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