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 간의 끈끈한 정이 최고의 자랑거리”

강남사람들-양재천 인라인 모임

지역내일 2009-09-21
아침저녁으로 선선해진 바람이 우리를 야외로 내몬다. 나들이를 가든 운동을 하든 더 추워지기 전에 열심히 바깥 활동을 해야 할 것 같은 가을의 문턱에 인라인을 타고 양재천을 내달리는 ‘양재천 인라인 모임’을 소개한다.

남녀노소 즐길 수 있는 레포츠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인라인 스케이트가 대세였다. 최근에 불기 시작한 자전거 바람처럼 말이다. 하지만 인라인 붐도 어느 순간 시들해지는 것 같더니 이제 인라인 스케이트를 타는 사람을 찾아보기가 쉽지 않다. 강남에서 활동하던 몇몇 인라인 동호회 역시 하나둘 자취를 감추더니 이제 활동하는 동호회는 손꼽을 정도로 줄었다. 이 와중에도 오랜 기간 동안 꾸준히 모임을 이어가는 양재천 인라인 모임(이하 양인모)은 올해로 7년째 활동해오고 있는 골수 인라인 스케이터들의 모임이다.
매주 목요일 저녁시간에 양재천에서 모임을 갖는 양인모는 온라인 회원만 500여명, 정모를 통해 꾸준히 활동하는 회원만 20~30명이다. 연령층은 2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하며 남성과 여성 회원 비율도 반반으로 인라인 스케이트가 남녀노소 모두 즐길 수 있는 레포츠임을 잘 보여주고 있다.
주중에는 양재천에서 정모를 갖거나 시간 나는 회원들끼리 틈틈이 인라인을 타고 주말이면 먹을거리를 챙겨서 탄천 인라인 전용도로나 시화호로 로드런을 나가기도 한다. 또한 한달에 한번 정도는 춘천이나 전주, 대전 등 전국에서 열리는 인라인 마라톤 대회에 참가해 그동안 쌓은 기량을 뽐내기도. 김흔경 양인모 회장은 “양인모 회원이 우승권에 드는 일을 드물지만 마음껏 즐기는 것만으로도 참가의 의의를 둔다”며 웃었다. “코스를 완주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5시간 정도인데 자기 한계에 도전한다는 의미도 있을 뿐만 아니라 완주했을 경우의 성취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나이 들수록 인라인 타면 좋아
인라인 경력은 6년의 베테랑이지만 양인모에 가입한 지는 이제 3개월 남짓인 이창학 회원은 “다른 동호회보다 편안하고 가족적인 분위기가 양인모만의 자랑”이라며 “활동하는 회원이 모두 인근에 살고 자주 만나기 때문에 회원 간의 친밀도가 다른 어떤 동호회보다 강하다”고 밝혔다. 실제 양인모는 회원 간의 정이 끈끈한데 매달 회원 생일까지 챙겨줄 정도라고. 이런 이유에서인지 양인모 활동을 통해 만난 회원들끼리 커플이 되거나 결혼에 골인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올해 54세인 유희국 회원은 1년 동안 마음의 준비(?)를 한 후 양인모에 가입했지만 젊은 회원들이 성심성의껏 가르쳐준 덕분에 돈 한 푼 안 들이고 탄탄한 인라인 기초를 닦았다고 자랑한다. 마라톤을 취미로 즐기던 그는 “수명이 길어지고 여가시간이 많아지면서 한 가지 취미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생각에 인라인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인라인은 젊은 사람들만 탈 수 있을 거라는 생각과 달리 50, 60대에게 더 좋다는 양인모 회원들은 전신 운동, 특히 하체운동이 되기 때문에 하체의 힘이 떨어지는 나이가 될수록 인라인을 타야 된다고 강조한다. 무엇보다 젊은 사람들과 어울리며 같이 호흡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인라인은 틀림없이 매력적인 운동이다.
김흔경 회장은 “인라인을 타는 인구나 동호회가 많이 줄었지만 양인모는 베테랑 회원이나 초보 회원 모두 같이 즐길 수 있도록 눈높이를 맞추었기 때문에 지금까지 많은 이들이 활동하고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아울러 정부에서도 자전거뿐만 아니라 인라인을 탈만한 환경을 조성해주는 등 정책적인 지원이 이루어졌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조윤수 리포터 choyounsu@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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