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4일 오후 2시 40분
“큰 폭발음이 들려서 나와 보니, 트럭 바퀴에 자전거가 끼인 채, 한 아이가 도로 위에 쓰려져 있었어요.”
덕이초등학교 후문 앞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노시열씨는 사고 직후, 현장을 바로 목격하고 119에 신고한 주민이다. 이어서 달려온 최재현씨는 부동산 사무실에서 그 소리를 들었다. 당시 피해아동은 정신이 있어서 최씨가 전화번호를 물어보고 부모에게 연락을 할 수 있었다고 한다. 그들은 사고의 원인에 대해서 같은 의견을 내놓는다. 사고는 이미 예견된 것이었다고.
“먼저 사고가 난 도로가 대단지 아파트의 공사장으로 가는 길이라서 덤프트럭이 1년 전부터 많이 다녔어요. 사고 당시에 횡단보도도 거의 다 지워졌고, 신호등은 초록 불이 켜지자 마자 깜빡깜빡 하니 얼마나 시간이 남았는지 알 수 없었습니다. 덤프 트럭, 화물 트럭이 신호를 무시하고 달리고, 중앙 차선 넘어서 앞지르기 하는 것은 흔했지요. 공사 초기에는 공사장측에서 횡단보도에 안전요원을 배치했었는데, 그 다음엔 안 하더라구요. 그동안 방치된 곳이나 다름없었습니다.”
사고 직 후 교차로는 신속하게 달라지고, 몰라보게 개선되었다.
후문 앞 교차로에 스쿨존 표시가 도로 바닥과 신호기 위에 새겨지고 내걸렸다. 횡단보도 신호등은 ‘잔여시간표시기’로 바뀌었고, 교차로는 좌회전 신호기가 추가 설치되었다. 과속 차량을 적발하는 CCTV도 생겼다. 거의 다 지워졌던 횡단보도 바닥 표지는 다시 그려졌고, 트럭이 우회전하면서 침범했던 인도에는 ‘오뚜기 차선규제봉’이 촘촘히 세워졌다. 무엇보다 달라진 것은 공사장측에서 안전요원 2명을 배치해 하루 종일 교차로를 지킨다는 점이다.
학부모들 분통을 터뜨리다
덕이초등학교는 1970년대 지어진 학교다. 학생들이 많이 사는 중소형 아파트 단지와는 거리가 버스정류장 4~5곳 차이가 날 만큼 멀다. 그러나 아파트 인근에 초등학교가 없어 모두 덕이초로 배정받는다고 한다. 저학년들은 학부모들이 승용차로 태워다 주거나, 학원차를 이용해 학교에 가고, 고학년이 되면 버스나 자전거, 도보를 이용하는 것이 이 곳의 통학 모습이다. 그래서 아침마다 정문 앞 도로는 차와 학생들이 뒤섞여 북새통을 이룬다. 자전거 도로는 패이고 급경사져서 위험하지만 보수되지 않은 채 그대로 이용되고 있었다. 도로 옆이지만 안전펜스도 설치돼 있지 않다. 학부모 장석흥씨는 4년 전 큰 딸이 자전거로 통학하다가 넘어져서 이가 부러지고 인중 옆에 흉터가 생겼던 경험이 있다. 그는 사고 직후 시청에 찾아가 학교 주변 자전거 도로의 보수를 요청했지만 지금까지도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한다.
사고 이후 학부모들은 대책 위원회를 만들어 ‘통학로 안전문제’를 매일같이 회의하고 있다. 정엽 위원장은 “지금은 시청, 경찰서에서 적극적으로 나오지만 언제까지 저렇게 열심히 해 줄 지 알 수 없다”며 “보다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해서 앞으로 일어날 사고를 방지하는 게 시급하다”고 말한다.
서지혜 리포터 sergilove00@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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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폭발음이 들려서 나와 보니, 트럭 바퀴에 자전거가 끼인 채, 한 아이가 도로 위에 쓰려져 있었어요.”
덕이초등학교 후문 앞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노시열씨는 사고 직후, 현장을 바로 목격하고 119에 신고한 주민이다. 이어서 달려온 최재현씨는 부동산 사무실에서 그 소리를 들었다. 당시 피해아동은 정신이 있어서 최씨가 전화번호를 물어보고 부모에게 연락을 할 수 있었다고 한다. 그들은 사고의 원인에 대해서 같은 의견을 내놓는다. 사고는 이미 예견된 것이었다고.
“먼저 사고가 난 도로가 대단지 아파트의 공사장으로 가는 길이라서 덤프트럭이 1년 전부터 많이 다녔어요. 사고 당시에 횡단보도도 거의 다 지워졌고, 신호등은 초록 불이 켜지자 마자 깜빡깜빡 하니 얼마나 시간이 남았는지 알 수 없었습니다. 덤프 트럭, 화물 트럭이 신호를 무시하고 달리고, 중앙 차선 넘어서 앞지르기 하는 것은 흔했지요. 공사 초기에는 공사장측에서 횡단보도에 안전요원을 배치했었는데, 그 다음엔 안 하더라구요. 그동안 방치된 곳이나 다름없었습니다.”
사고 직 후 교차로는 신속하게 달라지고, 몰라보게 개선되었다.
후문 앞 교차로에 스쿨존 표시가 도로 바닥과 신호기 위에 새겨지고 내걸렸다. 횡단보도 신호등은 ‘잔여시간표시기’로 바뀌었고, 교차로는 좌회전 신호기가 추가 설치되었다. 과속 차량을 적발하는 CCTV도 생겼다. 거의 다 지워졌던 횡단보도 바닥 표지는 다시 그려졌고, 트럭이 우회전하면서 침범했던 인도에는 ‘오뚜기 차선규제봉’이 촘촘히 세워졌다. 무엇보다 달라진 것은 공사장측에서 안전요원 2명을 배치해 하루 종일 교차로를 지킨다는 점이다.
학부모들 분통을 터뜨리다
덕이초등학교는 1970년대 지어진 학교다. 학생들이 많이 사는 중소형 아파트 단지와는 거리가 버스정류장 4~5곳 차이가 날 만큼 멀다. 그러나 아파트 인근에 초등학교가 없어 모두 덕이초로 배정받는다고 한다. 저학년들은 학부모들이 승용차로 태워다 주거나, 학원차를 이용해 학교에 가고, 고학년이 되면 버스나 자전거, 도보를 이용하는 것이 이 곳의 통학 모습이다. 그래서 아침마다 정문 앞 도로는 차와 학생들이 뒤섞여 북새통을 이룬다. 자전거 도로는 패이고 급경사져서 위험하지만 보수되지 않은 채 그대로 이용되고 있었다. 도로 옆이지만 안전펜스도 설치돼 있지 않다. 학부모 장석흥씨는 4년 전 큰 딸이 자전거로 통학하다가 넘어져서 이가 부러지고 인중 옆에 흉터가 생겼던 경험이 있다. 그는 사고 직후 시청에 찾아가 학교 주변 자전거 도로의 보수를 요청했지만 지금까지도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한다.
사고 이후 학부모들은 대책 위원회를 만들어 ‘통학로 안전문제’를 매일같이 회의하고 있다. 정엽 위원장은 “지금은 시청, 경찰서에서 적극적으로 나오지만 언제까지 저렇게 열심히 해 줄 지 알 수 없다”며 “보다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해서 앞으로 일어날 사고를 방지하는 게 시급하다”고 말한다.
서지혜 리포터 sergilove00@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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