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계획적 개발 시행착오가 생태도시전환 공감대를 앞당겨
용인 시민은 용인의 도시이미지에 대해 입을 모은 듯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도시와 농촌이 공존하면서 자연환경과 도시의 편의성을 누릴 수 있다는 달콤함. 반면 계획도시에 비해 쾌적함이 떨어지고, 교육시설 등 도시 인프라가 아직 부족하다는 씁쓸함. 급속한 개발에 따른 부작용이 여전히 도시브랜드를 형성하는데 발목을 잡고 있다는 아쉬움이 배어났다.
부작용이 많은 만큼 여지가 많고 개선도 빠른 도시. 문제점이 해결된다면 얼마든지 도농이 어우러진 도시로서 훌륭히 성장할 것이라 기대된다.
성장 잠재력이 무한한 용인시
“우리나라에서 용인만큼 급성장한 도시도 없을 겁니다. 인구증가 속도가 가장 빠르고 변화도 많은 도시죠. 개발 압력도 어느 도시에 비해 많이 받는 곳입니다. 변화가 빠른 만큼 개발급부로 인한 문제도 많은 도시죠.”
서충원 강남대(부동산학과) 교수는 용인시 도시계획위원회에 참여하면서 용인지역에 관심을 갖게 됐다.
누구나 공감하듯 용인의 문제는 도시가 계획적으로 발전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도시가 급성장한 것에 비해 속도를 맞추지 못한 늑장 인프라 개발이 시민의 불편을 초래했다.
“도시가 아메바처럼 산발적으로 발전하다 보니 도시 구심점도 약하고, 정리가 되지 않아 도시 전체가 어수선하고 도시정체성도 미약하죠. 하지만 이런 무계획적 개발의 시행착오가 오히려 좋은 교훈이 되고 있습니다. 친환경적이면서 지속가능한 개발에 대한 공감대가 어느 도시보다 빠르게 형성되고 있죠. 선진국의 도시도 다 마찬가지입니다. 처음부터 인간적 가치와 환경을 생각한 게 아니라 시행착오를 통해 반성하고 개선해가면서 이룬 것이죠.”
때문에 서 교수는 용인시가 난개발이라는 고질적 문제를 계획적으로 손질해가면서 녹색생태도시로의 변화를 추구하는 것이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했다. 또 용인은 성장잠재력이 매우 크다는 강점을 가지고 있다고.
용인시는 도농 통합도시
“입지적인 측면에서 용인은 수도권 남부 개발축의 핵심도시입니다. 용인은 가용지가 풍부해 개발 여지가 많죠. 게다가 인구 유입이 급속히 증가하고 있어요. 너무 빨리 모여들어 문제도 많지만 인구는 도시발전의 기초이자 자원이기 때문에 인적자원을 잘 활용하면 도시브랜드 가치가 높아질 겁니다.”
용인시는 도농 통합도시다. 용인시민의 80%가 아파트에 거주하는데 그들은 용인의 서북부에 몰려 산다. 반면 용인의 동남부는 논밭과 산이 펼쳐진 농촌이다. 이런 현상을 불균형 발전이라 보고 균형발전을 내세우는데, 서 교수는 도시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균형발전이 아니라 차별발전을 이뤄야 한다고 주장한다.
“언뜻 들으면 균형발전이란 것이 보편타당한 것 같지만, 그렇다고 용인의 서북부처럼 동남부에 아파트를 세우는 것이 균형발전이 아닙니다. 전원도시의 가치를 차별화하면서 발전시켜야죠.”
이런 차원에서 서 교수는 용인의 동남부를 환경을 살리면서 품격 있는 고급 전원주택단지로 개발할 것을 제안했다. 이런 제안은 ‘2020용인도시기본계획’에 반영됐다.
용인의 브랜드 가치는 바로 이것
서 교수는 용인의 도시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특별한 자산을 세 가지 꼽았다.
우선 용인의 경전철이다. 서 교수는 경전철이 녹색성장시대에서 지역발전의 선구적 역할을 할 거라고 본다.
“친환경 녹색교통수단인 용인 경전철이 개통되면 15개 역세권을 거점으로 도시가 짜임새 있게 발전할 겁니다. 개발과 녹색성장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셈이죠.”
다음은 용인이 수도권 어느 도시보다도 문화·예술·역사적 자산이 풍부한 도시라는 점이다. 용인 곳곳에는 각종 박물관과 미술관, 유적지가 산재해있다. 이런 역사적 자산을 어떻게 지역발전과 연결시킬지가 도시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중요한 요소라고 서 교수는 본다.
마지막으로 서 교수는 용인을 ‘Park & Resort’ 개념을 도입한 리조트시티로 발전시킬 것을 제안했다. 현재 용인에는 에버랜드, 지산·양지리조트를 비롯해 수많은 골프장이 있는데 앞으로 이런 복합리조트시설을 두세 개 유치하면 2500만 명에 이르는 수도권 시민의 문화생활을 지원하는 리조트도시로 브랜드 가치를 형성할 수 있을 걸로 그는 전망했다.
오은정 리포터 ohej0622@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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