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 5개월, 국수는 깊은 정성이 깃든 음식
문전성시를 이룬다는 국수집에서의 식사는 바쁜 일상의 연속이다. 마주앉아 얘기를 나눌 겨를도 없다. 그렇게 2%의 아쉬움을 느끼던 중에 천천동의 제주국수전문점 ‘올레길’을 만났다. “사실 시작하기 전에는 국수가 빠르고 간단한 음식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더라고요.” 아내 김명보 씨가 국수전문점 오픈 5개월 만에 털어놓는 소회다. 국수를 삶는 데만 5분, 전분을 없애기 위해서 빡빡 문지르는 과정을 거쳐 돈(豚)사골을 우린 육수까지 한번 데워내다 보면 손도 많이 갈 뿐만이 아니라 시간도 적지 않게 걸린다. 근처 직장인들의 빠듯한 점심시간을 맞추려다 보니 처음엔 시행착오도 많았다. “테이블이 꽉 찼는데 갑자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더라고요. 꼬투리 김밥도 말아야지, 국수도 삶아야지, 마음이 급해지는 바람에 설익은 국수도 나갔다니까요.(웃음)” 행동이나 말도 느린 편이라는 남편 이영희 씨는 그래도 국수집 시작한 걸 후회하지는 않는다고 말한다. 가게 안에 그려진 그림부터 인테리어, 국수 아이템까지 가게를 오픈하는데 많은 사람들의 도움을 받으면서 정말 세상을 헛살지는 않았다는 행복감을 느꼈기 때문이다.
내 손으로 꾸며가는 ‘올레길’은 삶의 활력소
이제는 ‘올레길’의 제주국수와 주인 부부를 사랑하는 마니아들이 생겼다. 식재료가 비슷해서인지 일본라멘을 닮은 제주고기국수, 김 씨의 비결이 숨어있는 멸치국수, 제주도전통음식인 몸국(모자반) 등 고향 맛이 그리워 찾는 이도 있다. 사람들은 이곳을 ‘정성을 파는 가게’라고 부른다. 창밖의 풍경을 바라보며 느긋하게 식사와 대화를 나누다 보면 주인 부부의 때 묻지 않은 손길마저 친근해진다. 프리랜서로 출판편집과 일러스트를 했다는 이들 역시 예전에는 느껴보지 못했던 사람과의 교감을 통해 삶의 활력소를 얻고 있다.
“여전히 재료구입 하는 일도 능숙하지 않고, 새로운 메뉴개발에도 시간이 걸리지만 작은 울타리를 내 손으로 꾸며갈 수 있다는 생각만으로도 힘과 용기가 생기죠.” 이 씨는 창조적이면서 희열까지 느끼게 만드는 ‘요리’란 매력에 푹 빠져있는 듯 했다. 이들의 남다른 아이템과 분위기에 체인점을 의뢰하는 사람도 있지만 정중히 사양하고 싶단다. 어렸을 때 국수를 먹었던 아이들이 어른이 돼서도 찾아올 수 있는 지금 그대로의 소박한 가게로 남고 싶을 뿐이다. 쉬어가는 공간인 가게 밖 나무 테라스에는 오늘도 몇몇 사람들이 머물다 간다. 이제 보니 한 박자 천천히 흐르는 ‘올레길’의 시간은 찰떡궁합 주인 부부를 닮았다.
오세중 리포터 sejoong7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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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전성시를 이룬다는 국수집에서의 식사는 바쁜 일상의 연속이다. 마주앉아 얘기를 나눌 겨를도 없다. 그렇게 2%의 아쉬움을 느끼던 중에 천천동의 제주국수전문점 ‘올레길’을 만났다. “사실 시작하기 전에는 국수가 빠르고 간단한 음식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더라고요.” 아내 김명보 씨가 국수전문점 오픈 5개월 만에 털어놓는 소회다. 국수를 삶는 데만 5분, 전분을 없애기 위해서 빡빡 문지르는 과정을 거쳐 돈(豚)사골을 우린 육수까지 한번 데워내다 보면 손도 많이 갈 뿐만이 아니라 시간도 적지 않게 걸린다. 근처 직장인들의 빠듯한 점심시간을 맞추려다 보니 처음엔 시행착오도 많았다. “테이블이 꽉 찼는데 갑자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더라고요. 꼬투리 김밥도 말아야지, 국수도 삶아야지, 마음이 급해지는 바람에 설익은 국수도 나갔다니까요.(웃음)” 행동이나 말도 느린 편이라는 남편 이영희 씨는 그래도 국수집 시작한 걸 후회하지는 않는다고 말한다. 가게 안에 그려진 그림부터 인테리어, 국수 아이템까지 가게를 오픈하는데 많은 사람들의 도움을 받으면서 정말 세상을 헛살지는 않았다는 행복감을 느꼈기 때문이다.
내 손으로 꾸며가는 ‘올레길’은 삶의 활력소
이제는 ‘올레길’의 제주국수와 주인 부부를 사랑하는 마니아들이 생겼다. 식재료가 비슷해서인지 일본라멘을 닮은 제주고기국수, 김 씨의 비결이 숨어있는 멸치국수, 제주도전통음식인 몸국(모자반) 등 고향 맛이 그리워 찾는 이도 있다. 사람들은 이곳을 ‘정성을 파는 가게’라고 부른다. 창밖의 풍경을 바라보며 느긋하게 식사와 대화를 나누다 보면 주인 부부의 때 묻지 않은 손길마저 친근해진다. 프리랜서로 출판편집과 일러스트를 했다는 이들 역시 예전에는 느껴보지 못했던 사람과의 교감을 통해 삶의 활력소를 얻고 있다.
“여전히 재료구입 하는 일도 능숙하지 않고, 새로운 메뉴개발에도 시간이 걸리지만 작은 울타리를 내 손으로 꾸며갈 수 있다는 생각만으로도 힘과 용기가 생기죠.” 이 씨는 창조적이면서 희열까지 느끼게 만드는 ‘요리’란 매력에 푹 빠져있는 듯 했다. 이들의 남다른 아이템과 분위기에 체인점을 의뢰하는 사람도 있지만 정중히 사양하고 싶단다. 어렸을 때 국수를 먹었던 아이들이 어른이 돼서도 찾아올 수 있는 지금 그대로의 소박한 가게로 남고 싶을 뿐이다. 쉬어가는 공간인 가게 밖 나무 테라스에는 오늘도 몇몇 사람들이 머물다 간다. 이제 보니 한 박자 천천히 흐르는 ‘올레길’의 시간은 찰떡궁합 주인 부부를 닮았다.
오세중 리포터 sejoong7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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