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YWCA에서 추천해준 인기 있는 강사는 박정수씨다. 현재 6~7세 아이들과 ‘마음을 열어주는 놀이미술’을 진행하고 있다.
“벌써 엄마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나서 3개월, 6개월씩 대기자들이 기다리고 있어요. ‘놀이미술’은 다른 기관에서 하지 않는 특화된 프로그램입니다. 박정수 선생님은 장애아동의 미술치료를 해 온 경력이 있어요. 미술을 통해 아이들의 변화를 이끌어내고 계시죠.” YWCA 교육사업부 간사를 맡고 있는 박선영씨의 추천사가 이어진다. “놀이미술이라는 프로그램보다도 더 큰 인기비결은 바로 박정수 선생님, 그 자체예요. 박 선생님은 놀이미술반 아이들을 내 아이처럼 대하세요. 아이들도 좋아하고, 부모님들도 그 정성을 단박에 아시더라고요.”
실제 자녀들을 놀이미술 수업에 데리고 온 엄마들의 ‘이구동성’을 들어 보았다.
“우리 아이는 9개월째 수업을 받고 있어요. 인격적으로 신뢰감이 생기는 선생님이죠. ‘자신도 배우는 입장이고, 아이들 눈높이에 맞추겠다’는 겸손한 말씀이 가슴에 와 닿았어요.”(강선마을 황혜정씨)
“미술 실력 향상만을 위한 수업이 아니에요. ‘수업시간 동안 한번 웃던 아이가 두 번, 세 번 이렇게 웃는 횟수가 늘어나는 게 가장 큰 행복’이라고 하신 말씀이 생각나요. 덕분에 우리 아이가 창의력이 많이 생긴 것 같아요.”(조한육씨)
“아이들을 있는 그대로 인정해주세요. 아이의 상태를 그림 한 장으로 세밀하게 잡아내고, 그것을 바탕으로 교육을 진행하세요. 처음엔 그저 평범한 미술수업인 줄 알았다가, 이제는 교육전반에 대한 상담까지 하고 있어요. 개인적으로 아이교육에 있어 가장 큰 도움을 받은 분이예요.”(이상희씨)
“우리 아이는 ‘유치원은 안 가도 여기는 오고 싶다’고 해요. 아이들이 나무에 매미 달라붙 듯 선생님께 안겨요. 선생님도 항상 다 안아주시죠.”(김윤경씨)
박정수 강사에 대한 학부모들의 한결같은 말은 “사랑이 많은 분”이라는 것.
그는 서양미술을 전공했고, 입시미술 분야에서 오래 일했다. 지난해 초 YWCA에서 미술수업을 맡아달라고 했을 때, 박씨는 ‘교육보다는 미술로 노는 곳을 만들어보자’는 제안을 했다. 박씨는 미술치료사 1급 자격증을 소지하고 있고, 현재 정신과병원에서 자원봉사로 임상활동도 하고 있다.
“오리엔테이션 때 그림으로 인성검사를 해요. 정도는 다르지만 80%정도의 아이들이 ADHD나 소아우울증, 분리불안 등 스트레스성 장애를 갖고 있어요. 그러나 대부분의 아이들은 미술과 놀이 활동으로 일정부분 치유가 돼요.”
그는 특히 “엄마와 아이의 관계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엄마는 아이에게 모든 걸 준다고 생각하지만, 아이들은 다르게 느낀다는 것. 그래서 그는 ‘엄마와 같이’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엄마와 아이 앞에 하얀 도화지를 한 장 두고, 규칙을 두 가지로 정한다. ‘절대 말하지 말 것’, 그리고 ‘혼자 오래 그리지 말 것’. 핑퐁처럼 엄마와 아이가 한번 씩 그림을 그리다 보면 다양한 모습이 나타난다. 머릿 속 그림과 다르니까 규칙을 어기고 말하는 아이, 짜증내는 아이, 지적하면서 눈을 흘기는 엄마. 일정 시간동안 그림을 끝내고 나서 서로 이야기 하는 시간을 갖는다. “난 꽃을 그리려고 동그라미를 했는데, 엄마가 튜브를 그렸어”, “내가 그린 새를 네가 구름으로 가린 거야” 등등. 관계와 대화를 위한 맛보기 프로그램으로 인기가 좋단다.
박씨는 그림의 기술보다 우선돼야 하는 건 자존감 향상이라고 강조한다.
“우리 친구들에게 잘 그린 그림을 요구하기보다 각자의 개성과 자기만의 세계를 찾을 수 있도록 부모님들께서 도와주세요. 과정을 더 중요하게 보시고, 많은 칭찬 부탁합니다.” 그가 학부모들에게 보낸 9월 수업계획표에 적힌 글이다.
정경화 리포터 71khju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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