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들이 같은 주제 아래 다양한 연극형태의 작품으로 자신들의 끼를 표출해 온 청소년연극축제가 11월 14·15일에 마련된다. 화성 두레자연고 연극부 ‘너와 나’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그들의 목소리를 담아낼 무대를 준비하고 있다. 두레고를 찾아 그들이 전해주는 이야기에 귀 기울여봤다.
가장 한국적인 정(情)의 모습 재래시장을 담아내다
가을 어느 하루, 누렇게 익어가는 황금들녘을 지나 자연 속에 아담하게 자리 잡은 두레고에 도착했다. 심상치(?) 않은 외모의 연극반원들은 연극제 출품작 ‘알고 있나요? 제일 한국다운 곳’을 연습하고 있었다. 아직은 조금 어색한 움직임과 대사에 웃음이 터져 나오기도 하지만 그 끼와 열정만은 무대를 녹일 듯 뜨거워졌다. 그들이 풀어내는 시장 상인들의 다소 거친 말투들과 걸쭉한 사투리는 재래시장 상인들의 애환을 담아내는 의미심장한 것이었다.
“프랑스로 이동수업을 갔을 때 똘레랑스(관용)라는 말을 들었어요. 우리나라에서 대치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많은 고민을 하다가 정(情)을 생각해냈죠.” 제민(고2)이는 정(情)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한국적인 곳은 시장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단다. 편하지만 삭막한 대형마트와 솔직하고 정이 많은 인간적인 시장의 모습을 연극에서 그리게 되었다고. 기장이면서 이번 연극의 연출을 맡은 선우(고2)는 처음에는 대본작성부터 막막했다고 전했다. “지금까지의 연극내용들은 주로 우리들의 얘기라 고민하지 않아도 이야깃거리가 많았어요. 그러다 보니 등장인물이 항상 학생, 선생님, 부모님으로 제한되곤 했어요. 경제와 관련된 내용을 택함으로써 대형마트에 의해 상권이 무너져 가는 재래시장의 모습을 고민해 보고, 한국의 경제사항도 많이 공부를 할 수 있었어요.” 인터넷 검색은 물론, 대형마트와 재래시장에 직접 다니면서 자료를 수집했다. 그 자료를 함께 공유하며 공동 작업으로 대본을 완성해 나갔다.
연극은 나를 있게 하는 소중한 힘
99년 개교와 함께 시작된 연극동아리는 그동안 많은 연극제에 참가, 그 전통을 면면이 이어오고 있다. 어떤 동아리보다 똘똘 뭉쳐있는 16명의 ‘너와 나’ 연극부원들은 매주 월·목요일 오후 6시~8시까지 동아리 활동을 한다. 작은 축제나 수곡제 등의 학교행사에서 공연을 할 때면 오후 9시 이후에도 연습을 마다하지 않는 열정을 보인다.
연극부 친구들은 연극은 나를 있게 하는 소중한 힘이라고 전해준다. 부기장 희용(고1)이는 아예 진로를 연극·영화 쪽으로 정했다. 연기경험을 쌓는 것이 대학 진학 때 유리할거라는 생각에 연극동아리를 선택했지만 공연을 하고 나면 더 잘하지 못한 아쉬움이 밀려들기도 한다고. 많지 않은 여학생 중의 한 명인 혜림(고1)이도 연극을 배워가는 것이 너무 소중하고 재미있어 열심히 하고 있는 친구. 어쩌면 재훈(고1)이가 들려주는 말이 또래다운 가장 솔직한 말일테다. “처음에는 친구들과 어울릴 시간 없이 밤늦은 시간까지 연습하기가 싫기도 했어요. 그러나 무대에서 힘들게 연기한 만큼 보람과 성취감이 더 커지는 것 같아요.”
용기와 자신감을 얻어가는 매력에 빠지다
연극부 친구들은 여러 역할을 연기하면서 다양한 삶을 간접 체험할 수 있는 연극의 매력에 푹 빠져 있다. 내 감정을 대본에 따라 표출하다보니 다른 사람이 되는 것 같다는 원식(고1). 연극무대에 서서 연기를 하고 싶었다는 윤권(고2)이도 연극을 통해 나를 찾기도 하고 잊기도 하며 성장하고 있었다.
특성화 부장 김진오 교사는 “연극은 타인 앞에 서는 것을 두려워하는 사람에게 남 앞에 설 수 있는 용기를 주고 자기를 드러낼 수 있게 한다. 수업시간에는 어눌하고 소심하지만 연극을 통해 적합한 캐릭터를 찾으면서 적극적으로 변하는 아이들을 보며 놀라곤 한다” 고 연극의 장점을 전했다. “두레고 아이들 중에는 가족, 친구 또는 사회로부터 상처를 받았던 경험을 가진 아이들도 있다. 이들이 상처를 연극에 녹아 냄으로써 감동을 자아내고, 감정의 순화와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다”고 김 교사는 덧붙였다.
학교를 대표해 청소년 연극축제에 참가하면서 자부심과 책임감으로 연습에 몰두하고 있는 연극반 ‘너와 나’. 나를 잊고 혼연일체의 우리가 되어가는 연습의 밤들은 계속된다. 그들이 만들어 가는 인간미 물씬 풍기는 시장사람들의 정겨운 모습들이 사뭇 기대되어 진다.
권성미 리포터 kwons02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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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한국적인 정(情)의 모습 재래시장을 담아내다
가을 어느 하루, 누렇게 익어가는 황금들녘을 지나 자연 속에 아담하게 자리 잡은 두레고에 도착했다. 심상치(?) 않은 외모의 연극반원들은 연극제 출품작 ‘알고 있나요? 제일 한국다운 곳’을 연습하고 있었다. 아직은 조금 어색한 움직임과 대사에 웃음이 터져 나오기도 하지만 그 끼와 열정만은 무대를 녹일 듯 뜨거워졌다. 그들이 풀어내는 시장 상인들의 다소 거친 말투들과 걸쭉한 사투리는 재래시장 상인들의 애환을 담아내는 의미심장한 것이었다.
“프랑스로 이동수업을 갔을 때 똘레랑스(관용)라는 말을 들었어요. 우리나라에서 대치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많은 고민을 하다가 정(情)을 생각해냈죠.” 제민(고2)이는 정(情)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한국적인 곳은 시장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단다. 편하지만 삭막한 대형마트와 솔직하고 정이 많은 인간적인 시장의 모습을 연극에서 그리게 되었다고. 기장이면서 이번 연극의 연출을 맡은 선우(고2)는 처음에는 대본작성부터 막막했다고 전했다. “지금까지의 연극내용들은 주로 우리들의 얘기라 고민하지 않아도 이야깃거리가 많았어요. 그러다 보니 등장인물이 항상 학생, 선생님, 부모님으로 제한되곤 했어요. 경제와 관련된 내용을 택함으로써 대형마트에 의해 상권이 무너져 가는 재래시장의 모습을 고민해 보고, 한국의 경제사항도 많이 공부를 할 수 있었어요.” 인터넷 검색은 물론, 대형마트와 재래시장에 직접 다니면서 자료를 수집했다. 그 자료를 함께 공유하며 공동 작업으로 대본을 완성해 나갔다.
연극은 나를 있게 하는 소중한 힘
99년 개교와 함께 시작된 연극동아리는 그동안 많은 연극제에 참가, 그 전통을 면면이 이어오고 있다. 어떤 동아리보다 똘똘 뭉쳐있는 16명의 ‘너와 나’ 연극부원들은 매주 월·목요일 오후 6시~8시까지 동아리 활동을 한다. 작은 축제나 수곡제 등의 학교행사에서 공연을 할 때면 오후 9시 이후에도 연습을 마다하지 않는 열정을 보인다.
연극부 친구들은 연극은 나를 있게 하는 소중한 힘이라고 전해준다. 부기장 희용(고1)이는 아예 진로를 연극·영화 쪽으로 정했다. 연기경험을 쌓는 것이 대학 진학 때 유리할거라는 생각에 연극동아리를 선택했지만 공연을 하고 나면 더 잘하지 못한 아쉬움이 밀려들기도 한다고. 많지 않은 여학생 중의 한 명인 혜림(고1)이도 연극을 배워가는 것이 너무 소중하고 재미있어 열심히 하고 있는 친구. 어쩌면 재훈(고1)이가 들려주는 말이 또래다운 가장 솔직한 말일테다. “처음에는 친구들과 어울릴 시간 없이 밤늦은 시간까지 연습하기가 싫기도 했어요. 그러나 무대에서 힘들게 연기한 만큼 보람과 성취감이 더 커지는 것 같아요.”
용기와 자신감을 얻어가는 매력에 빠지다
연극부 친구들은 여러 역할을 연기하면서 다양한 삶을 간접 체험할 수 있는 연극의 매력에 푹 빠져 있다. 내 감정을 대본에 따라 표출하다보니 다른 사람이 되는 것 같다는 원식(고1). 연극무대에 서서 연기를 하고 싶었다는 윤권(고2)이도 연극을 통해 나를 찾기도 하고 잊기도 하며 성장하고 있었다.
특성화 부장 김진오 교사는 “연극은 타인 앞에 서는 것을 두려워하는 사람에게 남 앞에 설 수 있는 용기를 주고 자기를 드러낼 수 있게 한다. 수업시간에는 어눌하고 소심하지만 연극을 통해 적합한 캐릭터를 찾으면서 적극적으로 변하는 아이들을 보며 놀라곤 한다” 고 연극의 장점을 전했다. “두레고 아이들 중에는 가족, 친구 또는 사회로부터 상처를 받았던 경험을 가진 아이들도 있다. 이들이 상처를 연극에 녹아 냄으로써 감동을 자아내고, 감정의 순화와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다”고 김 교사는 덧붙였다.
학교를 대표해 청소년 연극축제에 참가하면서 자부심과 책임감으로 연습에 몰두하고 있는 연극반 ‘너와 나’. 나를 잊고 혼연일체의 우리가 되어가는 연습의 밤들은 계속된다. 그들이 만들어 가는 인간미 물씬 풍기는 시장사람들의 정겨운 모습들이 사뭇 기대되어 진다.
권성미 리포터 kwons02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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