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의 몇몇 공공기관 옥상은 하늘정원으로 꾸며져 있다. 도시의 열섬현상을 감소시키는 효과와 함께 시민이 쉴 수 있는 쉼터로 활용되고 있는 것이다. 올 가을 부천시청, 원미구청, 오정구청, 중동주민센터 옥상정원에 한 번 올라가볼까? 메마른 콘크리트 건물 안에 조성된 잔디, 나무, 풀을 벗 삼아 차를 마시며 담소 나눌 공간으로 훌륭하다.
#중동주민센터 옥상정원
주민과 함께 만든 국화와 야생화 정원
“동네사람들과 화분흙을 만져가며 가꾼 곳이에요. 오랜만에 와봤는데 꽃들이 잘~ 컸네요.”
부천시 원미구 중동에 사는 김철우씨, 윤철씨가 중동 주민센터 옥상정원에서 국화와 야생화를 돌아보고 있다. 지난 여름 주민과 함께 정성껏 심었던 국화 모종이 어느 새 훌쩍 자라 꽃망울을 맺었다. 다양한 야생화도 이들이 직접 지은 온실에서 모습을 뽐낸다. 이곳 옥상정원은 중동 주민들과 류희택 동장, 동 직원, 주민자치위원회, 희망근로자들이 모여서 함께 가꿨다.
깨진 장독과 기왓장 화분? 주워왔어요
“동네를 돌아다니다보니 쓸 만한 돌들이 버려져 있었죠. 그것을 이용해서 화분 몇 개를 만들어봤어요. 동네 분들이 보더니 괜찮다고 하시더군요. 그래서 공간 넓은 옥상에서 꽃을 가꿔보자는 제안이 나온 거예요.” 28년간 농사를 지어봤다는 류희택 동장의 말이다. 벼농사에서 꽃 농사까지 안 해 본 것이 없을 정도의 전문가지만 류 동장은 아마추어라고 겸손하게 말한다.
비용은 많이 들지 않았다. 이우민 사무장과 자치위원들이 나서서 동네 골목에 버린 금이 간 항아리들을 수거했다. 주워온 항아리를 반으로 잘랐더니 훌륭한 화분이 됐다. 동네 어른들도 화분이 될 만한 것들을 모아왔다. 현수막에 달려있던 버려진 나무를 자르고 박아서 화분대까지 만들었다. 이렇게 가꿔진 옥상에는 깨진 장독, 밥그릇, 기왓장 등을 활용한 화분에 다종다양한 꽃들이 심어져있으며 곧 꽃망울을 터뜨릴 기세다.
“모종을 심고 포기를 나눠 국화를 삽목하고 야생화 화분을 꾸미느라 동네 분들이 많이 수고 하셨죠. 우리는 시행착오를 겪으며 정성껏 가꾸었으나 아직 전문가 수준은 아니랍니다.”
동장님은 강의하고 주민들은 실천하고
공사장을 돌아다니며 모은 나무와 파이프를 재활용한 온실도 마련했다. 이렇게 지은 온실 속에는 잘 가꿔놓은 야생화 화분도 꽤 된다. 최소의 장비를 들여 최대 효과를 낸 모습으로 결실의 가을인 이 계절에 훌륭하게 어울린다.
“원래 목적은 옥상에 화단을 가꿔서 거기서 기른 것들을 집집마다 가져가는 아름다운 마을을 만들자고 했었죠. 하지만 예산이 부족했어요. 그래서 올해는 2000년부터 길러오던 옥상 국화를 분재하고 다양한 국화와 야생화를 더 들여와서 주민센터 옥상과 우리 동네 주변을 함께 가꾸기로 한 거죠. 그래서 뭉쳤어요. 동네사람들과 희망근로자, 주민센터 단체원들과 함께요.”
올 3월, 류 동장은 야생화에 관한 자료를 직접 만들었다. 30여 명의 주민들에게 식물 이론과 실습을 강의하기 위해서였다. 야생화를 공부한 주민들의 반응은 예상 외로 좋았다.
“동네 사람들은 이런 일을 해보지 않았다고 했어요. 그런데도 시작했네요. 주민자치위원장이 선뜻 사비를 내놨어요. 그걸로 함평 국화마을에서 국화를 사왔어요. 보세요, 우리가 만든 화원이 아름답지요?” 김철우·김종숙씨 부부도 정성을 다했다. 김철우씨는 꽃이 커가는 것을 볼 때마다 보람을 느끼게 되어 마음이 뿌듯하다고 했다. 윤철씨는 “우리 동 주민센터가 으뜸일 거다. 동네 주변이 보기 좋은 곳으로 바뀌어서 좋다”고 말했다.
올 가을 주민센터에서는 국화 전시회를 연다. 현재 문을 열어둔 온실은 겨울이 되면 난로를 피워 내년 봄 피어오를 야생화를 기다릴 예정이다. 또한 정성껏 가꾼 꽃들을 주민에게 분양해서 온 동네를 꽃동네로 만들자는 것이 중동주민센터 사람들의 생각이다.
“동네 주변에도 꽃을 심었고 쌈지공원도 만들었어요. 그런데 심은 꽃을 뽑아가는 분이 계셔요. 화분을 발로 차서 넘어뜨리기도 했네요.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함께 보자고 만든 거잖아요.”
임옥경 리포터 jayu777@naver.com
#부천시청
시청 4층에는 하늘정원이 있다. 시청 직원들의 근무처와 함께 있어서 매우 조용하다. 파고라 밑에 앉으면 햇빛을 피할 수 있고 정자와 누각이 마련되어 있으며 푸른 잔디가 깔려있는 안락한 휴식공간이다. 혹자는 시청 직원들의 휴게공간일 뿐이라고도 하고 또한 누구는 시청 건물이면 시민들이 이용할 공간이 아니냐고 묻기도 하지만 센스 있는 사람이라면 업무를 방해하지 않을 정도로 조용히 다녀와도 괜찮을 듯.
지난 1997년 조성된 곳으로 개방시간은 공무원 근무 시간인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한편 시청 1층과 시의회 사이에는 ‘뜨락’ 정원이 있다. 이곳은 남천, 아이비 등의 수목이 싱싱한 생태 쉼터다. 철마다 다종다양한 꽃들이 피어나고 있어서 옆에 있는 시청 갤러리 전시회를 보러 온 관람객들이 쉬어가는 아름다운 휴식 공간이다.
#원미구청
푸른 잔디가 깔린 원미구청 옥상 정원에는 대나무가 있고 소나무, 자작나무도 있다. 고풍스런 벤치가 여러 개 놓여있어서 도란도란 담소를 나누는데 좋다. 맑은 날 이곳에서는 인천 계양산이 보일 정도로 전망이 좋으며 바람 부는 날이면 대나무 부딪히는 소리까지 들을 수 있다.
옥상정원은 대중공간이니만큼 소음을 내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어린이를 데려가면 난간이 위험할 수 있으니 안전사고에 유의한다. 커피를 마시고 싶은 사람은 구청 1층 자판기에서 한 잔 뽑아 올라가되, 먹고 난 일회용 컵은 들고 내려와야 하며 담배나 쓰레기들을 버리지 않도록 조심하자.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6시까지 문을 열어둔다.
#오정구청
오정구청 옥상정원은 섬초롱, 소나무, 롤잔디 등이 피어있는 푸른 쉼터로 도심 녹화를 위해 만들어졌다. 친환경 휴식공간인 이곳은 시민들이 오며가며 사계절 피어나는 꽃을 감상할 수 있다. 또한 교목과 관목, 야생화 등 숲이나 습지에서 자라나는 생물의 서식 공간이 조성되어 있고 돌무지, 스파이어럴비오톱, 통나무박기 등의 시설을 갖춰 어린이들을 위한 생태환경교육의 장으로도 훌륭하다.
전망대에서는 넓게 트인 논밭을 볼 수 있어서 마음까지 탁 트인다. 장애인을 배려한 휠체어리프트도 있다. 구청 업무를 보러 온 시민들이 옥상에 올라가서 파고라와 벤치, 탁자가 놓인 정원에 앉아 잠깐 동안의 휴식을 취할 수 있다. 4월부터 10월 말까지 개방하고 있으며 개방시간은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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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주민센터 옥상정원
주민과 함께 만든 국화와 야생화 정원
“동네사람들과 화분흙을 만져가며 가꾼 곳이에요. 오랜만에 와봤는데 꽃들이 잘~ 컸네요.”
부천시 원미구 중동에 사는 김철우씨, 윤철씨가 중동 주민센터 옥상정원에서 국화와 야생화를 돌아보고 있다. 지난 여름 주민과 함께 정성껏 심었던 국화 모종이 어느 새 훌쩍 자라 꽃망울을 맺었다. 다양한 야생화도 이들이 직접 지은 온실에서 모습을 뽐낸다. 이곳 옥상정원은 중동 주민들과 류희택 동장, 동 직원, 주민자치위원회, 희망근로자들이 모여서 함께 가꿨다.
깨진 장독과 기왓장 화분? 주워왔어요
“동네를 돌아다니다보니 쓸 만한 돌들이 버려져 있었죠. 그것을 이용해서 화분 몇 개를 만들어봤어요. 동네 분들이 보더니 괜찮다고 하시더군요. 그래서 공간 넓은 옥상에서 꽃을 가꿔보자는 제안이 나온 거예요.” 28년간 농사를 지어봤다는 류희택 동장의 말이다. 벼농사에서 꽃 농사까지 안 해 본 것이 없을 정도의 전문가지만 류 동장은 아마추어라고 겸손하게 말한다.
비용은 많이 들지 않았다. 이우민 사무장과 자치위원들이 나서서 동네 골목에 버린 금이 간 항아리들을 수거했다. 주워온 항아리를 반으로 잘랐더니 훌륭한 화분이 됐다. 동네 어른들도 화분이 될 만한 것들을 모아왔다. 현수막에 달려있던 버려진 나무를 자르고 박아서 화분대까지 만들었다. 이렇게 가꿔진 옥상에는 깨진 장독, 밥그릇, 기왓장 등을 활용한 화분에 다종다양한 꽃들이 심어져있으며 곧 꽃망울을 터뜨릴 기세다.
“모종을 심고 포기를 나눠 국화를 삽목하고 야생화 화분을 꾸미느라 동네 분들이 많이 수고 하셨죠. 우리는 시행착오를 겪으며 정성껏 가꾸었으나 아직 전문가 수준은 아니랍니다.”
동장님은 강의하고 주민들은 실천하고
공사장을 돌아다니며 모은 나무와 파이프를 재활용한 온실도 마련했다. 이렇게 지은 온실 속에는 잘 가꿔놓은 야생화 화분도 꽤 된다. 최소의 장비를 들여 최대 효과를 낸 모습으로 결실의 가을인 이 계절에 훌륭하게 어울린다.
“원래 목적은 옥상에 화단을 가꿔서 거기서 기른 것들을 집집마다 가져가는 아름다운 마을을 만들자고 했었죠. 하지만 예산이 부족했어요. 그래서 올해는 2000년부터 길러오던 옥상 국화를 분재하고 다양한 국화와 야생화를 더 들여와서 주민센터 옥상과 우리 동네 주변을 함께 가꾸기로 한 거죠. 그래서 뭉쳤어요. 동네사람들과 희망근로자, 주민센터 단체원들과 함께요.”
올 3월, 류 동장은 야생화에 관한 자료를 직접 만들었다. 30여 명의 주민들에게 식물 이론과 실습을 강의하기 위해서였다. 야생화를 공부한 주민들의 반응은 예상 외로 좋았다.
“동네 사람들은 이런 일을 해보지 않았다고 했어요. 그런데도 시작했네요. 주민자치위원장이 선뜻 사비를 내놨어요. 그걸로 함평 국화마을에서 국화를 사왔어요. 보세요, 우리가 만든 화원이 아름답지요?” 김철우·김종숙씨 부부도 정성을 다했다. 김철우씨는 꽃이 커가는 것을 볼 때마다 보람을 느끼게 되어 마음이 뿌듯하다고 했다. 윤철씨는 “우리 동 주민센터가 으뜸일 거다. 동네 주변이 보기 좋은 곳으로 바뀌어서 좋다”고 말했다.
올 가을 주민센터에서는 국화 전시회를 연다. 현재 문을 열어둔 온실은 겨울이 되면 난로를 피워 내년 봄 피어오를 야생화를 기다릴 예정이다. 또한 정성껏 가꾼 꽃들을 주민에게 분양해서 온 동네를 꽃동네로 만들자는 것이 중동주민센터 사람들의 생각이다.
“동네 주변에도 꽃을 심었고 쌈지공원도 만들었어요. 그런데 심은 꽃을 뽑아가는 분이 계셔요. 화분을 발로 차서 넘어뜨리기도 했네요.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함께 보자고 만든 거잖아요.”
임옥경 리포터 jayu777@naver.com
#부천시청
시청 4층에는 하늘정원이 있다. 시청 직원들의 근무처와 함께 있어서 매우 조용하다. 파고라 밑에 앉으면 햇빛을 피할 수 있고 정자와 누각이 마련되어 있으며 푸른 잔디가 깔려있는 안락한 휴식공간이다. 혹자는 시청 직원들의 휴게공간일 뿐이라고도 하고 또한 누구는 시청 건물이면 시민들이 이용할 공간이 아니냐고 묻기도 하지만 센스 있는 사람이라면 업무를 방해하지 않을 정도로 조용히 다녀와도 괜찮을 듯.
지난 1997년 조성된 곳으로 개방시간은 공무원 근무 시간인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한편 시청 1층과 시의회 사이에는 ‘뜨락’ 정원이 있다. 이곳은 남천, 아이비 등의 수목이 싱싱한 생태 쉼터다. 철마다 다종다양한 꽃들이 피어나고 있어서 옆에 있는 시청 갤러리 전시회를 보러 온 관람객들이 쉬어가는 아름다운 휴식 공간이다.
#원미구청
푸른 잔디가 깔린 원미구청 옥상 정원에는 대나무가 있고 소나무, 자작나무도 있다. 고풍스런 벤치가 여러 개 놓여있어서 도란도란 담소를 나누는데 좋다. 맑은 날 이곳에서는 인천 계양산이 보일 정도로 전망이 좋으며 바람 부는 날이면 대나무 부딪히는 소리까지 들을 수 있다.
옥상정원은 대중공간이니만큼 소음을 내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어린이를 데려가면 난간이 위험할 수 있으니 안전사고에 유의한다. 커피를 마시고 싶은 사람은 구청 1층 자판기에서 한 잔 뽑아 올라가되, 먹고 난 일회용 컵은 들고 내려와야 하며 담배나 쓰레기들을 버리지 않도록 조심하자.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6시까지 문을 열어둔다.
#오정구청
오정구청 옥상정원은 섬초롱, 소나무, 롤잔디 등이 피어있는 푸른 쉼터로 도심 녹화를 위해 만들어졌다. 친환경 휴식공간인 이곳은 시민들이 오며가며 사계절 피어나는 꽃을 감상할 수 있다. 또한 교목과 관목, 야생화 등 숲이나 습지에서 자라나는 생물의 서식 공간이 조성되어 있고 돌무지, 스파이어럴비오톱, 통나무박기 등의 시설을 갖춰 어린이들을 위한 생태환경교육의 장으로도 훌륭하다.
전망대에서는 넓게 트인 논밭을 볼 수 있어서 마음까지 탁 트인다. 장애인을 배려한 휠체어리프트도 있다. 구청 업무를 보러 온 시민들이 옥상에 올라가서 파고라와 벤치, 탁자가 놓인 정원에 앉아 잠깐 동안의 휴식을 취할 수 있다. 4월부터 10월 말까지 개방하고 있으며 개방시간은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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